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하나 "유치원 감사 명단 비공개 고집한 교육 당국, 유착 아닌가"
[인터뷰] 장하나 "유치원 감사 명단 비공개 고집한 교육 당국, 유착 아닌가"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11.01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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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사태 시발점 '정치하는엄마들', 명단 비공개 교육청 등 감사원 감사 청구
"교육부는 에듀파인으로 눈속임 하지 말라"...학교인사관리시스템 '나이스' 도입 필요

[에듀인뉴스=지준호 기자] “왜 감사 적발 내용은 공개고, 적발 기관 명단은 비공개지?”, “시민의 알 권리가 침해받는 것 아닌가?”

사립유치원 사태가 전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세상에 꺼낸 시발점으로 알려진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31일 <에듀인뉴스>를 만난 자리에서도 "아직 멀었다"며 성토를 이어갔다.

장 대표는 “명단을 공개해주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공개해주지 않았다”며 “시도교육청 감사 시스템에 원칙이 없다는 확신을 갖고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감사 결과 적발 명단을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고도 소송을 이어갔다”며 “유치원과 교육당국의 유착을 의심이 들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 방안’에는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녀는 “국공립 유치원 40% 확보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앞당기겠다는 것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며 “비리가 드러난 만큼 국공립 유치원을 60%까지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듀파인과 처음학교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는 “이 시스템으로는 설립자 가족 업체 운영으로 인한 높은 단가 공급 문제와 납품업체 리베이트 등 장부에 드러나지 않는 비리는 감시할 수 없다”며 "학교인사관리시스템인 나이스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장하나 공동대표와의 일문일답.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정치하는엄마들’, 단체명이 신선하면서 노골적이다.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

19대 국회의원 임기 중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니 법과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문제가 많다고 느꼈다. 20대 국회의원의 평균재산 41억, 평균나이 55세, 남자 83%이다. 이들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 양육자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 그래서 엄마들이 스스로 정치세력화해 정치적인 요구를 하고, 향후 직접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까지 포함하고자 ‘정치하는엄마들’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정치혐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정치를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정치를 행동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회원이 엄마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정관에 표기된 단체의 목표에 부합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 없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라는 존재는 남·녀, 청·장년 모두에게 공통분모이기 때문이다.

▲사립유치원 비리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입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정치하는엄마들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는데?

2017년 2월 국무조정실에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95개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감사 적발 내용은 있지만, 적발 기관 명단은 비공개였다. 이러면 '적발된 곳은 과태료만 물고 학부모는 모른 채 그대로 운영하는 거 아니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됐고 시민의 알 권리가 침해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시민에게 알려주진 않아도 적어도 학부모에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7년 6월에 국무조정실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국무조정실의 답변은 ‘비공개’였다. 다른 방법으로 전국 149개 교육지원청에 최근 3년간의 감사 내용과 적발기관 명단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20~30개를 제외한 100개 이상이 비공개된 파일이 왔다.

전체 비공개가 아니라 공개해주는 곳이 있다는 데서 힌트를 얻었다. 교육당국에 감사 적발 기관의 명단 공개와 관련한 원칙이 없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올해 5월 31일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까지 이어진 것이다.

소송 이후 MBC에 관련 내용을 제보했고 MBC는 박용진 의원실에 협조요청을 한 것이다. 그래서 박 의원실에서는 전국시도교육청에서 관련 자료를 받을 수 있었고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세미나 방해한 한유총, 교육부·교육청은 왜 고발조치 안 하지?..."유착 의심" 

▲교육당국을 감사원 감사청구 하겠다고 했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우리가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하니 교육부 차원에서 정부법무공단과 서울고등검찰청에 관련 내용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두 곳에서 비공개할 이유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7월 5일 교육부에 주었다. 그렇다면 7월 5일 이후에는 유권해석에 따라 공개해야 하는데 계속 소송을 이어갔다.

애초에 우리가 요구했을 때 안 준 것도 문제고, 박용진 의원실에만 준 것도 문제다. 또 유권해석을 받은 이후에 안 준 것도 어이없는데, 소송을 계속 진행하는 걸 보고 정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는 11월 6일 이 내용으로 명단을 공개로 준 교육기관은 빼고 감사원 감사청구를 할 예정이다.

▲교육당국은 왜 명단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가. 

교육당국과 유치원간의 유착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감사 적발 기관 명단을 공개해야한다는 유권해석을 받고 계속 숨긴 게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교육부 차원에서 유권 해석 내용을 여러 시도교육청에 회람했는데도 어느 시도교육청 하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교육부도 개입하지 않았다.

교육당국은 유치원 관련 세미나를 할 때 무력화시키는 한유총을 대비해 경찰을 부르던가, 아님 이후에 직접 고발을 하던가 해야 하는 데 왜 계속 놔둔 것인지 모르겠다. 교육당국이 한유총에 끌려 다녔다고 하는 것이 자비로운 표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교육당국과 한유총은 손해 본 것이 없다. 생각해보면 과연 공무원들이 ‘우리 토론회를 무산시켜?’ 하면서 화를 냈을까? 지금까지 그냥 둘이 그렇게 온거다. 물증이 없어 안타깝지만 둘의 관계가 상당히 의심스럽다.

