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욕구 풀기 위해 영상 제작부터 시작..."함께해서 더 좋다"
돈을 목적으로 시작하지 마라..."선한 마음 나누며 서로 긍정 효과 받아야"
생각보다 영상 제작 어렵지 않아..."겁 낼 필요 없다. 당장 시작하라"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콘텐츠를 생산해 관련 플랫폼에 게시하는 게 보편화된 시대가 오면서 그 대열에 합류하는 교사들도 늘고 있다. 교사의 유튜브 활동은 거꾸로교실 등 시대가 요구하는 교수학습법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유튜브 활동에 매몰되다보면 본업인 교직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유튜버에 관심 있는 교사들을 위해 현직 교사 유튜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첫 번째 교사 유튜버로 수요일밴드 활동으로 알려진 박대현 경남 함안 호암초등학교 교사를 만났다.

“유튜브를 하려는 교사들은 당장 시작하세요. 겁 내지 마세요.”

수요일밴드, 교사영상제작단 뻘짓, 옆 반 TV 등의 활동으로 알려진 박대현 경남 함안 호암초 교사는 영상을 기획하고 찍어 유튜브에 게시하는 과정에서 교직 생활에의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된다며 동료 교사들에게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을 권유했다.

이어 박 교사는 “아이들과 영상 제작을 하면 공통된 관심사가 생겨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교육 활동의 하나로 접근하길 간곡히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박 교사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싫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그 이유로 “본업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과 작업을 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답했다.

교사의 유튜브 활동이 이렇게 교육적으로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약적이라는 평이다. 바로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공무원 겸직 금지 조항과 변하지 않는 관리자의 마인드에서 이유를 찾기도 한다.

그는 “겸직 금지 조항으로 인해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교사 유튜버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교사가 책을 내거나 칼럼 투고를 하는 등 창작 결과물로 인정한 활동으로 인한 보상은 합법이라는 해석을 받은 것처럼 유튜브 활동으로 인한 보상 역시 합법”이라면서 “교사의 교육 활동에 관한 자율성을 최대한 보호해야 우리나라의 교육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박대현 교사 유튜버와의 일문일답.

박대현 교사 유투버. 수요일밴드로 알려진 그는 아이들과 활동 영상을 찍어 유투브에 게시하는 것을 즐긴다. 자신의 창작에 대한 욕구와 유투버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다. 사진=박대현 교사
박대현 교사 유튜버. '수요일밴드'로 알려진 그는 아이들과 활동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게시하는 것을 즐긴다. 자신의 창작에 대한 욕구와 유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다. 사진=박대현 교사

▲수요일밴드, 교사영상제작단 뻘짓, 옆 반 TV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수요일밴드의 신규 앨범도 지난 11일 공개했다. 각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학창시절부터 나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강했고 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창작활동을 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유튜브를 활용하게 된 것일 뿐 유튜브를 활용해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원래 하고자 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중에 유튜브를 발견한 것이다.

내 활동이 알려진 건 ‘수요일밴드’ 활동이다. 2013년에 팀을 결성해 그 해 10월 첫 싱글 앨범을 내고 이후 지금까지 매년 두 세 개의 싱글을 내며 활동하고 있다.

수요일 밴드가 이름이 알려지면서 연극이나 영화에도 관심이 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영화 감독과 연극하는 친구들의 그룹이 있더라. 이 두 그룹을 결합하면 영화를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과 배우 섭외 공고를 페이스북에 냈더니 금새 10여명이 모였다. 그래서 결성된 게 ‘교사영상제작단 뻘짓’이다. 30분 분량 영화 두 편, 1시간 분량 한 편을 만들었으며 2년전에는 서울 고려대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옆반 TV’는 혼자서 전국의 유명한 선생님들을 찾아가 그들의 인생살이에 관한 인터뷰를 싣는 채널이다. 총 11분 정도 한 것 같다. 그런데 회당 3시간정도 인터뷰를 했더니 편집이 너무 힘들어 지금은 잠시 멈춰있다.

올해는 실천교육교사모임에서 지원을 받아 ‘교사방송’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하는 선생님들을 지원하고 거기서 나온 영상을 한 채널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이들과의 활동 영상 게시...아이들 스스로 연예인 된 듯 좋아해"

▲각종 활동을 영상화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등 SNS에서 공유하는 데, 주로 어떤 내용의 영상인가?

