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규의 교육칼럼] 내신관리, 쉬운 학교로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강명규의 교육칼럼] 내신관리, 쉬운 학교로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8.12.05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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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성향에 적합한 학교로 진학해야"
강명규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 스터디홀릭 운영자. EBS 뉴스 캡쳐.

요즘은 어느 고등학교에 가느냐가 어느 대학에 갈지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교 선택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중학생 부모님들의 고교 선택 고민이 나날이 커지고 있지요. 그런데 최근의 대입 기조는 내신의 영향력이 큰 수시모집입니다. 거의 3:1의 비율로 수시가 정시보다 많이 뽑고 있지요. 그래서 많은 분이 고등학교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내신을 꼽습니다.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

그런데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내신뿐만이 아닙니다. 내신이 잘 나올 때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혜택들이 크거든요. 그래서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야 하는 대표적인 이유를 정리해봤습니다.

▲내신관리가 쉽다

예전에는 수시모집에서 논술이나 면접의 영향력이 컸습니다. 그래서 내신이 조금 부족해도 논술이나 면접을 통해 뒤집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지요. 하지만 정부정책에 의해 논술 및 면접의 변별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신을 놓칠 경우 대학 가는 문이 급격히 줄어들지요. 그런데 내신등급은 석차백분율로 매기는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내가 공부를 못해도 내 친구들이 더 못하면 좋은 내신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신을 잘 받으려면 공부 못하는 친구들이 많은 학교에 가는 것이 유리하지요.

▲비교과를 관리할 여유가 있다

대입 수시모집에서는 동아리 활동이나 독서 활동 등 비교과 항목도 중요하게 반영되는데 내신관리에 허덕이면 비교과를 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비교과까지 제대로 하려면 내신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하지요. 그리고 공부를 잘하면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을 할 때도 친구들이 더 많이 끼워줍니다. 공부 잘하는 애를 끼어들이는게 자신들에게도 도움 된다는 것을 아이들도 아니까요.

▲학교에서 더 많은 관심을 둔다

학생들의 실력편차가 큰 일반고에서 모든 학생을 다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많은 고등학교에서 될 놈한테 몰아주기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이때 될 놈의 기준은 성적이 됩니다. 내 아이가 집중관리받는 상위권이 되느냐, 그들을 받쳐주는 버린 돌이 되느냐에 따라 학생부의 페이지 수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입 추천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많은 대학에서 학교장 추천전형을 운영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전형이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인데 이런 전형은 학교에서 추천받은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기에 다른 전형보다 경쟁률이 낮지요. 그래서 합격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그런데 대학들이 학교별 추천가능인원을 제한하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성적순으로 대학에 추천해줍니다. 이 추천을 받느냐 못받느냐는 대학진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지요.

고등학교에서 내신은 성적 그 이상의 것을 의미합니다. 내신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부의 다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요. 따라서 고등학교를 선택하실 때는 최고의 학교가 아니라 내 아이가 그 안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하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대학 이름이지 고등학교 이름이 아니니까요.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면 안 되는 이유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고등학교 선택 시 내신에도 양면이 있습니다.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 반대의 이유도 있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 정리해봤습니다.

▲학업분위기가 안좋다

아이들은 자신이 공부해야 할 학습량 기준을 친구들에게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업분위기가 안 좋은 학교에 가면 친구따라 신나게 놀 가능성이 높지요. 다른 애들은 다 노는데 왜 엄마만 난리냐면서요. 자기가 보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아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분위기가 내 아이를 망치지만 나중에는 내 아이가 분위기를 망치게 되지요.

▲두꺼운 지렁이였다니

입시에서는 용꼬리보다 뱀머리가 훨씬 유리합니다. 내신이 안 좋으면 지원할 수 있는 대입전형이 크게 줄어드니까요.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내신관리가 쉬운 뱀 학교에 가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한 그 학교가 뱀이 아닐 수도 있지요. 뱀인 줄 알았는데 두꺼운 지렁이에 불과한 겁니다. 전국에는 고등학교가 약 2400개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단 1명이라도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하는 학교는 1/3에 불과하지요. 전교 1등을 해도 서울대에 못가는 학교, 그런 학교를 과연 뱀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입시지도 경험이 부족하다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는 다른 말로 공부 못하는 학교입니다. 공부 못하는 학교니 명문대 진학실적도 저조하고, 명문대 진학실적이 저조하니 선생님들의 명문대 입시지도 경험도 부족하지요. 우리 애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학교가 받쳐줄 수 있는 역량이 안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 부모님 중에는 ‘학교에서 해주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적지 않지요.

▲입시지도 시스템이 부실하다

대입에서는 동아리 등 비교과활동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비교과 활동을 지원해줄 시스템이 학교에 준비되어있지 않다면 실적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지요. 의대에 가고 싶어서 병원봉사동아리활동을 하고 싶어도 학교에 동아리가 없다면 할 수 없으니까요. 생명과학2 과목이 개설되지 않으면 수업을 들을 수 없고요. 그렇다고 대학에 학교탓을 해봤자 아무 소용없지요. 대학은 아쉬울 게 없으니까요.

학교 선택은 아이 성향에 따라야

내신관리가 쉽다는 것은 학업분위기가 안좋고, 학교의 진학지도 시스템도 부실하다는 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려면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 혼자 모든 것을 준비할 각오가 필요합니다.

만약, 우리아이가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아이라면 내신관리가 쉬운 학교에 가서 내신이라는 무기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학업분위기가 좋은 학교에 가는 것이 무난한 방법이 될 수 있지요.

즉, 학교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교 자체가 아니라 우리 아이의 성향입니다. 따라서 학교를 선택하실 때는 내 아이의 성적 뿐 아니라 성향까지 면밀히 검토해보신 후 우리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학교를 선택해보시기 바랍니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내 입에 안맞으면 소용이 없는 것이니까요.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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