감사시스템도 우습다. 우리가 학부모 및 유치원 관계자로부터 받은 제보에 의하면 교육청은 유치원에 감사를 간다고 사전 예고한다. 감사를 가서도 실물감사보다는 서류감사만 한다. 깜깜이 감사다. 더 큰 문제는 교육기관에 학부모가 제보를 하였지만 신변이 보호되지 않아 더욱 고통스럽다는 제보도 많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한유총을 비호해왔던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감사시스템도 우습다. 학부모 및 유치원 관계자로부터 받은 제보에 의하면 교육청은 유치원에 감사를 사전 예고한다. 실물감사보다는 서류감사만 한다. 깜깜이 감사다. 더 큰 문제는 제보한 학부모 신변이 보호되지 않아 고통을 겪는다는 점이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한유총을 비호해왔던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30일 한유총을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토론회 무산 등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주요내용은 무엇인가?

작년 7월 2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유아교육 발전 5개년 계획 4차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한유총 회원 수백명이 와서 세미나 자체를 무산시켰다. 우리 회원 6명이 아이를 데리고 갔는데 너무 놀랐다. 실제 현장은 그때 처음 본 것이다.

한유총 회원들은 “장학사 조지러 가자”, “어차피 워킹맘들은 우리의 볼모다” 등 별 이야기들을 했다. 유치원 원장들의 진면목을 보고 나니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 그때 그걸 본 회원들은 유치원을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들은 수 년 간 상습적으로 위력을 써 공무집행방해를 저질렀으나, 누구도 고발하거나 처벌하지 않았다. 만약 평범한 학부모들이나 힘없는 시민들이 국회에 쳐들어가서 토론회를 파행시켰다면 면죄부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고발을 통해 그동안 한유총의 이익과 특권을 지켜준 비호세력들도 드러나길 바라며, 이들이 국민 앞에 사과하길 기대한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사태와 관련해 에듀인뉴스를 만난 자리에서 "모든 활동의 근원은 '우리 아이들이 웃으며 사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모든 활동의 근원은 '우리 아이들이 웃으며 사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처음학교로, 에듀파인 도입..."회계장부 외 비리 잡을 수 없어"

▲정부는 사립유치원의 운영과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처음학교로와 에듀파인을 도입해 활용하도록 할 방침을 정했다. 이로써 사립유치원이 공정하게 운영될 것이라 보는가?

유치원 운영이 지금보다는 공정해질 것이지만 부족하다. 이번 감사에서 부각된 것은 성인용품을 사고 명품백을 사고 한 영수증이 적발된 것이다. 에듀파인은 교육청 공무원이 실시간으로 회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기에 유치원에서 돈을 쓰는 데 조금은 더 조심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문제는 회계장부 외의 비리이다. 가족들이 교구 업체를 운영하며 단가를 높인다든가, 납품업체에서 리베이트를 받는 등 장부에 없는 것은 못 잡는 부분은 아쉽다. 에듀파인 도입을 해도 이후에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더 철저히 자주 하겠다는 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향후 감사계획 없어 아쉽다. 정부가 에듀파인이면 다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이 눈속임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또 인사관리가 안 돼 가족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이들이 월 100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아갔다. 학교 인사관리 시스템인 나이스의 도입도 절실히 필요하다.

사유재산권 인정 "말도 안 돼"...국공립유치원 "60%까지 늘려야"

▲한유총에서 주장하는 사유재산권 인정에는 어떤 생각인가? 정부는 절대 불가 방침을 세웠는데.

절대 안 된다. 사유재산을 투입해 유아교육을 진흥하려는 목적으로 유치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려고 유아교육에 들어온 것이 이들의 본질이다. 법대로 따지면 “수십억 투자하면서 비영리인지도 모르고 왔냐, 알면서도 사업하러 온 것 아니냐. 왜 지금 와서 억울하다고 하냐”라고 이야기해도 되는 것이다. 또 스스로 이미 챙겨갈 건 다 챙겨갔다고 본다. 그래서 이러한 사태가 난 것이다.

사실 정부도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민간이 장사하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그간 눈감고 있었던 것이다. 유치원 원장들이 비리를 저지르게 놔 둔 교육부가 진짜 잘못한 것이다.

▲당정이 내놓은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 방안’에 따르면 19년 내에 1000학급을 늘리고, 국공립 비율을 40%까지 늘리겠다고 한다. 만족할만한 대안인가? 정치하는엄마들이 주장하는 대안이 있다면?

만족하지 못 한다. 더 늘려야 한다. 국공립 40%는 원래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다. 결국 임기내에 40%를 채우겠다는 것을 앞당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조삼모사 아닌가. 근본적으로 국공립유치원 비율의 상향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유치원 사태 어떻게 흘러가는 지 지켜볼 것" "아이들 자살율 낮아지는, 웃을 수 있는 나라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정치하는엄마들은 유치원과 관련 어떤 활동을 계속 할 계획인가. 유치원 외에도 아이들과 관련된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정부정책이 제대로 이행되는 지 지켜볼 것이다. 감사계획도, 인사관리도 빠져있다. 주먹구구식 운영하는 교육청의 행태가 아쉽다. 통일된 감사 메뉴얼을 교육청에서 만드는 지 지켜보겠다.

우리는 아이들의 행복과 놀 권리에 관심이 많다. 우리 아이들의 자살율이 낮아지는 것을 보고 싶다. 아이들이 빚을 진 것도 아니고 사업을 하다 망한 것도 아닌데 인생의 맛을 보기도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태어난 아이들이 괴로워 죽어간다. 출산율이 낮아져 문제라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어렵게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좋은 것을 못 먹어도 웃게 만드는 나라가 되도록 하는 운동을 할 예정이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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