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좌담] 교육부 장관의 자질과 역할 "갈등조정, 위기관리 능력 가장 필요"
[특별기획 좌담] 교육부 장관의 자질과 역할 "갈등조정, 위기관리 능력 가장 필요"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09.1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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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장관은 관련분야 실무 국장급 수준 지식 갖고 있어야"
이기우 "전문성은 취임 후가 더 중요...이해찬 6개월간 토론회"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 에듀인뉴스에서는 인사청문회에서 유 후보자의 자질과 역할을 제대로 검증하는 바로미터를 제시하기 위해 교육부 기획관리실장 한 자리에서만 7명의 장관을 모신 특별한 이력을 가진 이기우 재능대 총장과 5명의 역대 교육부 장관을 인터뷰 해 논문 ‘교육부장관 리더십 탐색’을 발표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와 함께 '교육부 장관의 자질과 역할'을 묻는 좌담을 진행했다. 15일 진행된 이날 좌담의 사회는 에듀인뉴스 편집위원인 서정화 홍익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에듀인뉴스 좌담 '교육부장관의 자질과 역할'에 참석한 (왼쪽부터)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서정화 에듀인뉴스 편집인, 이기우 재능대 총장.
왼쪽부터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서정화 홍익대 명예교수, 이기우 재능대 총장.

“교육부 장관은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전문가이자 비전 제시자,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지난 15일 '교육부 장과의 자질과 역할’을 주제로 열린 에듀인뉴스 좌담에서 이기우 재능대 총장은 교육부 장관의 역할을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교육부 장관이 될 사람은 “교육정책의 원칙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으로부터 신뢰 회복부터 해야 한다”며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교육정책으로 교육수요자들의 희망사다리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논란이 된 유 의원의 교육적 전문성에 대해 이해찬 전 장관을 언급하며 “이 전 장관은 취임 후 6개월간 매주 주말이면 교육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정책토론회를 열어 자신의 교육적 전문성을 확보했다”며 “이 전 장관에게 교육 전문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독일 메르켈 총리를 예로 들며 “장관은 관련분야에 실무 국장급 수준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에는 정통 관료보다 전문지식과 정치 경력이 있는 분이 장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교육부 장관의 청렴도는 어느 분야보다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박 교수는 “도덕성 검증 시 상처를 입는 분이 많아 훌륭한 분들이 장관직을 고사하는 경우도 있다”며 “사적인 배경과 도덕성 부분은 비공개로 검증하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를 겸할 정도로 위상이 높고 책임감이 막중한 자리입니다. 이러한 자리에는 어떠한 자질과 역량을 갖춘 분이 적합하다고 보시나요?

이기우 : 교육부 장관은 전 국민의 교육정책가적 성향과 의견을 잘 조율해 합의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장관은 기본적으로 리더십, 통찰력, 전문성, 추진력, 민주성, 친화력, 청렴성, 정치력, 대통령의 신뢰 및 정치적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장관들의 특징을 보면, 부처 간 문제와 갈등에 대한 조정능력이 탁월했고, 해당부처 공무원에 대한 확실히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소관분야에 대한 명확한 개인적 소신과 비전 제시, 해당분야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전문성과 소관분야에 대한 명확한 소신을 바탕으로 비전을 제시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철저하게 계획하고 집행하면서 해당부처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활성화했으며, 외풍을 막아 부하직원들을 방어하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또한 부하직원의 개인사까지 챙기는 폭넓은 인간미와 불의에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강직함과 청렴성을 갖췄으며, 무엇보다 부처의 핵심문제에 장관의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판단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의 위상과 책임을 함께 집니다. 그래서 교육문제를 포함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크고 긴 안목과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전문가이자 비전 제시자, 갈등 조정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합니다.

 안병영 전 장관은 ‘교육부 장관이 지켜야 할 규준’으로

교육본질에 대한 바른 인식,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준수,

수월성과 형평성의 조화와 균형, 사회적 합의 추구 등을 이야기 했습니다. 

박남기 : 이기우 총장님의 말씀에 충분히 동감합니다. 안병영 전 장관은 ‘교육부 장관이 지켜야 할 규준’으로 교육본질에 대한 바른 인식,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준수, 수월성과 형평성의 조화와 균형, 사회적 합의 추구 등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의 본질적 가치와 헌법적 가치 그리고 사회의 가치를 조화하는 역량을 교육부 장관의 필수 역량 요소로 강조한 바 있습니다.

