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핑계가 성의가 없지 않소.”

유은혜(사진) 부총리는 4일 오전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의 질문에 청문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답변을 내놨다.

대정부 질문 답변에 나선 유은혜 장관을 지켜보면서 떠오른 것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대사였다.

유 장관은 “제가 지금 집중하고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일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서의 일이고, 교육 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일이고, 국민과 함께 그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다. 그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출마, 불출마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그 기간 동안에 얼마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하고, 성과를 내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일에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답변만 거듭했다.

김삼화 의원은 “본인의 거취도 정하지 못하는 소신으로 어떻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진선미 장관은 솔직하게 총선 출마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면서 “그런 장관에게 질문을 더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들어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퇴장 요구에도 유 장관이 비슷한 답변을 이어가자 한국당 의원들은 "들어가라고 하지 않나" "결정장애"라는 야유를 쏟아 내기도 했지만, 적어도 유 장관은 거취에 있어 ‘결정장애’라는 비판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답변이 성의는 없을 지언정 말이다.

수많은 논란 끝에 입각했으니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유 장관은 다시 한 번 실망감을 줬다. 열심히 하겠지만, 1년 뒤엔 총선에 나가겠다는 생각이 ‘굳건한’ 장관에게 한번 돌아선 민심이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

지난 2일 취임식에서 유 장관은 미래교육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고교무상교육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정책을 목표대로 추진하려면 국민 여론이 가장 중요하다. 고교 학점제, 학교폭력대책 등 예고된 공론화와 숙려제 등도 기다리고 있다.

김상곤 전임 장관은 이임사에서 “정부는 공약을 정책으로 만들어가지만, 모든 정책이 원래의 목표와 방식대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저는 그럴 때마다 언제나 국민이 옳다는 생각으로 국민들께 판단을 묻고자 했고, 합의와 결론을 도출하고자 노력했다”며 ‘국민 여론’을 언급했다. 목표대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한계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시작부터 여론이 좋지 않은 장관이 국민과 함께 산적한 교육 난제들을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 지 의문이 앞선다. 드라마에서처럼 국민에게 ‘함께 교육(러브)을 잘 해보자’고 손을 내밀고 있는 당신, 하지만 핑계마저 성의가 없는 당신이 아마도 마지막에 할 말은 “러브(교육)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렵구료”이지 않을까. 기왕 드라마 대사로 시작했으니 하나만 더 “어려우면, 지금 그만해도 되는데”라고 말하면, 당신은 또 이렇게 대답하겠지. “그만두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지금은 아니라고.”

사진=YTN 방송화면
사진=YTN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