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남기 한국교원교육학회장 ①교사 임용시험 '양성후선발' → '양성임용일체형'으로
[인터뷰] 박남기 한국교원교육학회장 ①교사 임용시험 '양성후선발' → '양성임용일체형'으로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12.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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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교원교육학회 50주년 학술대회 개최..."새로운 50년 향한 출발점 되길"
"교수는 교원 양성에 소명의식 가져야"...교·사범대 교수 임용시스템도 손 봐야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2008년부터 2012년 광주교대 총장을 역임한 그는 다시 강단으로 돌아가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전국 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교수법에 관한 의견을 듣고 기록한 책 ‘최고의 교수법’을 펴내기도 한 박 교수는 지난 1월부터 한국교원교육학회 제29대 회장을 맡아 교원교육과 교원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도모하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한국교원교육학회는 오는 8일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방향’을 주제로 한 제74차 연차학술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런 박 교수가 30년 교육 활동의 노력을 집대성한 ‘실력의 배신’이라는 책을 지난달 30일 출간했다. 그는 책을 집필한 이유로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총체적 혼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긴 호흡으로 챙길 수 있는 사람과 집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에듀인뉴스>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박남기 교수를 만나 ‘한국 교원정책 및 미래 교사의 상’ 그리고 신간 ‘실력의 배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5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50년을 향한 출발점이 되고자 합니다. 50년 후에 열어볼 타임캡슐에 현시대의 교육부 장관, 교육감 등 교육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 그 시대의 후학들과 교류를 했으면 합니다.” 

박남기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광주교대 교수)은 이번 창립 50주년 학술대회는 미래세대와의 교류에 방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지구별을 떠난 후에도 계속될 교육을 위해 그들에게 역사의 증거품들을 남겨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교원교육을 연구하는 학회의 수장으로서 한국의 교수 임용 시스템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교원을 양성하는 교수들이 과연 소명의식을 갖고 임하는지 궁금합니다. 어느 시스템으로도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어요.”

박 교수는 이들에 대한 교수업적평가가 일반대학처럼 연구실적과 강의 그리고 학생지도뿐이라며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강단에 서는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그러면서 ‘양성후선발’이라는 체제로 인해 실무 역량을 갖추지 못한 신입 교원들이 현장에 투입되기도 하는 현실을 비판하며 사관학교나 경찰학교처럼 양성기관에 합격해 소정의 양성과정을 이수할 경우 임용하는 ‘양성임용일체형’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아래는 뿌리까지 교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걱정하는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 대한교육법학회 차기회장, 교주교대 학급경영연구소 소장 등의 활동과 함께 최근 '실력의 배신'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오는 8일 한국교육원교육학회 5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는 박남기 회장(광주교대 교수)는 최근 '실력의 배신'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 광주교대 학급경영연구소장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어떻게 지내는가?

교수로서 예비교사 양성에 전념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를 위해 촌음(寸陰)을 아껴가며 지내고 있다. 또한 내 생각을 학계만이 아니라 세상과 나누기 위해 강연에도 나서고 블로그 운영 등도 하고 있다.

창립 50주년 세미나 "새로운 50년 출발점"...타임캡슐 제작 "100주년에 오픈해 교류할 것"

▲올해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학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학회 소개를 한다면.

한국의 교원교육을 연구·협의하여 그 개선 및 발전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1968년 11월 30일 ‘한국교직교육연구협의회’로 창립되었다가 1970년 12월 12일 ‘한국교사교육연구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해 활동해 왔다. 그러다가 학문과 실제를 연결하는 학술연구조직으로서의 활동을 강화하고 그에 합당한 명칭으로 바꾸자고 하는 회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1996년 2월 8일 다시 명칭을 ‘한국교원교육학회’로 변경하였다. 2005년 10월 28일에는 한국교육학회 분과 학회로 소속됐다.

주 활동은 학술대회·세미나·포럼 개최와 학술지 발행 등이며, 현재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 학술지인 한국교원교육연구를 연 4회 발행하고 있다. 교육자치단체분과위원회, 교직단체분과위원회, 수석교사분과위원회 등을 두어 현장과의 소통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교원교육학회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방향' 포스터.
한국교원교육학회 50주년 기념 학술대회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방향' 포스터.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일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방향’을 주제로 연차학술대회가 열리는데, 미리 소개를 좀 한다면.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방향’이라는 주제로 해방 이후 오늘까지 교사교육 철학, 교사교육 과정, 교사교육 정책의 변화 그리고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교사 양성을 위한 교사교육의 어제를 돌아보고 내일을 모색하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행사 초반에 진행될 특별대담 ‘교원교육 정책과 제도 진단’에서는 학회 회장, 교육부, 교육청, 교직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교원정책의 미래를 다이나믹하게 그려낼 것이다. 아울러 자유주제와 포스터 세션을 통해 풍성한 학술교류의 장이 되게 구성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지난 50년을 정리하고 나아가 새로운 50년을 열어가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100주년 기념 행사용 타임캡슐을 제작했다. 타임캡슐에는 교육부장관, 교육감, 전국교대총장, 교직단체장, 관련 학회장들이 50년 후의 학자와 교사들에게 남길 영상 메시지가 담았다. 우리는 이미 지구별을 떠난 후이겠지만 영상을 통해 그 시대의 학자들과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신임 교사 실무역량 부족..."선발 후 바로 임용하는 '양성후임용체제' 문제"