주로 아이들과의 활동 영상을 게시한다. 동아리 활동 시간을 활용해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아이들을 모아 영화제작동아리를 만들었다. 아이들과 어떤 영상을 제작할까 고민하다 드라마와 꽁트를 찍어 유튜브에 게시했다. 이러한 영상이 제법 인기를 얻어 29만회까지 조회됐다. 이후 게시하는 영상들은 10만회를 기본으로 넘는 것 같다. 아이들은 자기가 나온 영상의 조회수를 보고는 연예인이 된 것 같다고 좋아한다.

개인적으로는 우쿠렐레 강의 영상, 쉽게 작곡하고 업로드 하는 강의 영상도 이미 게시해 놓았다. 최근에는 수학 공부에 관한 내용을 게시해 거꾸로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유튜버가 동영상을 올리고 관리하기에는 가장 좋은 플랫폼이 유튜브가 아닐까 한다.

박대현 교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메인화면 캡쳐. 박 교사는 '수요일밴드, 교사영상제작단 뻘짓' 등을 통해 제작해 유투부에 게시한 영상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직접 사이트를 열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박대현 교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메인화면 캡쳐. 박 교사는 '수요일밴드, 교사영상제작단 뻘짓' 등을 통해 제작해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직접 사이트를 열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에 교사들의 유튜브 진출이 시작됐다. 유튜브 활동은 언제부터, 왜 시작하게 되었나?

정확하게는 수요일밴드 뮤비를 제작해 올리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2013년 당시에는 영상물을 제작해 게시할만한 플랫폼이 없었다. 솔직히 당시 음원사이트는 음원의 질이 좋아야 하며 앨범의 수준도 상당해야 했는데, 수요일밴드 음악은 항상 교실에서 라이브로 찍어 음원사이트에서 요구하는 콘텐츠의 질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라이브의 묘미를 잘 담기에는 영상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제작한 영상을 게시할 곳을 찾다 보니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유튜브를 하기 위해 영상을 찍은 게 아니고 영상을 만들어 놓으니 정리하고 공유할 플랫폼이 필요해 유튜브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공유 및 활용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교사로서 유튜브 활동은 어떤 점에서 좋은가?

요즘 유튜브는 아이들에게 티비이다. 유튜브에 담임 교사의 채널이 있고 구독자가 몇 명이다라고 하는 게 아이들에겐 또 다른 자랑거리다. 유튜버는 아이들의 연예인이다. 유튜버 교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교육적으로 해석해 먼저 시도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아이들과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다 보니 소통하는 데 있어 아주 좋다. 학부모들도 많이 보시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안 좋다고 생각하셨으면 바로바로 항의가 왔을 것이지만 아직 그런 연락을 받아보지 못했다. 물론 응원의 연락도 없었지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교직에 있으면서 유튜버로 활동하는 것에 부담은 없는가?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은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것을 기획하고 찍고 올리는 데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교직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다들 일과를 마치고 취미생활 한 두시간씩 하지 않나. 나는 일부러 그 정도 수준으로 작업량을 조절한다. 물리적·육체적 부담을 최소화해 일이 되지 않게 하고 있다. 그래서 당일 찍어 당일 올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아이들과 공통 관심사로 소통하기 좋아"

"광고 수입 생기면 아이들과 기부활동도 하고 간식도 사 줄것"

▲주변의 시선이 마냥 좋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어떠한가?

가정의 이야기를 하면 나도 3~4학년 자녀가 있다. 이 아이들과도 촬영을 한다. 물론 용돈을 주면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수준으로 한다. 자녀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영상을 찍으니 와이프도 좋아한다. 이렇게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 보여주면 신기해하며 좋아한다. 그러면서 또 찍자고 조르기도 한다. 가정에서 하나의 윤활류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다들 좋아한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아직 싫은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교육 활동의 하나로 생각하는 것 같고, 아이들과 소통이 잘 돼 오히려 부러워하는 것 같다. 특히 본업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아이들과 작업하는 것이라 다들 좋게 봐주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영상에 광고를 달지 않았지만 광고를 달면 안 좋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생길수도 수도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하고 자극적인 영상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광고를 붙인다면 당연히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승낙이 전제가 되어야 하며 수익금이 생기면 아이들과 함께 기부 활동을 하거나 촬영시 아이들 간식비 등으로 사용하려 한다. 창작하는 즐거움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에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

