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새평] 서울대냐 연고대냐?
[청년새평] 서울대냐 연고대냐?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7.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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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느린 학생과도 함께 나아가야

우리 사회에서는 청년 세대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를 넘어 내 집 마련, 인간 관계, 꿈, 희망까지 포기한 7포 세대라고 지칭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청년이 살아가기 힘든 나라가 되고 말았다. 이에 고된 청년의 삶을 스스로 바꾸어 보려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과연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떠할까. 그들은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어떠한 희망을 갈망하고 있을까. 에듀인뉴스에서는 ‘청년이 여는 새로운 관점의 논평’ 코너를 마련해 그들의 외침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그 첫 회로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의 글을 게재한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

대학생이던 당시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과외교사를 한 적이 몇 번 있다. 주로 중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으레 학창시절 배운 내용을 설명해주면 되겠지 생각했다가 적잖이 당황한 적이 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분수의 덧셈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수포자(수학 포기 자의 준말)’는 이차함수를 배울 때 양산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의 수학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기는 했지만 중학교 3학년 학습 진도에 진입할 때까지 학부모들의 눈총을 받는 것이 부끄럽고 괴로웠다. 마음 한 켠에는 모교 총장 출신인 교육부 장관에 대한 분노도 일었다.

“도대체 학교는 지금까지 뭘 한 거야!”

생각해보면 공교육은 참으로 많은 학생에게 무심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이름을 영어로 쓸 줄 몰랐던 나는 중학교 진학 후 영어수업 시간만 되면 식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어 수업에서는 명칭도 생소한 주어니 목적어니 하는 단어들이 난무했다. 알파벳이나 겨우 알고 있던 나와는 달리 많은 친구가 외국에서 어학연수를 했거나 사교육의 도움으로 수준급의 영어를 구사했다. 나는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시험을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격차인 동시에 강북과 강남 공교육의 격차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교육계에서 많은 이슈가 대두되었다. 한 학교 학생들의 교육청 청원으로 인해 자사고 폐지 논란이 일었고, 정부는 정시와 수시의 비중을 결정하는 일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교육의 초점이 대학 입시에 맞춰진 것에는 변함이 없다. 어떤 체제에서 대학을 잘 보낼 수 있냐가 주된 논쟁이지 우리 교육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다루고 있지 않다.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나. 사실 사회에 나가서 학창시절 배운 국영수 지식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더욱 어려운 지식을 요구하거나, 아니면 전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절 배웠던 지식들, 교실 안에서 겪은 경험들이 사회를 살아나가는 데 유용한 도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린다.

이 모든 것을 무시한 줄 세우기식 경쟁 교육은 수많은 괴물을 만들었다. 그 괴물들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자신의 아이가 어울리지 못하게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철조망을 치기도 했고, 개인의 영달을 위해 국가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기도 했다. 사회구성원들이 공부만 잘해서는 그 사회가 유지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상위권 학생들만 학생 대접해주는 경쟁 교육의 폐단을 없애고 진정한 교육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서울대 보내느냐 연고대 보내느냐에 초점을 맞춰서 교육의 틀을 짜왔다. 그러나 서울대를 보내고 연고대를 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심어주는 것이다. 공동체를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도 갖추게 해야 한다. 앞서 가는 학생이 더 잘 나아가게 밀어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발걸음이 느린 학생과도 함께 가는 것이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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