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1대 1, 충북 0.98대 1...특성화고 학생 2011년 대비 25% 감소
공업, 상업계열 감소폭 커...교육부 이달 '고졸취업 활성화 대책' 발표

지난달 27일 열린 특성화고교 관련자 간담회. 사진=유은혜 부총리 SNS
지난달 27일 열린 특성화고교 관련자 간담회. 사진=유은혜 부총리 SNS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특성화고교 모집정원을 지난해보다 줄였는데도 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70개 특성화고의 내년도 신입생 일반모집 마감 결과, 1만5502명 선발에 1만7241명이 지원해 1.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다 모집정원은 670명 감소, 지원자는 825명이 감소해 경쟁률 하락 폭이 더 컸다. 지난해는 1만6172명 모집에 1만8066명이 지원, 경쟁률이 1.12대 1이었다. 

특성화고 미달 사태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16년에는 16개교, 2015년에는 19개교, 2015년에는 2개교의 지원자가 모집정원보다 적었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특성화고 일반전형 원서접수를 마감한 충북의 경우도 22개 학교 2443명 모집에 2382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은 0.98대 1을 기록했다. 충북의 경우도 지난해 대규모 미달 사태로 올해 모집 인원을 전년보다 300명을 줄였음에도 미달됐다. 

이처럼 특성화고 미달 사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기업들이 예전만큼 고졸 인재를 많이 채용하지 않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제주도 특성화고 학생이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현장실습 정책이 바뀌면서 취업률도 급락했다.

자료=한국교육개발원
특성화 고등학교 계열별 학생 수 변화(2011~2018년). 자료=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특성화고교 학생 수는 2011년 33만1347명에서 2018년 24만9430명으로 약 24.7% 감소했다. 최근 학령기 인구의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학생 수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같은 기간 전체 고등학생 규모가 194만3798명에서 153만8576명으로 20.9% 감소한 것에 비하면 특성화고 학생 수가 더 빠르게 감소했다.

공업계열의 경우 2011년 14만8451명에서 2018년 11만4447명으로 3만4004명(22.9%) 감소했으며, 상업계열의 경우 3만9674명(29.0%) 줄어 큰 규모의 감소를 나타냈다. 수산 및 해양계열은 3387명에서 1684명으로 1703명(50.3%) 감소해 가장 큰 비율의 학생 수 감소를 나타냈다.

반면 마이스터고교는 2018년 4월을 기준으로 47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8년간 꾸준히 학교 수가 증가하였으며, 학생 수 역시 2011년 1만2886명에서 2018년 1만8105명으로 40.5% 증가했다.

조진표 진로적성연구소 와이즈멘트 대표는 자신의 SNS에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마이스터고교 학생이 같은 기간 6000명 정도 증가한 것을 감안해도 특성화고 학생 수 감소는 가파르다. 특히 공업계열과 상업계열의 감소세가 두드러 진다"며 "취업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했고, 한편으론 커리큘럼 등도 시대를 못따라가는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유은혜 부총리와의 특성화고 간담회에 참석한 장재환 경기 삼일상업고 교사는 “작년 이맘때쯤 127개 기업에 215명이 취업했는데 올해는 36개 기업에 41명이 취업도 아닌 현장실습을 나가 있다”고 토로했다. 조용 경기기계공고 교장은 “교사가 4~5개 기업 다녀서 겨우 한 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유 부총리는 “국회의원 시절 법을 제정하면서 현장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만간 발표할 정부 종합대책에 오늘 들은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 ‘고졸 취업 활성화 대책’(가칭)을, 내년 2월 현장실습 관련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