교육계는 다른 분야와 다르게 리더에게 교육자적 마인드가 있어야 합니다. 교육자적 마인드는 정책을 결정할 때 ‘학생들의 미래를 중시’하는 마음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 마음은 ‘스승의 마음’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죠.

장관이라는 직책은 대한민국 교육의 총 책임자입니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분은 교육발전에 대한 역사적 소명의식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교육철학과 교육적 전문성을 가졌다면 그러한 소명의식은 당연히 생겨날 것이지만 교육 발전과 개인의 정치적 입지라는 사적이익이 충돌할 때 후자를 위해 교육을 이용한 사례도 있었기에 항상 대의를 우선에 두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육계는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하는 분야입니다. 그렇기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입니다. 위기가 끊이지를 않죠. 장관이 위기 대응 및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사건 사고에 치여 지내다가 해결 미숙으로 물러나기 십상입니다.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문제를 두루 섭렵한 경험 속에서 개발된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분이 꼭 필요한 곳이죠.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육부 장관이 모든 일을 혼자 할 수 없다"며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李 "효율적 관리 보다 비전 제시해야" 

朴 "부처 간 소통 리더십 중요"

▲교육부 장관의 리더십을 논한다면.

이기우 : 미국 ‘내셔널 저널’에서는 장관의 업무수행능력 평가 기준으로 백악관과 행정부에 대한 영향력, 의회 설득력, 대통령 입장을 실현하는 능력, 부처운영 능력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장관의 리더십은 부처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 부처의 전 역량을 결집시키고 부처 공무원들이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여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리더십은 조직 장악력, 지휘능력, 관리능력, 지도력 등으로 사용되는데, 반드시 효율적 관리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으로 전 직원을 이끄는 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장관은 단순히 장관직이라는 직접적 권력에 기반한 리더십이 아니라 전문성, 통솔력, 포용력, 정책결정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또한, 교육적 전문성과 동시에 균형감 있는 행정적·정치적 리더십을 갖춰야 합니다.

박남기 : 교육부 장관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크게 사기 진작 리더십, 타 부처 리더십, 대(對) 국회 및 정당 리더십, 대(對) 언론 리더십, 대(對) 이익단체(시민단체) 리더십 등 5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관 혼자서 모든 것을 챙기며 일을 추진할 수는 없습니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여 그들이 조직의 목적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도록 이끌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교육부 공무원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이들을 보듬고 가는 장관이 되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청와대, 국무총리와 유관부처 및 그 장관들. 부처 간에는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있어 별로 소통하지 않습니다. 부처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문화’도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부처 간에 이해관계가 중첩되는 정책 사안이 늘어나고 있어 부처 간 소통과 정책논의는 필수적입니다. 장관은 이러한 업무를 잘 수행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장관의 대 국회 리더십 발휘는 장관 직무수행 성공을 위한 중요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장관들이 가장 꺼리는 장소가 국회라고 합니다. 입법화를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꼭 거쳐야 하지만 상임위원회, 본회의, 국정감사, 예산국회 현장 모두 장관에게는 불편한 곳입니다. 그래서 교육부 장관에게는 대(對) 국회 및 정당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언론을 다루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정책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집단이 언론이기 때문이죠. 안병영 전 장관은 언론은 특히 정책의 이슈화 단계에서 그 역할이 두드러지지만, 국민의 참여가 활발한 사회에서는 정책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언론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대(對) 이익단체 등 시민단체를 관리하는 능력도 필수입니다. 교육부 장관은 교직단체, 교장단, 사학법인, 학부모단체, 교육전문가단체 그 외 다수의 교육연관 혹은 범사회개혁적 시민단체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김숙희, 김진표 장관을 보면 시민단체를 포함한 여론이 장관 경질을 가죠오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이익집단들과도 폭넓으면서도 밀도 있는 접촉을 해야 합니다.

▲말씀해주신 리더십을 바탕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박남기 : 장관으로서 성공하려면 앞서 말씀드린 리더십을 바탕으로 적합한 능력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박동서 교수는 부처 직원 사기와 동기 부여 방법으로 투명한 인사, 직원 신뢰와 권한 위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외풍으로부터 보호 그리고 대통령의 신임 확보를 말했습니다.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을 때 부처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간다는 것이므로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박 교수는 또 장관이라는 자리는 유관부처간 정책 협의나 부처간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데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했습니다. 국정감사 예산안·법률안 제출과정에서 상임위를 통한 상호작용도 중요하다고 했죠. 상임위와의 관계가 중요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인사, 이권 등의 청탁을 뿌리치기 어렵기에 차관 및 실·국장들과 의원 접촉 업무를 분담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그래서 박 교수는 장관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차관 이하는 협상을, 비서관과 과장은 의원 보좌관과 접근하여 정보 및 의견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조언했습니다.

