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용의 알기 쉬운 교육판례] 법인과 사인...어린이집 '횡령죄' 적용, 어떻게 다른가?
[이원용의 알기 쉬운 교육판례] 법인과 사인...어린이집 '횡령죄' 적용, 어떻게 다른가?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11.2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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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용 법무법인 세광 변호사

학교 현장에서 법적 다툼이 늘고 있다. 안타깝지만 교사에게도 최근에는 법적 조언이 필요한 일들이 늘고 있다. 학교폭력으로부터 시작됐지만, 그 뿐만은 아니다. <에듀인뉴스>에서는 현장 교원 및 학생,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다양한 교육 관련 판례를 소개하는 ‘이원용 변호사의 알기 쉬운 교육판례’를 연재한다.

이원용 법무법인 세광 변호사
이원용 법무법인 세광 변호사

대법원은 최근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장이 원아들의 특별활동비를 과다하게 부풀려 특별활동 운영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뒤 일부를 돌려받아 사용하는 경우, 이는 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며 유죄판결을 하였다.(대법원 2017도934 판결)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특별활동을 담당할 업체를 선정하여 특별활동 운영계약을 체결하며, 지급할 특별활동비 중 일부를 돌려받기로 하였다. 이후 특별활동비로 500만원을 지급한 후, 원장의 아내 명의 계좌로 약 100만을 돌려받아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했다. 이처럼 해당어린이집 원장은 특별활동 운영업체들에게 특별활동비를 지급한 후 그 중 일부를 돌려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업무상 횡령으로 기소되었던 것이다.

대법원은 "타인을 위하여 금전 등을 보관·관리하는 자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적정한 금액보다 과다하게 부풀린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제3자와 사전에 약정하고 그에 따라 과다 지급된 대금 중의 일부를 제3자로부터 되돌려 받은 행위는 그 타인에 대한 관계에서 과다하게 부풀려 지급된 대금 상당액을 횡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피고인은 사회복지법인이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의 원장으로서 피해자를 위하여 금전 등을 보관·관리하는 지위에 있는데, 이러한 피고인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특별활동비를 과다하게 부풀려 특별활동 운영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과다 지급된 특별활동비 중 일부를 특별활동 운영업체로부터 돌려받았으므로, 피고인이 과다하게 부풀린 특별활동비 상당액을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지난 7월 대법원은 남편을 운전기사로 허위 등록하고 월급과 4대보험료를 지급한 어린이집 운영자이자 원장에 대하여 업무상 횡령죄 무죄 취지로 판단한 사건이 있다.(대법원 2016도781 판결)(해당사건은 파기환송되어 대법원의 무죄취지에 따라 무죄선고되었다.)

위 7월에 있었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어린이집 원장이 영유아 보호자들로부터 지급받은 보육료와 필요경비는 일단 피고인의 소유가 되고 목적과 용도를 한정해 위탁한 금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횡령죄 대상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교부받은 보조금은 목적과 용도를 한정해 위탁한 금원에 해당해 횡령죄가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후 “어린이집 명의로 개설한 예금계좌에는 보조금 외에 피고인의 소유로 된 금원과 차입금 등 다른 성격의 금원이 섞여 횡령죄의 객체를 특정할 수 없게 됐다”면서 “어린이집 명의의 예금계좌에 보관돼 있는 자금을 일부 개인적 용도에 사용했더라도 목적과 용도를 한정해 위탁한 금원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두 사건은 얼핏 보기에는 비슷한 사안임에도, 대법원이 달리 판단한 것으로 보이기에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 대법원이 두 사건에 있어 판단을 달리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으나, 특히 위 두 사건은 어린이집 운영자가 다르다는 점이 횡령죄 인정여부에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을 위하여 금전 등을 보관·관리하는 자”이다. 즉, 사용된 금전 등의 재물의 소유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위 두 사건 중 최근사건의 어린이집 운영자는 사회복지법인이며, 7월 사건은 원장 개인이 운영자이다. 이처럼 두 사건의 어린이집 운영자에 차이가 있으며, 최근 사건에서 원장은 운영자인 사회복지법인의 금전을 보관·관리하는 자임에도 사회복지법인의 금전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기에 횡령죄가 인정된 것이다. 반면 7월 사건은 원장 개인 소유의 금전을 사용한 것이기에 횡령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운영자가 누구인가가 횡령죄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법원의 이러한 입장을 고려할 때, 사립학교법 개정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들이 법인화할 경우 법인화한 사립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도 횡령죄 인정범위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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