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느 수준에 있는가? 민주주의는 국민 개개인이 주권자로서 국가 운영을 위한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체제인데 과연 그런가? 민주주의에 대한 관점을 정치적 측면(정치민주주의)과 생활적 측면(생활민주주의)으로 구분하여 생각해 보자.정치민주주의는 과연 어떠한가? 한마디로 퇴행하고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인 자유와 평등, 사회정의의 구현을 기대하였으며 정치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꽃 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36년이 지난 오
< 이돈희 교수 교육칼럼 >교육의 일차적 책임은 가정에 있는가, 학교에 있는가?-- 퀸틸리아누스의 질문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학교라는 공적인 교육기관이 생기게 된 것은 문자의 발명과 지식의 축적이 시작된 때부터이다. 애초에 문자의 사용과 지식의 학습은 나라를 통치하는 왕실의 운영이나 종교적 의식을 집행하는 사원의 활동 등에서 요구된 것이었다. 그러므로 특히 정치적 지배층이나 종교적 수도자들은 지식의 사용과 통치의 기술을 익히기 위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를 필요로 하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학교제도는 고대로
인공지능과 학교교육의 향방 (2)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인공지능의 충격현재 인공지능의 특징을 지닌 정보매체로서 ChatGPT가 선두로 발명되어 이미 세계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현대인의 삶에 충격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인의 삶, 오히려 미래인의 삶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소통의 매체가 새롭게 나타났다는 사실 그 자체로서 하나의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지식-정보는 이미 현대인과 미래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로 교육을 통하여 일구어 가는 생활세계의 모든 장에서 가장 필수적
< 학생 이야기 ># 03. 하루 125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정선영 교수 (서울 사이버대학 대우교수>“선생님 아니었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을 거예요.” 희성이 어머니는 여러 번 고개 숙여 인사했다. 7주간의 학업중단숙려제를 다 쓴 상황이어서 하루라도 더 결석했으면 졸업하지 못할 뻔한 순간을 떠올린 까닭이었다.학교 현장에서는 학업 중단을 예방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숙려 제도가 정한 한도 내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제공하며 학교 적응력을 향상하고 중단을 예방하고 있다. 결석일 수가 연속 7일이나 합산 30일이 넘어가기 전에 학
< 생활 민주주의 기반 (12)>민주적 자유인과 교육적 평등성의 포괄적 이해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비속한 자유와 혼미한 평등정치적 문제로서나 일상적 생활에서나,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서 생각하고 논의하고 행동하는 상황에 있을 때, 적어도 우리는 기본적인 원리로 자유의 가치와 평등의 규범을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상정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지 민주주의의 제도나 생활의 양식은 자유와 평등의 두 가지 기본적인 이념 혹은 가치에 바탕과 기준을 두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고 여긴다. 관점이나 맥락에 따라서 어떻
생활민주주의 기반(11)공동체적 삶의 질과 생활 민주주의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자유 민주주의의 반추민주주의의 개념과 원리는 발생론적 근원으로 보면,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에서 시작된 정치체제, 즉 한 사람의 군주나 소수의 통치계급이 아니라 국가의 구성원인 “민중”(demos)이 직접 혹은 간접으로 참여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제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제도의 구조적-기능적 특징이 근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재구성되면서 제도론적 체제와 가치론적 의미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정치 민주주의는
생활민주주의 기반(10)민주적 다원주의와 갈등현상, 퇴행적 징후인가?-- 우리 사회의 과제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어느 수준의 것이든지 간에, 하나의 조직 혹은 공동체가 (자유) 민주주의를 생활의 양식이나 규범으로 수용하고 충실히 거기에 적응하는 삶을 당연시한다면, 구성원의 각각은 누구나 적어도 인격적 존엄성이 보호를 받고, 묵시적으로나 명시적으로 허용된 자유를 충실히 누릴 수 있으며, 부당하게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 말이 본질적으로 당연하다면, 구성원은 각각이 지닌 개성과 신념과 가치관의 차이
생활 민주주의와 학습기반 (6)민주적 삶을 위한“관용과 배려의 생활윤리”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얘교수)민주주의, 자유와 평화의 삶을 보장하는가?다원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개방적 민주주의의 사회에서는, 그 자체의 특성상, 여러 가지의 이유와 원인으로 인하여, 구성원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어느 다른 사회의 경우보다도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흔히 개방적 민주주의를 철저히 누리면 많은 자유가 허용되고 유실한 평등사회가 이루어지므로, 경직된 비민주적 국가보다는 훨씬 양질의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보장받는다고 생각한다.틀린 생
[생활 민주주의와 학습기반(5)] “공존공영"(共存共榮)의 화합이냐,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대결이냐?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공존공영(共存共榮)의 원리 vs.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대결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 때 적용되는 개념이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한 개인이 비록 물리적으로 다른 사람과 모종의 관계를 두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인간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은 상태라면, 민주주의는 어떤 의미로도 성립할 수가 없다. 민주주의는 사회적 삶의 상황에서 요청되는 생활의 양식이고 또한
생활민주주의와 학습기반 (4) 정치 민주주의와 생활 민주주의 (II) -- 아리스토텔레스의 입헌정체 고찰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민주주의”의 가장 고전적-원시적 의미는 정치 민주주의의 틀에서 이해되던 것이었다. 원시적 민주주의는 주로 일종의 통치체제, 즉 민중(dēmos)에 의한 통치체제를 의미하던 것으로서, 고대 그리스 당시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의 통치를 위한 제도적 구조와 그 기능을 중심으로 설명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의미의 민주주의를 “정치 민주주의” 혹은 “제도 민주주의”라고 일컫는다면, 이와는 의미상
