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현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한광현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한광현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훌륭한 교사는 훌륭한 학생이어야 한다

1966년 유네스코와 ILO(국제노동기구,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는 공동으로 작성하고 발표한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concerning the Status of Teachers)’에서 교육의 발전은 교직원의 자격과 능력, 각 교원의 인간으로서의 자질, 교육방법 및 기술면의 자질에 달려있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교육은 전문직으로 간주해야 하고, 그것은 엄격하고 계속된 연구로 습득·유지되는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공공적 업무의 하나로, 교원들은 그들이 담당하는 학생들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개인적·집단적인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교원은 교직생애 전 과정에 걸쳐 계속된 연구로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책무성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현재 교원의 전문직으로서 전문성을 향상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됐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기존 3차에 걸친 산업혁명과는 그 내용, 정도, 수준이 현저하게 다르다. 또한 테크놀로지와 교육 사이의 경주에서도 이미 테크놀로지가 상당히 앞선다는 차원에서, 적어도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변화로 이행하는 궤적상의 변곡점 또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근접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Zhao, 2016).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교육정책담당자, 학자 그리고 교원들에게 더욱 주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노력을 요청하고 있다.(정바울, 2017)

이에 ‘훌륭한 교사는 교직생애 전 과정에 걸쳐 훌륭한 학생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며, 교원 연수를 지원하는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의 교원 연수 혁신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교원 연수 운영 체제

현재 우리나라의 교원 연수 체제는 <표 1>과 같다.

[표1] 교원 연수 체제
[표1] 교원 연수 체제

기존의 연수기관 중심 연수를 벗어나 교사들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단위학교 및 개인과 개인 간 성장을 위한 자발적 교원학습공동체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하고 실제 그 움직임 또한 활발해진 요즘, 공식적 교원 연수 기관인 교육연수원에서도 시대적 흐름에 맞게 연수 체제 혁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자격연수의 경우 연수 점수가 승진과정에 반영돼 많은 변화의 요구가 있으나 법령 개정과 맞물려 있어 큰 틀에서의 변화가 쉽지 않다. 자격연수의 교육과정 구성과 강의 질 관리, 운영 방법의 혁신 등을 통해 나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승진체계와의 연계로 인해 불만 요인이 지속해서 남아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자격연수는 제외하고, 직무연수 운영 혁신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현장중심 연수 전환, ‘공모형 맞춤식 직무연수’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은 ‘지성·감성·인성을 기르는 창의 연수, 혁신을 주도하는 미래지향 연수’라는 슬로건 하에 연수중심을 교육청이나 연수원 중심에서 학교와 현장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였다.

이러한 연수 중심축 이동의 대표적인 연수가 ‘공모형 맞춤식 직무연수’이다. 이는 기존 연수와 달리 연수 기획과 운영의 중심을 학교로 돌리는 방식이다.

연수의 주체는 개별 학교 또는 학교 간 연합단위이며, 연수운영 기간 및 시간·연수대상·교육과정 편성·강사편성 등 연수 기획과 운영의 전 과정을 학교가 주도하고 연수원은 해당 연수과정에 대한 예산교부와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2018년 공모형 맞춤식 직무연수에 참여한 초등학교는 전체 64개 교로 세부영역과 학교가 수립한 연수 운영계획 예시는 [그림 1]과 같다.

[그림1] 공모형 맞춤식 직무연수 신청 과정 및 운영계획 예시
[그림1] 공모형 맞춤식 직무연수 신청 과정 및 운영계획 예시

또한 연수를 희망하는 교원은 많으나 접근성의 어려움으로 인한 불편 해소를 위해 서울 시내 25개 교(초등학교 12교, 중학교 8교, 고등학교 5교)를 연수협력학교로 지정해 접근성의 한계를 해소하고, 교원들의 다양한 연수 수요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림2] 연수협력학교 현황
[그림2] 연수협력학교 현황

연수 프로세스 혁신, ‘기획, 운영, 내용’

연수프로세스는 ‘기획단계’, ‘운영방법’, ‘연수 내용’의 3가지 영역에서 혁신을 이루고자 했다.

기획단계 프로세스 혁신이란 ‘Why가 있는 브레인스토밍과 공동사고, 벤치마킹, 메시지가 있는 주제 선정’으로, 기존에 운영되었던 연수 중 만족도 높았던 과정일지라도 학교현장의 필요와 요구 및 정책적 필요성, 시대적 요구를 재검토하여 연수과정 개설의 목적과 필요성(Why)을 재성찰해보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이 과정에는 외부 전문가와 학교현장 전문가 및 내부 업무 담당연구사들이 포함되며 브레인스토밍과 토론 과정을 통해 연수과정 설계 전반에 대한 치밀한 검토과정을 수행한다. 또한 교수요목의 정교화는 연수과정 전체의 일관성, 분반 강의 시 동일 내용요소 전달과 강의 품질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하는 사항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정교하게 설계한 연수과정일지라도 교원들에게 안내할 때는 공문으로 전달돼 상세한 기획의도와 내용의 전달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 인식에서 연수과정명에 연수 기획 의도와 내용을 충분히 담도록 ‘메시지가 있는 주제(연수 과정명)’ 선정을 위한 노력을 했다.