이기우 : 앞서 말씀드린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대한 정치·행정적 보좌뿐만 아니라 국무위원의 한 구성원으로서 국정에 대한 심의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한 장관은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에 대한 인사 등 전반적인 지휘감독을 해야 하죠. 대통령에 의하여 임명되는 정무직으로서 정치적 역할, 이익집단 등 부처를 둘러싼 복잡한 환경과 갈등의 처리, 기타 국제관계·언론관계 등에 대한 대응도 해나가야 합니다.

李 "김상곤 장관 갈팡질팡 정책으로 신뢰 잃어" 

朴 "공약 얽매이지 않고 국민 설득, 포용 우선순위 둬야"

▲새로운 교육수장이 우선적으로 중점을 두어야 할 가치나 방향을 말씀하신다면?

이기우 : 국민에게 교육정책의 원칙과 비전을 제시해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김상곤 장관의 경우, 대학입시개편안과 대학기본역량진단 등 교육 현안마다 갈팡질팡해 국민뿐만 아니라 관계한 사람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말았습니다. 교육부의 작은 날갯짓이 일선 교육현장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것을 망각한 것 같습니다. 작은 의사결정이라도 숙고와 신중함이 필요함을 많은 사람이 느꼈을 것입니다. 따라서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일관된 정책과 합리적인 절차를 제시하고 활발하게 소통하며 설득하는 과정이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제 속에 교육의 안정성과 공정성 확보 및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교육정책의 안정성 속에서 국민들과 일선 교육기관들이 장기적인 플랜을 수립하여, 이를 수용하고 대응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하죠. 교육정책 실현과 집행의 절차적 공정성으로 각 교육주체들이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불편부당(不偏不黨)하게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육이 미래사회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장 중요한 대안이 되게 아이디어 뱅크의 역할과 함께 교육 수요자들의 희망사다리 역할을 강화해야 함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박남기 : 이 총장님께서 말씀을 다 해주셨네요. 그에 조금 보태자면 공약에 얽매이지 않고, 대 국민을 설득하고 포용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길 바랍니다.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정치적 접근 역시 필요하니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교육부 장관은 문 정부의 교육 철학과 선을 같이 하는 정책을 추진할 텐데요. 어떠한 업무에 우선순위를 두게 될까요?

박남기 : 많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만, 급변하는 미래에 대비하는 준비를 우선적으로 해야 하겠죠. 또한 교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방안 제시, 유보통합 및 유치원공교육의 완성, 교원교육 완전 재구조화 등의 업무가 당장 발등에 떨어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일을 추진할 국가교육위원회의 구성을 서둘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우 : 문재인 정부의 출발과 지지의 원천은 촛불 민심입니다. 일선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속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문제의 해법은 현장에 있는 법이므로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공청회니 설명회니 하는 것들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절차적인 형식에 머물러 버렸다는 비판이 많았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문 정부의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지부진한 교육개혁이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죠. 교육개혁을 위한 공약사업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공론화로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교육문제의 핵심은 공론화가 아니라 입시문제요, 학벌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 정부의 교육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동력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계속 엇박자만 나 문 정부의 교육 국정과제 관련 예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기획재정부와의 관계가 어긋나면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다 결국 실패할 것입니다. 또한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들과의 협력도 매우 느슨합니다. 업무를 추진하기에 좋은 상황이 아니죠. 새 장관은 부처 간의 공조에 힘을 쏟아 긴밀한 협력을 얻어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기우 재능대 총장은 장관의 전문성을 논하는 자리에서 그가 모셨던 이해찬 전 장관을 회상하며
이기우 재능대 총장은 장관의 전문성을 논하는 자리에서 그가 모셨던 이해찬 전 장관을 회상하며 "개인의 노력으로 취임 이후에도 얼마든지 관련분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朴 "전문성은 중요, 교육 및 학계 인정 받아야 리더십 발휘 가능" 

李 "취임 후 노력 여부 달려" 

▲유은혜 의원의 교육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교육계에 대한 전문성이 ‘충분하다’는 의견과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에게 있어 교육의 전문성이 꼭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박남기 : 교육부 장관에게 자질에 교육학적 전문성과 교육철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교육·심리 학자인 문용린 전 장관은 교육부 장관의 지녀야 할 교육철학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만일 장관의 교육에 대한 철학(소신)이 좁은 경험에 기초한 편향된 소신으로 형성됐다면, 그의 소신이 강할수록 교육에 끼치는 악영향은 클 것이라 주의해야 합니다.