▲우리나라 교사양성의 문제점이 있다면.

중등의 경우 사범대학에서 고등학교 교사만 길러내고 있다. 사회와 과학을 통합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중학교 교사를 길러내지 못하면서 이들을 중학교에 배치하는 과목 불일치 현상이 심각하다. 더 문제인 것은 사대가 양성 과정을 통해 교직 종사에 필요한 실무 역량을 제대로 길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후 곧바로 임용하고 있다. 이는 다른 양성기관에서처럼 ‘양성후임용체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이로 이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양성된 교사 능력 '세계 최정상급'..."오히려 자체 개혁, 투자 미루는 원인"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교사의 질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교사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교사교육에 대한 투자는 늘 뒷전이다. 사관학교, 경찰학교, 과학기술원 등의 특수목적대 학생 1인당 교육비와 교사양성기관 학생 1인당 교육비, 교수 1인당 학생 수 등을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교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 교사교육 관계자와 종사자의 대외 지원 확보 노력 부족, 교사양성기관의 자체 개혁 노력 미흡, 투자대비 성과 확신 어려움, 저비용 교사교육 전통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동안 배출된 교사들이 다른 나라 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교사 양성 대학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어 국가와 사회가 더 투자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교사 양성의 질은 교수 수준으로 결정..."교수의 교육 소명의식 검증할 시스템 전무"

▲투자도 중요하지만 교사양성기관(교사를 기르는 교사)의 역량이 더욱 중요한 것 아닌가. 양성기관이 개선해야할 것은 없나.

교사를 기르는 교사라면 교수법을 비롯하여 교육에 정통한 전문가이고, 일반 교사들보다 훨씬 뛰어난 태도, 역량, 교육에 대한 소명의식 등을 갖추었을 것으로 가정하기 쉽다. 하지만 교사양성기관도 교수 채용 시 일반 대학처럼 교육학적 지식이나 교육에 필요한 역량 및 태도를 갖추었는지는 따지지 않는 함정이 있다. 법과 제도 미비로 인해 이러한 자질을 갖추지 못한 채 예비교사 양성에 임하는 교수가 늘어나면 그 아래서 길러지는 예비교사는 사회나 교육계가 기대하는 모습의 예비교사가 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교원 양성에 자질을 갖추지 못한 교수가 늘어나면 사회나 교육계가 기대하는 모습의 예비교사를 양성하기 어렵다.

교사양성기관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 기관 교수 요원에 대해서라도 사전에 혹은 채용 후에라도 관련 과목 이수 여부 등을 파악하여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교육학적 지식과 역량 및 태도 그리고 교사를 기르는 교수로서의 소명의식을 갖추기 위한 과정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채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장 경험이 없을 경우에는 실습학교에서 적어도 6개월은 직간접 실습을 통해 현장에 대한 감을 익히는 조건부 채용이 필요하다.

교사 양성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 교수 요원이다. 그러나 그동안 교사 양성을 담당하는 교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교사양성기관이 우리 사회와 교육계가 바라는 수준과 역량 및 소명의식을 갖춘 교사를 양성해내기 위해서는 향후 체계적인 연구에 근거한 교수 채용, 채용 결정 후 직전 연수를 비롯한 현직 연수 정책이 수립·집행돼야 한다.

▲그렇다면 교수 요원의 역량을 강화할 방법을 제시해달라.

교사와 달리 교수는 연수를 받지 않고 있다. 교대와 사대 교수에게는 제4차 산업혁명기의 예비교사들이 갖추어야 할 역량 교육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 그리고 교수법과 학생지도법 등의 연수를 지원해야 한다.

사관학교의 특징은 교수 요원들이 교관으로서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그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교대와 사대 교수들은 자신이 교사를 기르는 교사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강단에 서고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이들에 대한 교수업적평가에서는 일반대학들처럼 연구실적과 강의 그리고 학생지도 등을 평가할 뿐 나머지는 철저히 개인 교수들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검증할 방법이 없다.

