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밋빛 '학종개선안'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마라!
[기고] 장밋빛 '학종개선안'으로 국민을 기만하지 마라!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8.12.0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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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원 전북 전주 완산고등학교 교사
박제원 전북 전주 완산고 교사
박제원 전북 전주 완산고 교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4개 교육시민단체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상경력 미반영’, ‘자기소개서 폐지’, ‘공공사정관제 도입’이라는 3대 개선안을 제안하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특별 조처를 내려달라고 지난 3일 촉구했다. 그 까닭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폐지하고 수능전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과도한 정시 확대정책은 공교육 정상화에 부정적이고 수능의 문제점을 방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적으로는 객관식 수능을 없애야 한다고 본다. 객관식 평가시스템은 구시대적으로 거의 교육적 평가기능을 상실했고, 시대적 차원에서 인지적 역량을 기르는 데도 비효과적이다. 여러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4개 교육단체의 주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이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게 된 원인이나 문제의 중심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개선안을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조삼모사(朝三暮四)로 국민의 눈을 속이지 않느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이 학생부종합전형을 불신하게 된 배경은 근본적으로 학생부 기록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부에 기록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과장되었거나, 미화되었으며, 학생이 실재로 수행하지 않는 교육활동도 기록되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교사에 따라 동일과목, 동일교과, 동일학년인데도 학생부에 기록된 서술형 평가의 차이가 크고, 어떤 경우에는 교사가 학원 등 학교 밖에서 기록한 내용을 그대로 학생부에 옮겨준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4개 교육단체는 이러한 불신을 지울 수 있는 내용을 전혀 개선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국민이 가장 믿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침묵하면서 3대 개선안이라고 제안하며 국가가 특별 조처를 해달라고 하는 것은 위선이자 다수 국민의 분노를 피해가고 악습을 되풀이하겠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 근거를 공공사정관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대학별로 채용한 입학사정관의 주관적 평가를 함으로써 국민 불신이 높아졌다”고 말하지만 장밋빛으로 가린 기가 막힌 거짓말이다. 세간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는 유치원 비리문제에 대해 한유총이 국민을 기만하고 협박하는 몰상식한 행동과 거의 다르지 않다.

사교육걱정없는세당 등 4개 교육시민단체는 지난 3일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수상경력 미반영', '자기소개서 폐지', '공공사전관제 도입' 등 세 가지 안을 제안했다. 사진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4개 교육시민단체는 지난 3일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수상경력 미반영', '자기소개서 폐지', '공공사전관제 도입' 등 세 가지 안을 제안했다. 사진제공=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시민단체 발표의 세 가지 문제점

첫째, 공공사정관과 민간사정관의 차이를 말하지만 그 차이가 국민이 지적하는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학생들의 문해력(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저하되었는데 그 원인을 사설학원의 강사가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보고 ‘교사자격증’과 ‘임용고시’를 통과한 학교 교사가 가르치면 학생들이 글을 읽고 해석하는 역량이 길러질 수 있다고 보는 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경험하듯이 왜 수많은 학생이 학교 수업에서는 자거나 주의집중을 하지 않고 학원수업에는 골몰할까? 즉 공공입학사정관이 민간입학사정관보다 학생부기록에 대한 평가를 공정하게 한다는 보장이 없다.

둘째, 4개 교육시민단체가 대학의 민간 입학사정관이 하는 평가를 문제 삼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이다.

학생부종합전형 제도는 정량적으로 드러나지 못하는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고 대학진학요소로 고려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기에 평가자의 주관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평가자의 주관성이 문제라고 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정당성의 근간을 상실하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즉 자가당착적이다.

셋째, 공공입학사정관이 극도의 주관적 평가를 할 경우 이에 대한 반론을 제시할 수 있는 학생의 반론권이 전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즉 교육시민단체들은 공공입학사정관의 평가도 역시 주관적인데 어떤 근거에 의해서 평가가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기준을 정하여 공개하라고 촉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의 학생부종합전형이 갖는 불공정하다는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정말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개략적이라도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에 물어봤어야 한다.

학종 개선안?..."학종 축소를 막으려는 행위일 뿐 근본 문제 다루지 못 해"

학생부종합전형을 개선하겠다면 그 대안은 국가적 차원에서 학생부에 기록한 내용에 대한 입학전형 전후에 사실성을 검증하는 상당한 규모의 표본조사를 하거나,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대학별 면접을 통해 기록내용을 확인하는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기록자인 교사나 관리책임자인 교장이 사실이 아닌 기록일 경우에 법적, 도덕적으로 책임지는 제도를 구안하는 데 있다. 그렇지 못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과정중심평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할뿐더러 선발기능에서도 공정성 논란을 비껴갈 수 없다.

그런데도 그런 내용이 개선안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으며 문제의 원인을 다른 것에서 찾고 있다. 즉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를 우려하고 막기 위해 애쓰고 있는 듯하다. 그런 태도는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교육시민단체가 비극적이게도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사회를 희구하는 많은 사람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구태적인 몸짓으로 보이지 않을까 안타깝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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