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교육감협 "전교조위원장 단식으로 위험..일정 미룰 수 없어"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지난 7월26일 청와대 앞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위해 12일째 단식농성투쟁 중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을 방문했다. 사진=전북교육청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지난 7월26일 청와대 앞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위해 12일째 단식농성투쟁 중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을 방문했다. 사진=전북교육청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태풍으로 전북지역 62개 학교가 휴교하는 23일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국회’로 향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이날 오후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굳이 오늘이어야 하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북지역 학생과 학교, 교사의 안전보다 ‘전교조’가 더 중하냐는 것이다.

김 교육감을 포함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원진은 23일 오후 국회에서 교육위원회 이찬열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간사 국회의원을 만나 첫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김 교육감을 포함해 세종교육감, 대구교육감, 경남교육감 등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원들도 참석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도교육감 협의회 임원진은 전교조 청와대 농성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의 법적지위 회복에 정부가 적극 나서 동반자적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태풍으로 인해 비가 올 경우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우천시 대응 방안’까지 마련해 놓았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태풍 등 기상악화도 감안했으나, 전교조 위원장이 오랜 단식으로 위험한 상황이기에 더 이상 늦추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전교조 위원장이 단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한 주 더 늦춘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 예고한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조창익 위원장은 단식 27일째인 지난 11일 병원에 입원했으며, 부위원장과 시도교원노조 대표들이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태풍 등 자연재해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어떤 이유로도 교육감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며칠 연기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조희연교육감은 이날 예정된 ‘교육감-구청장 간담회’를 무기 연기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교육감, 11개 교육지원청 교육장, 20개 구청장들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었다. 전남도교육청도 23일 예정됐던 교육행정 리더 워크숍과 교육전문직 역량 강화 워크숍을 다음 주로 연기했다.

교육부는 이날(23일) 오전 부총리 주재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태풍으로 인한 피해상황, 학사운영 조정현황, 향후 조치계획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전국 1500여개가 휴교했으며 24일에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학교도 대부분 휴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