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원의 미래 학력이란] ④교육과정재구성 논란 "핵심역량 다 품기 어렵다"
[박제원의 미래 학력이란] ④교육과정재구성 논란 "핵심역량 다 품기 어렵다"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10.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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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상당수 교육청에서 '미래 학력'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학력은 교육과정·수업·평가와 관련한 학력관으로 우리나라 교육은 기존의 학력관이 교육의 본질(학생의 성장)을 침해한다는 문제의식에 대응해 등장한 개념이다. 전통적 학력관과 대립하는 미래 학력관을 비판적으로 사유함으로써 국민과 더불어 공감하는 민주적 시민사회의 바람직한 교육관을 성찰하고자 '박제원의 미래 학력이란'을 연재한다.

박제원 전주 완산고 교사는 고려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을 나와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쳐 2003년부터 전북 완산고에서 사회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사회문화 교재 집필위원, 대입 사회문화 문제출제위원, KDI 경제교과서 집필위원, 중앙일보 공교육논술자문단 등을 역임했으며 학생 및 교사 대상 글쓰기·논술·토론 등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박제원 전주 완산고 교사는 고려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을 나와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쳐 2003년부터 전북 완산고에서 사회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사회문화 교재 집필위원, 대입 사회문화 문제출제위원, KDI 경제교과서 집필위원, 중앙일보 공교육논술자문단 등을 역임했으며 학생 및 교사 대상 글쓰기·논술·토론 등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학력 지지자 “교육과정은 각 학교 특수성과 상대성 고려해야”

미래 학력의 교육과정은 현실적으로는 경험주의적 교육과정에 근간을 두고 수행되고 있으며 장기 목표로 인간중심적 교육과정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미래 학력이나 지지자들은 교사들이 공동체적인 협업을 함으로써 국가교육과정을 각 학교의 상황에 맞게 최대한 적용(변형)하는 ‘학교교육과정’을 강조한다. 교육과정상 국가교육과정이라는 보편적 큰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각 학교의 특수성과 상대성을 고려하자는 취지이다.

교육과정은 학교 주체들에 의해 언제 어디서나 공유될 수 있도록 역동적이며 주체들의 역량에 따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역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비선형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교교육과정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 꾸리는 역량 키우게 해야”

미래 학력 지지자들은 교육과정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발전하며 더 높은 단계를 지양(止揚, Aufheben)해가는 다양체적인 생명체로 처음에는 교사가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지만 그 교육과정은 아이들과 만나면서 다시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과정의 근본은 다양한 학생들의 삶을 품고 있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국가교육과정인 2015 개정교육과정이 그 의도를 충분하게 담고 있지 못하고 있고 나아가 국가교육과정 자체가 언젠가는 폐기되어야 한다고까지 본다.

국가교육과정을 학교교육과정으로 전환하는 방향은 교과중심교육과정에서의 탈피다. 교과중심교육과정은 자칫 학생들의 경험이나 흥미 혹은 사회적 가치와 동떨어진 내용으로 구성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각 교과가 분리된 교육과정은 파편화되어 고난도의 단편적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형태의 수업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결국 국가수준의 획일적 교육과정이나 정해진 교과서에서 벗어나 학생의 실제 경험을 중시하고 교과와 교과 간 통합을 이루고, 교과의 내용이 사회적 가치와 연계함으로써 학생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학교교육과정을 구성할 경우에 기존의 공식적 교육과정을 벗어나 잠재적 교육과정 및 영 교육과정을 연계시켜야 한다고 본다. 잠재적 교육과정은 공식적 교육과정에서는 의도되지 않았지만 수업이나 학교의 관행으로 학생이 경험하는 교육과정이다. 가령 교실공간에서 책상과 의자의 물리적 배치 등이다. 영교육과정은 학교에서 소홀히 하거나 공식적으로 가르치지 않는 교과나 지식, 사고방식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공식적 교육과정이 논리적 사고를 강조하는 데 반해 직관적 사고, 상상력을 중요하게 본다. 이렇게 할 경우에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해 진정한 배움과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적 검증 있어야

미래 학력 지지자들은 국가교육과정을 학교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무척 강조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인 국가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인성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학생들이 6개의 핵심역량을 효과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지만 그처럼 개발한 학교교육과정이 국가교육과정에서 정한 비전을 구현하는 데 적합한가에 대한 사전적이거나 사후적인 반성적인 검증이 있어야 한다.

국가가 추구하는 인재상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정성적이고 정량적인 지표를 활용하거나 신규로 개발하여 교사, 학부모, 학생과 피드백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이 상식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 오히려 새로운 교육과정이나 수업 평가를 적용하는 혁신학교에서 학력저하가 나타난다는 논란이 있다.

교육부는 창의융합형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6개 핵심역량을 제시했다. 사진=교육부
교육부는 창의융합형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 6개 핵심역량을 제시했다. 사진=교육부

교육과정은 여러 역량 조화롭게 연계돼야

학교의 교육과정은 시공간적 제약이 있다. 제한된 기간에 맞춰 실행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교육과정으로의 재구성에 대한 논란은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갖춰야 할 여러 역량이 조화롭게 길러질 수 있도록 배치되지 않아 생긴 듯하다.

구체적으로 수업과 평가의 과정에 각 역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거나 특정한 역량에 집중해서 진행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가령 지식정보처리역량과 의사소통역량 및 공동체 역량은 충돌할 수 있다. 더구나 창의적 사고역량은 그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지식정보처리역량이나 창의적 사고역량은 개별 학교의 학교교육과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학교가 아무리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재구성한다고 해도 그 토대가 그 이전의 교육과정에서 학습되지 않게 되면 제한된 시간 안에 실질적인 역량을 기르기 어렵다. 따라서 국가교육과정을 학교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각 학교가 그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후의 다음 학제에서 교육과정을 고려하지 않고 독립적으로만 구성하거나 몇 몇 학교가 공동으로 학교교육과정을 구상한다고 해서 바람직하다고만 할 수 없다. 각 역량을 조화롭게 고려한 학교교육과정이 되지 못하면 학생들의 삶을 품어내지 못할 수 있다. 학생들의 삶은 현재의 삶만을 말하지 않는 까닭이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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