전문성은 특히 중요합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 등 젊은 리더를 보면 심지어 금융에 대해서도 실무를 진행하는 국장급 수준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볼 때 교육부 장관도 교육의 제반 영역에 대해 국장급 보다는 당연히 더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 장관은 정통 관료보다는 전문지식과 함께 정치 경력이 있는 분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더해 교육부 장관에게는 특히 학식과 덕망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교육계를 비롯한 학계의 인정도 교육부 장관 리더십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이기우 : 성공한 장관과 실패한 장관으로 획일적으로 구분할 경우 이를 구분해주는 가장 분명한 기준은 장관직 수행과 관련된 전문성의 확보 여부입니다. 역대 정부의 경험을 보면 해당부처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었을 경우 장관으로서 성공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실패의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제 경험상 전문성은 장관 스스로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키워낼 수 있습니다. 제가 교육부에서 모신 분 중에 이해찬 장관의 경우 교육부 장관에 임명되고 6개월간 매 주말이면 어김없이 실국장까지 모두 모이는 교육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교육에 대한 자신의 부족한 식견을 확대하기 위함이었죠. 결국 이해찬 장관보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죠. 이 과정을 지켜보며 사회부총리를 겸하는 교육부 장관에게 있어 임명 전에 교육적 전문성을 갖추었는가라는 것은 설왕설래할 정도의 화제 거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임명 후에도 얼마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전문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면 교육 행정에 있어 어떤 경험과 경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요?

이기우 : 정책에 대한 거시적 시각을 갖춰야 합니다. 교육의 100년 대계를 생각하는 나무도 봐야하고, 그 숲도 바라볼 줄 아는 폭넓은 시야가 필요하죠. 이러한 시야를 바탕으로 균형적인 생각을 기반으로 한 정책을 수행한 직무경험이 필요합니다. 그에 더해 사회부총리로서 관계 장관들과 협력하여 인적자원 육성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폭넓은 식견과 경륜이 있어야 합니다.

박남기 : 교육행정 경력이 있으면 장관직 수행에 더 수월할 것이라 판단합니다. 학교에서의 경영, 교육청에서의 경험, 교육부에서의 경험 등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은혜 의원의 교육적 전문성을 논한다면.

이기우 :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전문가 수준이라 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다양한 관점과 시각의 의견이 다수 존재할 수 있죠. 이러한 점에서 보면 유은혜 의원이 가진 6년간의 국회 교문위원회의 경험과 학습은 교육전문성확보에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교육학자나 교육행정관료보다 객관적이고 폭넓게 식견을 쌓을 수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또한, 정치가 출신 장관으로 국회의 협조와 대응이 원활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아주 큰 장점입니다. 장관직은 정무직이기에 행정가이면서 절반은 정치인입니다. 부처 예산의 확보와 결산, 국회 대응, 부처 소관 법률 제·개정 과정에서의 국회 협조 요청, 연중 국회 상임위·법사위·예결위 등에 출석하여 긴장된 대응과 협조를 구하는 역할 등에 있어 정치가 출신 장관의 역할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교육행정의 대가인 미국의 Sergiovanni 교수는 교육행정가가 갖추어야 할 권위로 법적 권위(Legal Authority), 행정적 권위(Administrative), 네트워크 권위(Network Authority), 도덕적 권위(Moral Authority)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뿐만 아니라 공무원에게 도덕성은 필수로 갖추어야 할 요소이겠지요. 특히 교육계는 우리 미래 세대를 기르는 분야로 청렴도에 있어 다른 어떤 분야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 장관의 도덕성에 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이기우 : 교육부 장관만큼 자질과 도덕성, 전문성 등 모든 측면에서 국민적 검증을 꼼꼼히 거치는 자리도 없을 것입니다. 매우 복잡하게 얽힌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부총리로서 사회적인 이해관계도 조정하고 통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겠지요. 특히 학생들에게 공정과 정의와 정직을 가르쳐야 하는 교육부의 수장은 도덕적 청렴이 곧 법적·행정적 권위를 확보하는 전제조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자리보다 엄정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교육부 장관으로서 권위를 확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덕성이 훼손되어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백성들에게 널리 읽혀져 내려온 명심보감에서 공직자가 지켜야 할 3가지를 “청(淸), 신(愼), 근(勤)”이라 했습니다. 청렴, 신중, 성실을 말하지요. 그 중에서도 청렴이 가장 으뜸으로 나옵니다. 현 시대에도 장관과 공직자들의 가장 큰 덕목으로 청렴(淸廉)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박남기 : 총장님의 견해에 공감합니다. 그래서 저는 도덕성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덕성 시비가 더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 청문회 통과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으로서도 그 어느 자리보다 적임자 찾기가 어려운 자리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도덕성 검증에 초점을 맞추다가 정작 역량 검증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설령 통과되더라도 많은 상처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역량을 갖춘 분들이 아예 장관직을 고사하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사적인 배경과 도덕성 부분은 비공개로 검증하는 절차를 도입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논문을 쓰며 역대 장관들을 인터뷰할 때 한 목소리로 하시던 말씀이 ‘교육부 장관 자리는 영광된 자리라기보다 매우 어렵고 힘든 자리’라는 것입니다. 정치권이나 언론 등 외부와 계속 다툴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도 끊임없이 갈등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랍니다. 정말 깊은 내공을 갖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자리입니다. 교육의 미래를 밝힐 최고의 지도자를 영입하고자 한다면 국민의 알권리와 공인이 되기 전 개인 사생활의 존중을 조화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李 "교육장관 도덕성 잣대 더 엄격해야" 

