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교사 방학 둘러싼 찬반 논란 확산

지난 23일 강남대에서 열린 KNU 진로•진학아카데미 과정중심평가 교사연수 모습. 사진=강남대학교
지난 23일 강남대에서 열린 KNU 진로•진학아카데미 과정중심평가 교사연수 모습. 사진=강남대학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차라리 교사 방학을 없애달라."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교사 방학을 없애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자신을 고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22일 ‘교사 방학 폐지해 주세요’ 제목의 청원과 함께 교사의 휴식권 보장, 근로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어가면서 교사의 방학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하소연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교사들이 방학 중에 업무가 없다고 교육계 외 사람들은 생각하는데 일일이 대꾸하기도 귀찮다”면서 “쉬고 싶을때 그냥 연가 쓰고 쉴게요. 그리고 교재 연구는 대학교 때 배운 걸로 끝낼게요”라고 불편한 마음을 표출했다.

교사는 교원휴가예규 등에 따라 학기 중에 연가를 제대로 쓰기 어렵다. 또 방학 기간 동안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 다른 청원에 대한 서운함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어 그는 “(교육공무원법) 41조도 없애달라”며 “이 참에 교사를 바라보는 이중적 잣대를 없애고 노동자로서, 현실적인 임금과 근로복지를 바란다"고 썼다.

또 “교사라는 직업이 자랑스럽지는 않아도 부끄럽지는 않았는데, 진정 부끄럽다”면서 “저는 적폐가 아니라 아직도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교육발전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무명의 교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청원에 대해 “동의합니다. 현직 교사로서 대단한 용기이십니다.”, “글쓴이 마음 진심 이해간다”는 내용도 있지만, 교사들의 방학을 불로소득이라며 방학 때도 정상 출근해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교육공무원법 '41조 연수' 폐지를 청원합니다’는 국민청원은 동참 인원만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청원은 교사가 방학이라 쉬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돌리거나 학생 상담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면 학기 중에 바쁠 이유가 없으며, 교사들이 41조에 따른 자기개발과 수업준비보다는 연수 명분으로 개인적인 업무에 사용한다 비판하고 있다.

교사의 방학 생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교원단체 관계자는 "학기 말쯤 되면 교사들은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특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일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라며 "오죽하면 '교사가 미치기 전에 하는 게 방학, 엄마가 미치기 전에 하는 게 개학'이란 말이 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청이나 교원단체에서 방학 중 개설하는 직무연수용 온·오프라인 강좌만 수백여 개에 달한다"며 "대부분의 교사는 이런 직무연수 외에도 자율연수까지 찾아서 받는다. 교사의 방학에 ‘무노동 무임금’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