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섭 오산 금암초등교 교사

신준섭 오산 금암초 교사
신준섭 오산 금암초 교사

교장공모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서울 도봉초, 오류중 교장공모제의 심사에 많은 논란이 있다. 논란이 되는 학교는 초빙형, 내부형, 개방형의 공모 유형 중 내부형으로 교사도 공모할 수 있는 학교이다. 교장공모제는 학교가 관할지원청에 3배수 추천을 하고 관할지원청은 학교와 지원청의 점수를 합쳐 상위 2명(2배수)을 교육감에게 추천한다. 논란의 학교는 학교에서 추천한 교사가 모두 떨어진 것에 대해 재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상황을 어찌할 것인가? 교장공모제의 공정성에 대해 다시 숙고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하나의 유기적인 관계로 서로 연결된 복잡적응시스템이다. 배움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교실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가 아메바처럼 살아있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자발적이어야 하고 협력적 관계여야 한다. 의사소통이 수평적이면서 개방적인 구조가 되어야 한다.

이 같은 학교구조가 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영향이 가장 크다.

학교장이 누구냐에 따라 학교의 문화와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 구조가 쉬이 영향을 받는다. 이는 학교를 구성하는 모든 교육공동체에게 직접 영향을 준다. 교육공동체는 우리 학교가 좀 더 좋은 학교이기를 바란다. 좋은학교를 만들기 위한 의지는 교육공동체의 내면적 가치이다. 교장공모제는 내면적 가치를 표면화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인 도구적 가치이다.

흔히 교장공모제에 대해 ‘교장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의 나눠 먹기이다’, ‘교장끼리의 자리바꿈이다’, ‘서로 짜고 하는 일이다’라는 등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때로는 공모를 한 학교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지원자가 없어 아는 사람을 단일후보로 데려오기도 하고, 공모교장 역할 수행의 심적 부담으로 인해 지원자가 미달인 학교가 속출하기도 하며, 교육단체 간 일정한 세 싸움의 장으로 번지기도 한다. 도구는 잘 사용하면 유용하지만 그 내면적 가치를 상실하면 독이 된다.

교장공모제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한 제언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ly), 복잡성(Comlexirty), 모호성(Ambiguity)이 강화하는 미래사회에는 이를 수용하고 의미를 창출하는 학교장이 필요하다. 교장공모제의 시행은 미래사회의 지향점과 궤를 같이한다. 미래사회를 창출하는 교두보는 학교가 제일선이다.

학교의 자발성과 역동성을 발현할 주요요인중 하나인 학교장! 능력 있는 학교장을 원하는 학교공동체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도입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교장공모제를 빈대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는 없지 않은가? 학교장 교장공모제의 내면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도구적 방법을 활성화하기 위한 짧은 식견을 적어본다.

첫째, 사전홍보를 충분히 해야 한다.

오해는 이해의 부족으로부터 발생한다. 교장공모제에 앞서 교육공동체에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우리학교가 처한 상황, 공모의 장단점 등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공공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심사위원의 공정성이다.

도봉초와 오류중은 학교와 지원청의 공모교장심사위원회 의사결정이 엇갈린 것에서 문제점이 불거진 것이라 생각한다.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심사위원은 학부모, 교원 및 외부인사를 10명 이상 20명 이하로 구성한다. 학교는 학부모위원 40~50%, 교원위원 30~40%로 구성하고 지원청은 학부모, 지역주민, 외부전문가를 50% 이상으로 구성해 평가의 공정성을 기한다. 지금은 학교와 지원청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이다. 이에 대해 사전 이해와 연수가 있어야 한다.

셋째, 평가내용에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서류심사, 상호토론, 심층면접 등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해 역량중심의 평가가 돼야 한다. 교장은 통합성, 창의성, 역동성, 민주성 등 필요한 역량이 많다. 무엇보다도 학교를 개선하고 교육공동체가 만족하는 학교문화를 창출하는 역량이 제일 중요하다. 그 역량은 순간에 길러지지 않고 살아온 길과 토론하고 소신을 발표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발현된다.

넷째, 공모교장의 영향평가로 질을 관리해야 한다.

직무수행능력 및 성과, 적격성에 대해 중간평가를 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시로 컨설팅을 하는 환류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언제라도 교육공동체로부터 평가받고 스스로 숙고해 교장공모제의 내면적 가치를 부각하는 적절한 상황이 마련돼야 한다.

변화의 시기에는 많은 혼란이 있다. 교육은 지금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교장제도는 자율학교의 50%에 해당하는 학교를 공모제 학교로 운영하도록 크게 바뀌었다. 창발(創發)은 중심에서 탈주하고 다시 중심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탈중심적이며 탈구조적인 사고로 교장제도를 바라봐야 할 때이다.

미래사회는 그냥 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미래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좀 더 유연하고 개방된 사고로 변화를 맞이하고 이를 수용해야 한다. 특권과 반칙이 없으며, 과정에서 공정하고 결과에서 투명한 교장공모제가 되기를 바란다.

소통과 참여로 교육공동체 모두 환영받는 공모제가 되기를 소망하며, 교장공모제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에 대해 현장교원으서 다시 한번 숙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