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문제는 교육이 아니라 '안전'이다
[시론] 문제는 교육이 아니라 '안전'이다
  • 한치원 기자
  • 승인 2018.12.2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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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호 경기 성남서초등학교 교사
천경호 경기 성남서초등학교 교사

개인별 체험학습 현황 제출 협조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이유는 하나. 강릉으로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한 아이들이 사회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개인별 체험학습 현황을 제출해야 하나?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활동을 적극 권장하던 교육부. 한 때 경기도에서는 학급단위 현장 체험학습을 권장해서 간단한 계획서를 제출하면 학급 아이들을 인솔해서 버스비 정도를 지원받아 체험학습을 다녀올 수 있었다.

체험학습관련 사고들을 살펴보면 시설 안전, 버스 같은 차량 안전, 혹은 시설 관리 소홀이 전부다. 교사나 학생의 실수로 아이들의 목숨을 잃은 경우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교육부는 그 책임을 교사에게 묻는다.

대표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들 수 있다. 사람을 태우고 먼 곳까지 운항하는 배의 시설 안전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사람들은 놔두고, 체험학습을 가는 교사들에게 100페이지도 훨씬 넘는 매뉴얼을 만들어 수 십개의 공문을 쓰지 않으면 갈 수 없게 만들었다.

이는 체험학습을 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매뉴얼에는 청소년수련시설로 인증을 받은 곳으로 가더라도 정수기의 수질 안전 검사서 등까지 확인을 하라고 되어 있었다. 

놀랍지 않나? 교사들이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신경을 쓰기보다 체험학습 장소의 수질안전, 식품안전, 소방안전, 시설안전을 살펴보아야 한다니... 그럼 도대체 수질안전, 식품안전 등을 관리감독 하는 기관에 대해 교육부는 절대 불신을 하고 있다는 건가?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왜 학교가 이를 책임져야 하나? 왜 교사가 이를 확인해야 하나? 교사가 안전전문가인가? 그래서 3년마다 교사들에게 안전교육 15시간을 이수하라고 하는 건가?

소방안전은 소방청이, 식품안전은 식약청이 책임져야 한다. 시설안전, 교통안전은 국토교통부가 책임져야 한다. 그들이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우리 아이들이 어디를 가건, 언제 나가건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왜 교사에게, 학교에게 책임을 묻나? 교육은 공정성이 제일의 가치라며 마치 대학입학을 위해 초중등 12년을 보내는 것처럼 말해 놓고, 또 언제는 학교폭력이 학교의 인성교육 문제라며 아무렇게나 내지르는 사람들. 도대체 당신들이 교육에 대해 아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에게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고 귀 기울여 왔나?

교육부는 개인별 체험학습 현황 조사 협조라는 공문을 철회하라. 그럴 시간에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체험학습을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 교육부는 국토교통부와 소방청, 식약청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체험학습을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TF를 만들라. 그것이 지금,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이다.

한치원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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