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심층취재팀은 <학생부 비리>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교육현장 관계자들과 특별대담을 서면으로 진행했다. 빈번한 학생부 조작 사례와 학생부 비리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학생부 비리문제 해결과 신뢰성 회복을 위한 대담에는 고교와 대학 관계자, 학부모 등 입시분야 다양한 전문가 7인이 참여했다. 

대담 참여자=장광재 부장(광주 숭덕고 진로진학상담부), 권혁제 교감(부산 사상고), 임병욱 교감(서울 인창고),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경희대 입학처), 오성근 처장(한양대 입학처), 김경모 실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지원실), 박주희 실장(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 

 

<특별대담 참여 교육전문가>

 

<질문 1 > 우선 이번에 수능을 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응원 한마디 한다면?

장광재 부장 :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을 정리하는 수능시험에서 실수하지 않고 최선의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

권혁제 교감 : “가슴에 꿈을 지닌 사람은 멀리서도 빛난다고 했다. 꿈을 향해 이 힘든 과정을 잘 이겨온 학생, 학부모님을 응원한다.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고 수능에서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한다. 대한민국 수험생 여러분 화이팅!”

임병욱 교감 : “12척 배로 최후의 승리를 이끈 이순신 장군처럼 자신감으로 최후까지 집중하시길...”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 : “자신을 믿으세요. 지금까지 해 온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긴장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면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마지막까지 힘내세요.”

오성근 처장 : “먼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어느 대학 가느냐보다는 대학 가서 어떻게 공부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학입시 자체에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실력발휘 하시길!”

김경모 실장 : “그동안 닦아 온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열심히 응원해 준 가족과 선생님 그리고 동료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학부모님 나름대로 열심히 해 온 자식들이 대견해 보이시지요?”

박주희 실장 : “인생에서 여러 번 평가받을 기회가 있는데, 고3으로서 치르는 수능이 첫 평가일 듯하다. 대부분의 평가는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만 한다면 그 결과는 평소의 나 자신을 솔직하게 나타낸다. 열심히 공부해 온 자신을 믿고 수험생들 화이팅!”

<질문 2 > 현재 입시에서 학생부는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임병욱 교감 : “학생부는 현 입시의 절반 이상이다. 메이저 대학은 8할이다. 제출 서류의 최후 보루이고 취업과 결혼까지 가는 최고의 이력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록은 늘 그렇듯 과거의 것이고 제한된 글자수로 진정성의 의미는 행간에 감춰지기도 한다. 전문가나 교육받은 자가 읽고 평가하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 : “정시 수능전형과 수시 논술전형에도 학생부가 반영되긴 하지만 수시 학생부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활용된다. 전국 대학으로 보면 현재 학생부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약 70% 수준을 선발하고 있다. 수험생이 선호하는 주요 대학도 학생부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약 40%를 선발한다. 학생부전형의 모집인원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야말로 지금은 학생부 전성시대다. 입시는 전략이 아니라 학교생활이다.”

오성근 처장 : “현재의 대학입시에서 학생부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주요대학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는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 질문 3 > 각 고교에서는 어느 정도 신경을 써서 학생부를 준비하고 있는가?

장광재 부장 : “이미 일선 학교에서 학생부 작성은 수능시험 준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개별화된 학생부 작성을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비교과 활동과 더불어 특색 있는 수업과 학습활동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최상의 학생부가 작성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권혁제 교감 : “학생부의 의미 있는 기록을 위하여 고교에서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과 대회를 통해 학생이 꿈과 끼를 발휘할 수 있는 장(Field)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교내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여 자신의 성장과정을 만들고 역량을 키운다. 정확한 기록을 위해 학생 활동 중심 수업을 실시하고, 서술형 평가, 상호평가 등 평가 방법을 개선할 뿐 아니라 창의적체험활동, 진로활동, 독서활동 등 비교과 활동에 상당한 예산과 노력을 투입 하고 있다.”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 : “학생부 읽는 사람(Reader), 입학사정관으로서 매년 학생부 기록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의 시기에는 교과활동에 초점을 둔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과 독서활동의 기록에 가장 큰 변화가 있다. 객관적 사실에 대한 양적 기록도 많이 늘어났지만, 지원자를 세밀히 관찰하고 개인의 특성을 파악한 교사의 주관적 평가가 많아졌다. 요즘 교사들은 학생부에 디테일을 입히고 있다. 숫자를 중시하는 입시에서 글자를 중시하는 입시로 바뀌고 있다.”

< 질문 4 > 학생부를 정정 또는 심지어 조작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는데, 이런 것이 고교에서 흔히 있는 현실인지 아니면 일부에 제한된 것인가?

