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샤워실의 바보'가 된 文정부 교육정책
[칼럼] '샤워실의 바보'가 된 文정부 교육정책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07.30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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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연 前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샤워실의 바보’라는 말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샤워실의 바보는 197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교수가 정부의 무능과 어설픈 경제정책을 꼬집기 위해 예로 든 개념으로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세밀한 조정 작업을 거치지 않고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현상을 말한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1. 국가가 교육을 책임진다 2. 공정한 교육기회를 확대한다 3. 1:1 맞춤 진로교육을 한다 4. 교육 적폐를 청산한다 5.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한다’는 다섯 가지 기조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1:1 진로 맞춤형 공교육 강화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곧 ‘사교육 NO, 공교육 국가 책임’이라 요약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장밋빛 일색이다.

교육정책에서 사실(事實)과 주관적 해석의 구분이 안 되니 ‘샤워실의 바보’가 된 느낌이다. 초가집에 살아 본 적 없는 책상 좌파의 낭만 타령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가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그러니 결국 교육정책은 교육경쟁력을 조락(凋落)으로 치닫게 한다. 교육은 단기적 시장 상품이 아니고 장기적 공공재이다. 따라서 정권만 바뀌면 교육의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고 망치를 휘두르려 하는 것은 사고 오류일 가능성이 크다.

교육정책을 이념에 덧씌워 추진하면 양측의 주관적 가치관에 따른 ‘주장’만 있을 뿐, 교육적 효율성에 기초한 ‘해답’은 없다.

우선 올해 신학기부터 초등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이 모두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뀐 것을 비롯해 213건이 현 정권의 역사관에 맞게 수정됐다. 교육부는 내용 수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나 연구·집필 책임자인 박용조 진주교대 교수도 변경 내용을 모르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중·고등 역사 교과서도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 내년부터는 초중등 전 학생에게 좌편향 역사 교육이 시행될 것이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쟁점 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있으면 재론 협상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정반합(正反合) 과정이 필수적이다. 대칭적 구도 아래서도 권력이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교육 적폐 청산’이다. 현재는 이런 명분으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혁명적 조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해찬 前 교육부 장관이자 총리까지 지낸 분은 보수를 궤멸시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나는 이 말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꼭 북한 매체 어디에서 들어 본 듯한 말이다.

정권이 취약하고 정체성이 불투명하면 여론만 따라가는 포플리즘에 빠진다. 결국 정책의 일관성은 실종된다. 일관성은 지도력 신뢰의 핵심이다.

민생은 ‘표류’, 국가 전략은 ‘실종’

요즘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무상복지 시리즈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등은 정치적 의미의 유토피아적 이상주의(Utopianism)는 될 수 있을지언정 현실적으로 파라다이스 같은 천국이나 낙원은 아니다.

해 질 녘 어물전에서나 들림 직한 ‘반값’과 ‘무상’의 호가(呼價)에는 언어적 품위도 정책적 실리도 없다. 자기들 편리한대로 말의 성찬(盛饌)을 쏟아낸다. ‘기교(技巧) 정치’의 냄새를 짙게 풍기는 수사(修辭)일 뿐이다.

어차피 발정 난 코끼리들끼리 싸우면 언제나 다치는 것은 발밑의 풀이다. 민초(民草)들이다. 민생은 표류하고 국가전략은 실종됐다. 중심을 잡아야 할 교원들까지 일부이긴 하지만 부화뇌동(附和雷同)하고 있으니 국가의 장래가 심히 걱정스럽다.

정치학적으로 우파의 부패와 타락이 좌파의 구호를 정당화하고, 좌파의 독선과 도그마(독단적인 신념이나 학설)가 우파의 가치를 입증하는 법이다.

서민들에게 피눈물의 희생을 떠안긴 어느 권력 측근의 부패가 전자의 예라면, 어린학생에게 계급투쟁의 민중사관을 주입하는 의식화 교육은 후자의 예이다.

정치란 서로 다른 의견 사이에서 공통분모, 즉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를 찾는 중용의 미학이다.

분열의 극에 치달은 교육 현장

상아탑의 담론이나 자문 교수 경험만을 갖고 현학적(衒學的)이고 뜬구름 잡는 정책을 쏟아내면 애꿎은 국민들과 학생들만 방황하게 된다.

전임 정부 정책을 형해화(形骸化) 하면 일부 진영과 단체는 카타르시스(감정정화)는 될지언정 대다수 교원과 국민은 불안해하고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 교육 현장은 정치권에 오염돼 오수와 탁수가 넘친다. 구성원들 간에 두 색목으로 갈려 화성과 금성에서 온 사람처럼 분열된 것이 현실이다.

메가톤급의 시한폭탄은 또 있다. 바로 ‘학교장 양성 아카데미’이다. 지금도 무자격 교장으로 인한 교단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데, 교장 아카데미 출신 평교사가 교장으로 양산되는 날부터 교단은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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