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학교 학생들, 광복절 앞두고 독도서 연주회

사진=경기도교육청
사진=경기도교육청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큰 바다 있고 푸른 하늘 가진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9일 오전 독도의 하늘은 홀트학교 학생들을 환영하는 듯 눈부셨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선 우리나라 동쪽 끝 독도에서 '아리랑'과 ‘아름다운 나라’가 울려 퍼졌다.

73년 전 우리 민족이 맞이한 광복의 기쁨을 기억하기 위한 아름다운 노랫말이 우리 땅 독도를 감싸 안은 것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독도사랑 음악회’에 참여한 홀트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국악부 ‘우리랑’과 오케스트라부 ‘예그리나’ 단원 21명. 장애아동 오케스트라부와 국악부로는 최초로 독도에서 연주회를 개최한 이들은 제73회 광복절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들은 우리 민족의 한과 얼이 담긴 아리랑을 묶은 ‘아리랑 메들리’를 첫 곳으로 선택했다. 아리랑 메들리에는 우리 땅 독도를 향한 사랑의 노래 ‘홀로아리랑’이 포함돼 듣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울렸다. 

이어진 곡은 '소망의 관하여'. 예술단에 속한 대학교수가 자신이 대학시절 만들었던 통일 동요 곡을 선사했다. 이 순서에는 팝페라 듀오 라보엠이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학생들은 수화로 함께 노래했다.

성악가 신문희의 ‘아름다운 나라’ 등은 태극기 퍼포먼스와 함께 노래했다. 특히 이 노래는 독도경비대원 7명도 함께 입을 맞춰 그 의미를 더했다.

마지막 곡으로는 2018년 평창패럴림픽 공식 응원가 '하나 된 열정'이 선곡됐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 국가대표 공식응원가로 선정된 '하나 된 열정'을 부르는 아이들의 표정은 햇빛으로 반짝이는 푸른 동해보다 더 빛나고 있었다.

독도를 찾은 관광객들과 독도경비대원들도 이들의 공연을 지켜보며 한 곡의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격려했다.

홀트학교 학생들의 연주회는 이 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양한 대회와 무대에 오르면서 수많은 공연경험을 쌓아왔다.

창단 초기 한 명의 학생에게 첼로를 가르쳐주기 위해 4명의 교사들이 매달리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채워가며 이 자리까지 온 것이다. 특히 담당교사가 직접 개발한 숫자악보와 숫자지휘는 오선악보를 보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다양한 곡을 쉽게 연주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음악회 총감독을 맡은 박에스더 교사는 "우리 학생들이 독도연주를 통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도전하면서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홀트학교 김봉환 교장도 "이번 독도사랑 음악회를 계기로 모든 장애학생들이 편견과 차별을 받지 않고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길 소망한다“며 ”장애학생들이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유도하고, 도전정신과 성취감·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서울과 왕복 1천여㎞나 떨어져 있는 곳. 높은 파도를 헤쳐야 들어갈 수 있어 비장애인도 쉽게 찾기 어려운 독도를 장애학생들이 직접 방문함으로써 단지 몸이 불편할 뿐, 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 홀트학교 학생들. 일정 마지막 날인 오늘(10일) 이들은 또 하나의 도전으로 해안로 트레킹 등 울릉도 자연·문화 탐방에 나선다.

한편 이날 음악회는 경기도교육청 유튜브, 페이스북에서 교육 현장을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 ‘레알스쿨’을 통해 생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