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비 높은 사립학교는 문 닫아야 할 '귀족학교'인가
[기고] 학비 높은 사립학교는 문 닫아야 할 '귀족학교'인가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8.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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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의원의 학부모부담금 왜곡, 속내가 궁금하다

지난 주말(8월19일) 김해영 국회의원실에서는 ‘2017년 학부모부담금 1000만원 이상 사립 초·중·고 28개교’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다소 자극적인 보도자료를 받은 언론들은 앞 다투어 학교 현장 취재를 생략한 채 관련기사를 쏟아냈다.

언론에서는 김 의원실에서 제공한 보도자료와 근거가 되는 통계 수치를 믿고 보도한 것 같은데, 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김 의원실에서는 굉장히 왜곡된 자료를 바탕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왜 이 통계 자료가 왜곡이 심하다고 주장하는 지 그 이면의 진실된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김해영 의원실은 28개교의 평균 학부모부담금은 1222만원으로 4년대 대학 평균 등록금 669만원에 2배가랑 육박하고, 특히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는 2589만원이라고 밝혀 마치 해당 학교에서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듯한 뉘앙스를 줬다.

그러나 이는 대학 등록금하고 단순 비교할 문제가 아니다. 대학 등록금은 수업료와 학교운영지원비를 합한 금액이지만, 민사고는 기숙형학교로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기숙사비, 식비, 방과후학교 활동비, 현장체험학습비 등을 포함하고 있어 단순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굳이 서로 비교하려 하면 동일 항목의 수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김 의원실에서는 단순히 사립학교의 학부모부담금이 대학보다 많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추는 누를 범했다.

또 교육부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순학부모부담금 항목으로 입학금과 수업료, 학교운영비를 포함하는 등록금과 급식비, 방과후학교활동비, 현장체험학습비 등 수익자부담경비로 구성돼 있다. 등록금은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내는 금액이지만 수익자부담경비는 원하는 학생만 선택해 학교로부터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는 데 드는 비용이다. 즉, 학부모부담 수익자경비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1인당 학부모부담금으로 계산하는 게 맞지 않다.

특히 방과후학교활동비의 경우, 학교별 방과후학교 운영의 질에 따라 학생들 선택 유무의 격차가 심하다. 방과후학교 교육 프로그램이 우수하고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잘 운영하는 경우에는 선택 학생이 많아 학부모부담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운영이 부실한 경우 방과후학교 선택보다 외부의 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즉, 방과후학교활동비의 학부모부담이 클수록 학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이 줄어들기에 사교육비 경감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김 의원실에서는 모르나 보다.

학교 내에 다양한 특화활동이 많을수록 학부모부담금은 늘어난다. 이는 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책임지고 운영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만약 김 의원실에서 밝힌 학교와 같이 국공립학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을 관리해 학부모가 만족한다면 굳이 비싸다고 말하는 학교에 보낼 이유가 있겠는가?

교육비의 잘못된 비교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 학교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따져보고 그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데 있어 소요되는 학부모의 비용이 적절한지를 점검하는 것이 교육에는 더 필요한 일이다.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2017년도 사립학교 학생1인당 교육비’ 통계자료를 보면 서울시 평균 829만317원, 전국 평균 903만6415원으로 나타났다. 기숙사비, 방과후학교활동비, 특별활동비 등 수익자부담경비를 제외하고 동일한 항목으로 비교하면 김 의원들에서 공개한 자료에 해당하는 학교와 일반 사립고교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000만원 이상 28개 사립학교의 평균 학부모 부담 경비가 4년제 대학 평균등록금의 약 2배에 이른다”며 “부모의 재력은 자녀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인데, 가정환경이 교육기회로 이어지는 불공정한 교육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밝힌 김해영 의원은 이러한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국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할 만큼 전문성을 갖춘 김 의원의 속내가 궁금하다.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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