또한 교대의 경우에는 강의의 절반 가량을 외부 강사에게 맡기고 있으면서도 강사요원의 강의에 대한 관리는 단순히 강의평가 하나에만 의존하고 있다. 교대에서 교수 충원율을 대폭 높이지 않는다면 기존 교수들의 역량 강화는 반쪽자리 강화로 끝날 수도 있다.

교수들간에 서로 무엇을 가르치는지, 어떻게 가르치는지 논의와 경청을 해야 하며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새로운 교수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양성후선발체제'...높은 임용률 보장돼야 제대로 작동, "선발후양성체제, 준선발후양성체제로 전환 시급"

▲‘양성후선발’이라는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 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현행 교사양성선발체제는 ‘양성후선발체제’이다. 양성후임용체제처럼 양성기관에 자격증 수여 독점권을 부여하지만 임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양성후선발체제는 체제 특성상 높은 임용률을 보장해주어야만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양성기관은 졸업과 동시에 해당 전문직종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전문 지식뿐만 아니라 직무 수행에 필요한 실무역량까지 길러주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실무 역량을 충분히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 사대가 양성 과정을 통해 전문직 종사에 필요한 실무 역량을 제대로 길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성후임용체제 하의 다른 양성기관처럼 실무역량을 충분히 길러주었다고 가정하고 선발 후 곧바로 임용하고 있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졸업생들의 낮은 임용률 그리고 충분하지 못한 교육기간과 이에 따른 실무역량 배양 기회 부족 때문이다. 교대는 양성임용연계형에 속하므로 국가가 제도와 재원을 통해 충분히 지원한다면 실무역량을 길러줄 수 있다.

양성후선발체제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중등도 초등교사 양성기관처럼 졸업생의 높은 임용률을 보장해야 한다.

아니면 선발후양성체제(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임용시험합격자를 대상으로 6개월 이상의 실무교육(혹은 수습교사제)을 실시하는 ‘준선발후양성체제’로라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다고 하듯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교육에 어떤 시대적 요구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일컬어지는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할 뿐만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역할도 해야 한다. 나아가 행복한 민주시민, 더불어 살며 그 안에서 보람을 느끼는 개인이 되게 도와야 한다. 나아가 우리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세계시민을 길러내는 데에도 앞장서야 한다.

임용시험, 교육자적 자질 측정에 본질적 한계..."실제 중등교육과정과 연계, 교육과정과 학습자 이해, 수업 설계능력 평가로 변경돼야"

▲교사 임용시험이 정말 능력있는 교사를 배출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짧은 시간동안 진행하는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를 포함한 전문직 종사자의 전문지식과 태도, 실무역량, 소명의식 등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양성기관에 합격하여 소정의 양성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경우 전원 임용하는 ‘양성임용일체형’ 양성제도가 도입돼 있다. 사관학교, 경찰학교 등의 특수목적대학이 여기에 속한다.

만일 임용시험을 통해 원하는 자질을 갖춘 교사를 제대로 선발할 수 있다면 누구든 임용시험에 합격하면 교사가 될 수 있게 해도 된다. 그리하지 않는 이유는 임용시험 자체가 자질을 제대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본질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고쳐야 할 것은 중등 임용시험 각과교육학 시험에서 교과내용 지식을 묻더라도 실제 중등교육과정과 연계된 것으로 하고, 교육과정과 학습자 이해, 수업 설계능력을 평가하는 쪽으로 임용시험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하면 사대 교육과정 운영이 조금은 바뀔 것이다.

또한 광주교대가 시도했던 프로세스폴리오제도를 반영하여 임용 평가 판단 자료로 제출하도록 하면 양성교육에 임하는 충실성 제고, 실무역량 강화 노력 제고, 교사로서의 소양과 소명의식 제고에 필요한 다양한 경험 축적 유도 효과 등이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대입제도에서 학생부종합전형처럼 양성기관의 지도교수(혹은 다른 전담 교수)가 예비교사의 교직소양과 적성 등을 누가기록하여 프로세스폴리오와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임용제도 개선 노력은 양성기관 졸업생의 임용률이 높게 유지될 때에만 실질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2019년 한국교원교육학회는 어떠한 활동에 중점을 둘 계획인가.

내년에는 부산대학교 홍창남 교수님이 회장을 맡는다. 새로운 50년을 출발하는 첫 해이니 교원교육연구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놓는 데 초점을 맞추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교원양성에 대한 사회와 정부의 관심을 제고하고, 학교 현장 및 교육정책 결정자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밝혀줄 교원양성 시스템 구축, 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인터뷰 2편에서는 신간 '실력의 배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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