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소탈한 교육감 모습 보기 좋아"
교사 "현장 직접 보고 느낀 점 많을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학교 속으로, 학생 곁으로 서울교육 심층 탐방’을 이유로 서울 관악구 인헌고에 출퇴근하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을 직접 만나는 현장 체험을 진행했다.

조 교육감은 이 기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감이 생각하는 10년 후의 학교’를 주제로 수업을 했으며, 점심시간에는 직접 배식을 하는 등 현장 소통을 위한 활동에 전력했고 명예교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교육감의 수업을 듣고, 급식을 배식을 받는 등 직접 몸으로 접한 학생들은 어떠한 생각이 들었을까. 본지에서는 인헌고 학생들이 느낀 조희연 교육감의 모습을 전한다.

수업, 배식, 등굣길 학생 맞이 하는 교육감..."따뜻하고 소통에 최선"

▲인헌고 1학년 김은미 학생=조희연 교육감이 학교로 온다는 말을 듣고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담임 선생님과 같은 사회학 전공이라는 것을 알게 돼 친밀감이 생겼다. 점심시간에 급식을 배부하는 낯선 남자를 보고 저분이 조희연 교육감인가 생각했는데 맞았다. 조 교육감은 나에게 “여자애들은 남자애들보다 밥을 조금 먹지?”라는 말과 함께 적당한 양의 밥을 식판에 놓아 주었다. 배식하는 교육감의 모습에 따뜻한 인상을 받았다.

또한 며칠 동안 아침 등교 시간에 교문에 서서 학생들을 반기며 학생들과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에서 소통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관악구 인헌고를 찾아 학교 현장 체험을 실시했다. 사진은 '10년 후 학교의 모습'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관악구 인헌고를 찾아 학교 현장 체험을 실시했다. 사진은 '10년 후 학교의 모습'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우리 반에서 사회 수업을 했다. '미래의 학교는 어떻게 변할지', '현재 진행 중이라는 4차 산업혁명은 어떠한 것인지'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중간에 기자들이 들어와 사진을 찍어 수업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고 부담스러워 아쉽긴 했지만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일주일의 시간을 돌아보니 생각보다 재밌고 좋은 분 같았다. 나중에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학생의 학교 혁신 제안 받는 교육감..."진지함, 소탈함, 관대함 느껴져"

▲인헌고 2학년 교육동아리 에듀벌(Education Glober) 소속 허수연, 김민제, 연제원, 전승아 학생=우리는 세계 교육 제도를 알아보고 토론하며 학교에 혁신 제안을 하는 교육동아리 에듀벌 소속 학생이다. 조희연 교육감이 온다는 소식에 학교 혁신 제안으로 △제2 외국어 선택지 확대 △방과 후 수업 활성화 △토론 수업 활성화 △실용적인 수업 △과목별 연계 수업을 준비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관악구 인헌고에서 학교 현장 체험을 실시하고, 학교장으로부터 명예교사 위촉장을 받았다.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관악구 인헌고에서 학교 현장 체험을 실시하고, 학교장으로부터 명예교사 위촉장을 받았다. 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마침내 동아리 시간이 되어 우리가 준비한 제안을 들은 조희연 교육감은 구청에서 주도하는 방과후 수업을 활용해보길 권했다. 이어 토론 수업을 더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시도별 토론 대회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답을 주었다. 또 수능을 없앨 수 있는지, 상대평가로 인해 과도한 성적 경쟁과 입시부담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었더니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변경하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해주었다. 우리와 질문에 정성을 다해 답하는 교육감의 모습에서 진지함과 소탈함, 관대함이 느껴졌다.

교사 "생각보다 현장 어렵다는 교육감 말에 기뻐"...관료 등 교육관계자도 함께 와 보기를

조희연 교육감의 학교 현장 체험을 옆에서 지켜본 김은형 인헌고 교사는 “교육감이 직접 현장에 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며 “현장을 둘러보고 직접 목소리를 들으니 정책에 반영할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 교사는 "교육감만 교육현장에 올 게 아니라 관료와 교육학자, 교육 관련 정치인도 와서 직접 봤으면 좋겠다”며 “학교 현실을 모른 채 이론만으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