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상교복 '현물' 지급은 누가 원하는가
[기고] 무상교복 '현물' 지급은 누가 원하는가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7.2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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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경기도의회가 지난 7월1일 도의회 개원과 동시에 제1호 안건으로 ‘경기도 학교교복 지원조례안'(이하 '무상교복')을 발의했다.

경기도의회의 무상교복 조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제9대 때 6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난 3월 현물로 지급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학사모는 무상교복 정책에 찬성했다. 하지만 수혜자인 학교, 학생, 학부모의 의견 수렴과정 하나 없는 일방적 현물 지급 조례안은 학사모를 비롯한 학부모, 일부 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폐기된 바 있다.

그런데 제 10대 의회의 1호 안건이 또 다시 무상 교복 조례안이라니 기가 막히다. 더욱이 내용은 지난 9대 때 폐기된 조례안에 날짜만 바뀐 동일안이다. 이번에도 무엇이 급한지 도의회는 수혜자 의견수렴 없이 폐쇄적, 일방적, 권위적으로 쉬쉬하며 추진하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는 지난 3월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질 무상교복 조례안이 학교, 학생, 학부모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아 긴급하게 경기지역 학생, 학부모, 교사 27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무상교복 정책에 찬성 91%, 반대 9%, 무상 교복 지급방식에 대해서는 현금 92%, 현물 8%로 압도적으로 현금 지급을 원했다.

도의회 의장실과 교육위원회에 설문조사 결과와 학부모의견서를 전달하며 함께 논의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학사모는 정기열 전 도의회 의장을 면담하고 무상교복을 현물이 아닌 학생, 학부모, 교사가 원하는 현금성 카드, 바우처 방식으로 지급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무상교복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전국 최초로 시행했으며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현물이 아닌 지역상품권으로 지원했다. 현재 무상교복은 경기도 지역 10여개 시에서 현금 또는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도의회 의원은 반드시 학교, 학생, 학부모를 최우선으로 두고 만족도 높은 무상교복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번과 같이 여전히 학부모를 담장 밖에 세워두고 지급방법 의견을 무시한 채 오로지 교복업체 우선으로 조례안을 만들었다.

또 조례안을 보면 학교장의 책무사항에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기준제시도 없이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학사모는 무상 교복을 통한 경제적 지원이 결코 학부모와 학생, 학교의 권리, 자유, 자율성, 선택권을 침해하는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스스로 갈등과 혼란을 유도하고 있는 경기도의회는 무상교복 정책을 만들었으니 무조건 학교나 학생, 학부모가 따라야 한다는 권위적인 생각을 당장 버려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무상복지는 수혜자 중심으로 철저히 이루어져야 한다.

도의회는 학생, 학부모, 학교를 파트너로 참여시켜 만족도 높은 조례안이 될 수 있도록 의회를 개방해 민주성, 투명성,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도민과 학부모들로부터 교복업체와의 비리 의혹, 커넥션이 있다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학생, 학부모, 학교가 의원이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개, 돼지가 아님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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