권혁제 교감 :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부 기록은 절차와 규정이 엄격하여 정정이나 조작이 불가능하다. 보도된 학교와 같은 경우는 거의 일어날 수 없으며, 일선학교에서는 학생부 작성에 있어 계획, 실시, 평가의 전과정이 기록으로 남고, 이중 삼중의 점검을 거침으로 가장 신뢰성 높은 자료라 할 수 있다.”

임병욱 교감 : “학생부는 기록 내용은 학교생활이다. 봉사 서류의 늦은 제출, 상장 기록의 누락, 신임교사의 기록요령 미숙지 등을 제외하면 정정할 일이 별로 없다. 누가 시험을 잘 봤는지, 누가 수상했는지, 누가 모범생인지 세상이 다 안다. 기록을 정정할 때는 학교장이 위원장인 학업성적관리위원회 10여 선생님께 정정 전후의 내용을 결재 받아야 한다. 조작과 날조는 원천 불가다.”

오성근 처장 : “학생부 성적 조작은 있어서도 안되며, 대학에서는 나중에 문제가 되면 입학을 취소할 수도 있다. 고교와 대학이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학생부에 충실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학생부 조작으로 대학에 합격한다고 해도 대학의 교육과정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만아니라 봉사와 같은 비교과 내용은 입학사정관들이 더욱 철저히 살펴보는 분야로 정확한 학교생활이 나타난 학생부를 대학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주희 실장 : “학생부는 학교와 학생 간 서로 공유하는 내용이어서 학생부를 의도적으로 정정하더라도 외부에서 바로 발견하기 쉽지 않다. 특히 학교는 가능한 수시모집 기간 중에 많은 학생들을 좋은 대학교에 보내려 하기 때문에 서로 쉬쉬하며 암묵적으로 학생부 조작행위를 유도하게 된다.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는 정정사유 증빙서류를 바탕으로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된다고 되어 있지만, 현재 적발된 정정 사례들을 보면 그 지침이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 질문 5 > 학생부의 신뢰성이 대학입시에서 특히 중요시 되는데, 대책이 있다면?

권혁제 교감 : “학생부 정정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여 학생부 정정 조건을 나이스시스템에 반영하여 부당 정정 행위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정 전후에는 비교가 가능하도록 학생부와 정정이력을 온라인 대입전형 자료로 함께 제공하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교사의 책무성도 강화하여 학생부 무단 정정을 성적 조작행위로 간주 최고 파면조치까지 징계 양형 기준을 강화하고, 대학은 서류 및 면접 평가를 통해 학생부 기록에 대한 추가 확인작업을 통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임병욱 교감 : “2014년 기준 전국 4개 유형의 2325개 고교가 있다. 개중에는 240여 페이지나 되는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을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모든 학부모는 학부모나이스 서비스로 자녀의 모든 학생부 기록을 볼 수 있다. 교사, 학부모 연수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경모 실장 : “학생부의 신뢰성은 학생부 전형을 하는 대학들의 다인수 다단계 전형 과정을 통해 일정 수준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은 대학 자체의 자구적인 검증 노력과 더불어 상위 수준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가동이 필요할 것이다.”

< 질문 6 > 입시제도의 안정성과 입시제도 개선을 위해 정책담당자, 학교현장 담당자, 학부모, 교육전문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장광재 부장 : “입시는 공정성, 안정성, 예측가능성, 사회공익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특히 대학입시는 미래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두가 인정하는 신뢰성이 확보가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단기간에 변하는 입시가 아니라 10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입시 제도를 정착시킬 수 있었으면 한다.”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 : “학생부전형은 학교교육과정과 학교활동에 기반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불가피하게 학교간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학생지도에 충실한 학교와 그렇지 않는 학교, 학생부에 잘 기록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는 학교간의 입시 결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정책당국은 제도 정착을 위해 우선적으로 학교간 차이 줄이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경모 실장 : “입시 정책의 효과는 일관성과 지속성에 달려있다. 이제까지의 대입개선 정책은 그때그때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는데 일정정도 효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그러한 개선이 이전 정책과 주요한 부분에서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해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 질문 7 > 기타 추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권혁제 교감 : “우.문.현.답. 즉 우리 교육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교육문제 특히 입시문제는 현장 전문가인 교사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박주희 실장 : “부정과 비리, 조작, 거짓이 엄습한 학교에서 제대로 된 인재가 탄생할 리 없다. 양심 있는 교육자는 당장 눈앞의 성과를 탐내지 않고 멀리 한국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학생 평가 기준의 다양성과 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되어 왔는데, 이를 지키려면 학교나 학생 모두 양심과 정직을 기본 마음가짐으로 삼아야 한다.

* 그동안 [심층취재][단독] <학생부 비리 1-6편>에 보여주신 폭발적인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심층취재팀 eduin@edu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