"교사들의 교육 활동 자율성 확대 기대"

"세상의 모든 교육 관련 영상 유튜브에 다 있어...유튜브 활용 교사 늘 것"

▲공무원 신분으로 ‘겸직금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유튜브 활동이 달라질 것 같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나.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교사가 책을 내 인세를 받거나 칼럼 투고 등에 따른 원고비를 받는 것은 창작 결과물의 보상으로 합법이다. 유튜브에 게시하는 영상 역시 교사신분에 어긋나지 않는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으로 이를 기준으로 부수의 수입이 생기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법적 검토가 마쳐진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교육 활동과 관련없는 유튜버로 활동하는 교사가 학교에 연가를 내고 활동하는 것은 교사 신분과 본업에 어긋나기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도적 제약을 한 꺼풀씩 걷어내줘 교사들이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다양한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주길 기대한다.

▲아이뿐만 아니라 노인까지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세상이다. 유튜브가 교육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영상이 유튜브에 다 있다. 교육 관련 영상도 유튜브에 다 있다. 궁금한 것을 유튜브에 검색하면 다 있다. 영상은 수업 자료로서의 가치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귀하다. 이러한 영상이 유튜브에 다 있고 개인적으로 제작해 공유할 수도 있다. 특히 사회 변화에 둔하다고 알려진 교육계가 그 변화를 따라가는 데 있어 유튜브는 정말 좋은 플랫폼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선생님이 유튜브를 활용하길 바라며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돈 보다는 좋은 것을 나누려는 선한 마음 필요"

"만드는 과정에서 의미 찾는 유튜버 되길"

▲유튜버가 되고 싶은 아이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유튜버가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목적의식으로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떠한 일을 하며 좋은 것을 나누고자 하는 선한 마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자기 생각을 동영상 형태로 제작하고 나누는 것 자체가 개인 발전에 큰 도움이 되며, 그 과정에서 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면 관계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니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만드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박대현 교사가 운영하는 '아는 형 상담소'에 게시된 영상 캡쳐. 박 교사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제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유투브에 '아는 형 상담소' 채널을 열었다고 말한다.
박대현 교사가 운영하는 '아는 형 상담소'에 게시된 영상 캡쳐. 박 교사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제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유튜브에 '아는 형 상담소' 채널을 열었다고 말한다.

▲ 어떤 교사 유튜버가 되고 싶나? 해 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어떤 유튜버가 되겠다'라는 생각은 없다. 다만 제자들보다 조금 더 살아 본 사람으로서 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를 제작해 공유하고 그것을 통해 도움을 받는 독자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그러기 위해 학생들과의 다양한 작업을 유튜브에 남기는 것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아는 형 상담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지금의 제자들이 중·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찾아오는 성장과정의 고민들을 담아내려 한다. 선생님이라기보다 동네 형의 느낌으로 친밀감을 주고 싶다.

"당장 시작하라. 겁 낼 필요 없다"

▲ 유튜버가 되고 싶은 교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당장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적극 환영하고 응원한다. 교사들은 얼굴을 드러내고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부담감이 있다. 이러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기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에 큰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갖고 시작하면 분명 스스로뿐만 아니라 관계하는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먼저 해 본 사람으로서 이렇게 좋은 것을 안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비싼 장비를 살 필요도 없다. 프로라 불리우는 유튜버들 대부분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어 게시하며 시작했다. 실제 영상 제작에는 자르고 붙이고 자막넣고 음악 넣는 게 끝이다. 금방 배울 수 있다. 이를 겁 낼 필요는 없다. 해 보길 바란다.

# 박대현 교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소개

1. 박대현의 콘텐츠공장 https://www.youtube.com/channel/UC1sEkIU8LKzH6oIc3oSnc1A

2. 수요일밴드 https://www.youtube.com/channel/UCgyZZkNgLXE5wdGV-vV2gkg

3. 교사영상제작단 뻘짓 https://www.youtube.com/channel/UCeJUceiuLfBMuW2dEDo7S-Q

4. 아는 형 상담소 https://www.youtube.com/channel/UCgAee2qmecut8tXOR87CFj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