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설 321개 학급(매입 6개원 포함), 병설 671학급, 공영형 88학급(22개원) 추진
내년 3월부터 맞벌이 자녀 학기 중 오후 돌봄·방학 중 돌봄 보장
통학권역 넓은 유치원, 폐원·모집보류 위기지역 통학버스 우선 지원

유치원 학부모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유은혜 부총리. 사진=교육부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정부가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유아교육 국가책임 확대’에 따른 ‘국·공립 유치원 비율 40%’ 조기 달성을 위해 국·공립유치원 확충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내년에 국·공립유치원 1080개 학급을 신·증설하고, 30여개의 단설유치원 설립 추진, 매입형·공영형 등 다양한 방식의 국·공립유치원 확충에 나선다.

또한 맞벌이·저소득·한부모 자녀 등을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방과후 과정을 확대하는 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방학기간 돌봄서비스중 유치원 이용, 급식 및 통학버스 제공 등 국·공립유치원의 서비스 질을 개선한다.

교육부가 6일 발표한 ‘2019년 국·공립유치원 1080학급 신·증설 및 서비스 개선’ 계획은 사립유치원 사태와 관련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유치원 폐원 등에 대비하고,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내년 1080개 국·공립유치원 학급 증설, 단설유치원 30곳 신설 추진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3월 새학기에 692개 학급이 개원하고 나머지 388개 학급은 9월부터 운영된다. 지역별로는 경기 240학급, 서울 150학급, 경남 68학급, 인천 54학급, 부산 51학급 순으로 국공립 취원율이 낮은 지역부터 먼저 만든다. 국공립 원아 2만여명이 늘어날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관련 예산은 교부금에 반영하되, 필요시 시·도교육청 예비비를 우선 활용할 예정이다.

교사의 경우는 임용대기자 및 기존 교원 재배치 등을 최대한 활용해 내년 3월에 우선 선 배치하고, 관계부처와 교원 정원 증원에 관해 협의를 완료한 후 상반기 중 교원을 선발해 9월에 신증설 학급에 배치할 방침이다.

단설유치원은 완공까지 2~3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내년 1월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개최해 30여개 정도의 단설유치원 심사를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매입형, 공영형 등 다양한 방식의 국·공립 확충도 추진한다. 내년 3월 서울에 매입형 유치원 1개를 개원하고 9월 중에 추가로 5개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다만 이때 불법·편법 폐원, 모집보류 등 학습권을 침해한 유치원 건물의 경우 매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학기 중 오후 돌봄·방학 중 돌봄 보장, 급식제공 및 통합버스 확대

아울러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지만, 사립유치원에 비해 통학버스 운영부족, 맞벌이 자녀의 경우 불충분한 돌봄 등에 대한 개선 요구가 제기되는 점을 반영해 국·공립유치원 서비스 질 개선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3월부터 맞벌이, 저소득, 한부모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 오후 5시까지 돌봄 참여를 보장하고, 앞으로 희망자에 대해서도 시도별 여건에 따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방과후 과정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방학 중 돌봄 서비스와 함께 내년 여름방학부터 유치원별 여건 및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직영 또는 위탁급식을 제공하고, 600억원의 예산을 반영해 국·공립유치원의 통학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병설유치원 운영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에는 4학급 이상은 추가로 행정직원을 배치하고, 겸임 중인 행정직에 대한 겸임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사립유치원이 일방적으로 폐원‧모집보류를 할 경우 교육지원청별 병설유치원 긴급 확충, 지자체 등의 임대 활용, 폐원 예정 유치원의 단기임대 등을 통해 원아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불법·편법 폐원을 시도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회계감사 후 적법한 폐원절차를 진행토록 할 계획이다.

현장반응은 '우려'..."땜질식 졸속 추진 문제, 중장기적 계획 나와야"

하지만 교육부의 이 같은 계획이 무리 없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학교 여건 등 검토할 사항이 적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돼 중장기적인 유아교육 공공성 확대 계획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의 한 초등 특수교사는 “현재 유치원이 있는 곳에 병설학급을 늘리기 위해 특수학급 교실은 좁은 구석교실로 옮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교장선생님이 그렇게는 안 된다고 막아주셔서 다행이지만 다른 학교 상황도 비슷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교실이 부족하면 언제나 1순위는 특수학급이다. 학생 수가 적고 통합 많이 하니 교실 적게 쓴다는 것이 이유다”라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되풀이해야 하는지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내년 3월에 26학급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병설학급을 늘려야 하는 화성오산의 한 초등교장은 “정부정책은 땜질식이다. 유휴교실을 사용하는 것은 거시적으로 초등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유치원 시설기준, 급식, 원장, 학생 등하교 등 파생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성의 경우 구도심은 유휴교실이 있지만 신규 유입되는 신설학교는 지금도 과밀학급”이라며 “학부모가 원하는 지역에는 유휴교실이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 교장도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 5세반 1개 학급을 둘로 나눠서 하라고 하는데 이럴 경우 아이들 활동 공간이 좁아져 교육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초등학교 교장 입장에서 보면 유아교육 전문가도 아니고 병설유치원 원장과 원감을 겸임해야 하는 데 유아교육을 제대로 지원하는 데 있어 학부모들의 민원이 계속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특히 “학생 수가 부족한 초등학교의 경우 학급을 증설해도 원아 모집이 어려울 수 밖에 없고, 통학버스를 지원해도 안전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어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급하다고 초등학교에 학급만 증설한다고 지금의 사립유치원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며 “단설유치원 확대 등 좀 더 본질적이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유아교육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