[표2] 메시지아 있는 연수 과정명 예시
[표2] 메시지가 있는 연수 과정명 예시

연수 운영방법의 혁신은 ‘강사의 질 관리, 프로슈머형·포럼형 연수 운영’ 등을 들 수 있다.

우수강사 섭외와 강사 질 관리를 위해 외부 강사풀 확보, 서울특별시교육청 관내 교원 대상 우수 강사풀 구성, 연수원 연수부서 간 강사풀 공유 등으로 수준 높은 강사풀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존 우수 강사에 대해서도 연수 전 사전 협의회, 연수 종료 후 피드백 등으로 지속해서 강사의 질 관리 노력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연수 운영방법 혁신 사례로는 프로슈머(Prosumer : Producer+Consumer)형 및 포럼형 연수 확대를 들 수 있다.

연수원 중심의 일방향적 연수 기획과 운영 방식에서 탈피하여 연수 대상이자 주체인 교원들이 연수 기획과 운영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연수 만족도 향상과 운영 목적 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림 3]에 제시된 프로슈머 연수(30시간 과정) 운영 예시를 살펴보면, 해당 과정의 필수 교과목 특강(6시간)과 기본 연수 일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획과 운영과정(1, 3, 5번의 24시간)은 연수 참여자들의 집단사고에 의해 확정운영 된다.

[그림3] 프로슈머 연수 예시
[그림3] 프로슈머 연수 예시

포럼형 연수의 경우 특정 연수 주제에 대해 핵심 내용의 발제와 질의응답 및 토론 방식의 운영을 통해 연수생의 참여를 이끌고, 추진 중인 각종 정책에 대한 현장 의견 반영, 참여자들의 사례 나눔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책 관련 연수주제의 경우 포럼형 구성에 대해 연수 참여자들의 긍정적 반응이 높았으며, 국악 및 진로교육 관련 연수에서도 포럼형식을 도입하여 연수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림4] 포럼형 연수 사례
[그림4] 포럼형 연수 사례

연수내용의 혁신 내용으로는 ‘창조적 콘텐츠 구성 및 공유와 생각 더하기 확대, 연수 내용의 모듈화’ 등이 있다.

강의중심 및 연수원 내부 시설 활용 중심의 강의구성에서 탈피해 참여중심 및 현장 탐방 등의 내용 구성으로 연수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였다.

[그림5] 테마가 있는 음악교육 직무연수(국악) 예시
[그림5] 테마가 있는 음악교육 직무연수(국악) 예시

[그림 5] 테마가 있는 음악교육 연수의 경우 차시마다 국악공연과 나눔 활동에 기능 익히기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지막으로 연수생들이 직접 공연하는 과정까지로 구성하였다.

[그림6] 혁신미래교육, 공유와 생각 더하기(기본, 심화) 직무연수 예시
[그림6] 혁신미래교육, 공유와 생각 더하기(기본, 심화) 직무연수 예시

또한 [그림 6]의 혁신미래교육 직무연수의 경우 특강-사례나눔-분임별 질의응답과 공유토론, 대표발제-학교탐방-세미포럼을 통한 질의응답과 공유토론으로 구성하여 연수 참여 교원들의 자발적 참여 동기를 이끌어 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연수내용 혁신의 마지막 사례는 ‘연수내용의 모듈화’이다. 교육과정 구성 시 연수주제 및 연수대상에 따라 해당 교육과정의 핵심영역을 모듈화하여 구성함으로써 모듈 간 조합을 통해 연수과정 구성의 용이성, 확장성과 융통성을 기할 수 있었다.

[그림7] 교육전문직원 임용후보자 직무연수
[그림7] 교육전문직원 임용후보자 직무연수

모듈화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그림 7]의 교육전문직원 임용후보자 대상 직무연수와 [그림 8]의 교원대상 회복력 지원연수가 있다.

[그림8] 회복력 지원, 초대 4일간의 마음산책
[그림8] 회복력 지원, 초대 4일간의 마음산책

교원의 참여 동기를 이끌어내는 연수 혁신을 위해

이상 제시한 연수혁신 사례는 비단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만의 노력은 아닐 것이다. 각 시도교육청 교육연수원에서도 학교중심, 교사중심 연수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교원은 전문직으로서 ‘교육기본법’ 제14조와 ‘교육공무원법’ 제38조에 제시된 자질 향상 및 연구와 수양에 대한 법령적 의무에 의해서가 아닌, ‘훌륭한 교사는 훌륭한 학생이어야 한다’라는 소명의식으로 끊임없는 배움과 자기발전을 이루어내야 한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은 ‘창의적 민주시민을 기르는 혁신미래교육’을 이끌 주축인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지속해서 연수 혁신 노력을 할 것이다. 교원들에게 충분한 참여 동기를 유발하고, 연수에 대한 요구사항을 능동적이며 융통성 있게 반영하는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다.

■ 참고문헌

교육부(2017), 2018년도 교원 연수 중점 추진 방향, 2017. 8.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 2018 주요업무계획, 2018. 1.

정바울(2017), 4차 산업혁명과 지능정보화사회에서의 교원역량 개발의 제4의 길, 교육개발, 44(1), pp.12~15.

UNESCO&ILO, 교원의 지위에 관한 권고(Recommendation concerning the Status of Teachers), 1966. 10.

Zhao, Y. (2016). From Deficiency to Strength : Shifting the Mindset about Education Inequality. Journal of Social Issues, 72(4), pp. 72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