"생활 민주주의와 학습기반"(3)정치 민주주의와 생활 민주주의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두 가지의 민주주의, 구별이 가능한가?우리가 민주주의를 정치 민주주의와 생활 민주주의로 나누어 언급할 수 있다고 해서 민주주의에 (1) 두 개의 영역(혹은 종류)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마치 두 개의 운동장이 별도로 존재하여 한쪽은 정치 민주주의가 놀고 다른 쪽은 생활 민주주의가 노는 곳으로 따로따로 나누어져 있다는 것인가? (2) 아니면, 마치 두 개의 가옥이 인접하고 있으면서 서로 오가는 사이에 있다는 것과 비슷한 모양인
"생활 민주주의와 학습기반(2)"존 듀이와 “생활 민주주의”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민주주의의 철학자” 존 듀이미국의 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에 의하면, 민주주의는 가장 바람직한 정치제도이다. 왜냐하면 민주주의만이 개체의 자기개발과 성장에 필요한 여러 가지의 자유, 즉 누구든지 자신의 사상과 의견을 다른 사람들과 교환할 수 있는 사상의 자유,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결사의 자유, 그리고 누구든지 자신이 선호하는 좋은 삶을 스스로 구상하여 결정하고 추구하는 행복추구의 자유
교육적 가치로서 자유와 평등-- 어느 것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이 돈 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교육적 자유의 개념, 소극적 자유냐, 적극적 자유냐?자유는 평등의 개념과 함께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이다. 자유의 개념은 소극적으로 말해서 구속이나 제약의 요소가 제거된 상태를 의미하고, 적극적으로 말하면 행위의 주체가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서양의 근대적 교육사에서 보면, 17세기의 로크(J. Locke) 이후에도, 루소(J.J. Rousseau), 헤르바르트(J.F. Herbart), 페스타로찌(J
에듀인뉴스팀민주주의와 세 가지 절대적 악재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어떤 국가나 조직에서든지 간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기로 말하면, 일인 혹은 소수가 지배하는 독재주의 혹은 비민주적 통치의 경우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세 가지의 결정적 악재(惡材)를 감당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의 “운명적 고비”라고 할 수도 있다.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절대적 악재”라는 것은, 문제의 악성적 요소가 활성상태에 있는 한, 민주적 삶 자체가 제대로 성
에듀인뉴스팀절차론적 의미의 민주주의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민주적 사회는 역동적-자발적 삶의 공동체민주주의, 적어도 가장 기본적이고 개방적인 의미의 민주적 삶에는 일종의 독특한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면서 생활하는 원리 혹은 규칙의 체제가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민주적 삶은 특징적으로 공동체적 조직을 이루어 생활하는 구성원들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 행동과 생활을 통제하는 규칙을 제정하고 상황에 따라서 이를 해석하면서 무엇인가 목적하는 바를 이행하는 질서를 지닌 삶을 의미한다. 그 질서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들
[에듀인뉴스(EduinNews)]민주주의와 그 적들-- 동굴의 독선자와 광야의 선동자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이돈희)다원적 민주사회의 갈등적 잠재성어떤 의미에서, 약하게 표현해서 “민주적이지 못하다”거나 강하게 표현해서 “반민주적이다”라고 말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의 하나는 “다원주의”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거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통치체제로 볼 때 개인 혹은 소수가 아닌 다수, 즉 조직의 모든 구성원(민중)이 직접 혹은 간접으로 참여하여 조직을 운영하는 체제를 뜻한다. 즉,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 신념, 가
다원주의는 민주주의의 “수레”(2)(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이돈희) 다원주의에 대한 완전주의적 우려다원주의적 사회는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의 다양성, 정치적-사회적 이데올로기의 다양성, 전통이나 관습이나 신앙 등의 문화적 특성의 다양성, 그리고 성별, 소득, 인종, 지역 등의 인구학적 특징에 의한 이해관계의 다양성을 포함하여 헤아릴 수 없는 다원적 요소와 구조를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움직임에 대하여, 우리는 적어도 두 가지의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다원주의가 사회적
[에듀인뉴스(EduinNews) = 인터넷뉴스팀 ]“다원주의”는 민주주의의 수레(1)이돈희(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다원주의”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세계관, 인간관, 사회관, 종교관 등과 같은 가치관에 대한 이론적 혹은 이념적 지향성이 서로 구별되거나 대립되는 복수(다원적 형태)의 신념체제를 언급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관심의 맥락에 따라서 수없이 많은 종류의 다원주의가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주로 “정치적 다원주의”이다. 정치적 가치와 원리는 다원주의적 문제와 쟁점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이돈희 교수 "민주교육론"(4)아리스토텔레스의 입헌정체는 민주적인가?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행복한 사회의 조건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관에 있어서 서로 중요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플라톤은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데 비하여,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사회를 지향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차이는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규명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심성적 구조를 이성, 기개, 욕망의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고, 개체들은 그 중의 어느 하나에 주로 지배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국가는 이데아의 세계에 접근하
< 이돈희 교수의 "민주교육론(2) >민주주의의 개념적 진화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역사적으로 민주주의의 개념은, 그 의미와 실제에 있어서, 고정된 상태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것은 아니다. 애초에는 주로 국가의 통치체제에 그 관심이 주어졌다. 한 국가를 한 사람의 통치자가 다스리느냐 혹은 다수로 구성된 통치집단이 다스리느냐에 따라서 특징을 달리하는 국가의 여러 유형들 중의 하나가 민주주의였다.즉, 예컨대 국가를 군주 혹은 귀족집단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민중(demos)이 직접 정치 혹은 대의 정치의 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