朴 "역량과 도덕성 사이 검증 시 조화 필요" 

▲앞으로 교육부 장관이 될 분에게 교육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박남기 : 교육문제의 상당 부분은 교육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부총리로서 교육정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정치·경제·사회제도 개혁 및 의식개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구분하여 해결책을 탐색하시길 기대합니다. 아울러 미래가 상상하기 어려운 속도로 급변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미래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래에 적합한 인재, 미래에 행복한 개인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교육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며 유연한 대응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더 바람직하기로는 사회부총리께서 주도하여 범사회적으로 우리가 꿈꾸는 바람직한 미래 사회 모습을 그리고, 그러한 사회 구현을 위해 교육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함께 탐색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이기우 : 권위주의적 리더십 대신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발휘해 공동의 교육 비전을 제시해주길 바랍니다. 교육·시민사회와 부단히 소통하며 주요 교육 의제들을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영해주기도 바라죠.

교육정책은 모두의 공감과 만족을 얻는 만능 정책을 수립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교육성과를 얻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성과에 대한 기대와 조급증이 교육을 망치는 주요한 원인이므로 시기마다 어떻게 잘 연결 지을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교육부가 대한민국 교육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버렸으면 합니다. 2022년 대입개편안, 입학자원 절대감소에 따른 대학구조 조정,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체제 마련 등 현안에 대한 교육적·전문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재 주요 교육현안으로 떠오르는 것들 중 교육부에서 제시한 해결책이나 대안으로 피부에 와 닿는 것이 거의 없고, 오히려 분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전문적·교육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여러 개의 똑똑한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운영하십시오. 문제의 원인을 잘 알고 가장 잘 풀 수 있는 집단이 언제나 교육부인 것은 아닌 것을 알길 바랍니다.

 현안의 해법 모색을 위해 여러 개의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운영하십시오.

문제의 원인을 잘 알고 가장 잘 풀 수 있는 집단이

언제나 교육부인 것은 아닌 것을 알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신다면.

이기우 : 지난 10년간 소비자 물가는 꾸준히 올랐지만 대학등록금 인상은 억제되어 왔고, 그 결과 국립이나 사립대학의 재정은 말할 수 없이 피폐해졌습니다. 지난 10년간 교직원 급여가 제자리를 걷고 있어 직원의 사기 또한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재정도 초·중등교육 재정처럼 법령으로 의무지원 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관련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서둘러 주길 바랍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한 대학 구조조정은 국·사립을 막론하고 대학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학 구조조정으로 대학의 수를 줄이려는 정책에서 벗어나 건전 사학이 문을 닫는다면 재산의 일부를 환원해 주는 등의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관한 법 개정을 조속히 서둘러 주길 바랍니다.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전문대학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 예산 책정 등 행·재정·제도적 측면에서 일반대학에 비해 매우 소외되어 왔습니다. 사회적 기여와 교육적 필요성을 감안할 때 최소한 기계적인 균형이라도 맞춰주길 바랍니다. 전문대학이 직업교육중심기관으로 일반대학과 나란히 서서 대한민국 고등교육을 선도할 수 있도록 위상과 역할 구분을 제도화해야 해주길 바랍니다.

박남기 : 장관이 되실 분은 교육발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각오를 몸소 실천하여 난맥상을 보이는 교육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고,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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