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①'투자 낮은' 교사양성 교직과목 개편 시 유의할 점
[특별기고] ①'투자 낮은' 교사양성 교직과목 개편 시 유의할 점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9.01.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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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기 시작하면서 교직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등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인구절벽에 가까울 만큼 학생 수가 줄면서 교사양성기관의 교육과정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사양성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직과목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에듀인뉴스>는 교사양성 교육과정 개편에 앞서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가 지난달 한국교원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 방향 탐색' 중 일부를 수정·보완해 1,2편으로 나눠 싣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I. 들어가며 

교사양성교육에 대한 신규교사나 학교 현장의 불만은 세계 어디나 높다. 의사, 법조인, 성직자 양성교육에 대한 불만은 교사양성교육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 일반대학은 대부분 특정 직업인 양성이 아니라 관련 전문 지식과 어느 직업을 갖든 입직 후 힘들지 않게 필요한 것을 배우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역량을 길러주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기업체에서 불만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책임 회피가 가능하다. 

그러나 교직이라는 특정 직업에 종사할 사람을 양성하는 기관이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하기가 어렵다.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학교교육이 성공하려면 이를 담당하는 교사를 제대로 양성해야 한다.  

교사양성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교직과목 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작업이 성공하려면 시스템 공학의 차원에서 지금까지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고, 주어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이 변화 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따져 변화 가능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상수로 받아들이고, 변화가능한 부분일 경우에는 변화 자체를 시스템 설계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 글은 교직과목 개편 시 상수로 받아들여야 할 것은 무엇인지, 교직이라는 시스템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요인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II. 교사양성교육에 대한 투자가 낮은 이유

그동안 연구결과에 비추어보면 교사양성교육이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투자 부족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 교수 1인당 학생 수, 시설 설비 투자 등 제반 투입에서 교대나 사대는 다른 전문직종 양성기관에 비해 현저하게 뒤쳐진다(박남기, 2018). 이렇게 투자가 낮은 이유는 교직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교직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직결된다. 

◆ 가르치는 일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교사양성기관에 이렇게 투자하지 않거나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근본적인 뿌리에는 가르치는 일은 다른 전문직종과 달리 전문적인 양성기관을 거치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가령 의사나 변호사도 아주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라면 실은 개인들이 혼자서 공부하여 수행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직업의 경우에는 특정 양성기관을 거치지 않으면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자격이 없으면 해당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서 허가받은 양성기관이 해당 전문직종 공급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 무자격증자가 관련 행위를 하면 심지어 의료법이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다. 

반면 가르치는 일의 경우에는 부모나 사회 일반인, 해당 분야 경험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고 있고 법적으로도 허용하고 있다. 가르치는 일을 전업으로 하는 학원강사도 누구나 할 수 있다.

가르치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보편적 인식으로 인해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거나, 고급 시설 설비 투자를 하거나 많은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사회, 국회, 행정부 등이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종합대학 내에서 교육 여건이 가장 열악한 곳이 사범대학이다. 이로 인해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여건은 일반대학보다 더 열악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교직의 사회경제적 지위

교수행위에 대해서도 의료나 변호 행위처럼 무자격 행위자는 처벌한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질 것이다. 특정 직종을 자격증 소지자만 독점할 수 있도록 국가가 강하게 보호할 경우 그 직종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공공교육기관 교직에 대해서는 공급기관에게 상당한 독점권을 허용하고 있지만 수요가 많은 민간 부분 교육자에 대해서는 공급 독점권을 주지 않고 있어 교직 경우 공급 독점 효과는 한정적이다.

공급 독점이 이루어질 경우 해당 직종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높아지게 되고, 그러면 양성기관은 높은 교육비를 부과하고, 필요한 고급 교육을 시킬 수 있다. 그리고 늘어난 예산을 바탕으로 관련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도 가능해진다.

교직의 급여가 높아지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전문 직종에 비해 종사자 수가 상대적으로 아주 많으며, 이들이 재직하는 교육기관이 공공기관이어서 급여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의사와 변호사는 강한 통제를 받기는 하지만 절박한 상황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일반인들이 쉽게 취득하기 어려운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개인 사업자이다. 반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교육기관의 교사는 (준)공무원 신분이고, 종사자의 수도 아주 많아 이들의 소득 수준이 강하게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교사양성기관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관련 연구비도 열악하여 체계적 지식과 노하우가 다른 분야에 비해 제대로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교육과 관련된 체계적인 기초 연구마저도 연구비 지원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다른 분야에서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사양성교육에 대한 낮은 투자는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설계에 포함시켜야겠지만 당장 추진할 교직과목 개편 작업에서는 주어진 상수로 처리해야 한다.

투자 자체가 늘기 어려운 상황을 전제하고 그 여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교직과목 시스템 설계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III. 전문직종 양성체제별 실무 교육 유형

교직과목이란 말 그대로 교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문 지식과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과목이다. 우리나라 교사양성제도는 수요와 공급을 거의 일치시키고 있는 초등교사양성과 그 외의 교사양성으로 나뉜다. 교직과목을 설계할 때에는 이러한 교사양성제도의 차이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전문직종 양성제도는 임용제도와의 관계에 따라 양성후임용형(양성임용일체형), 양성후선발형(양성임용연계형), 선발후양성형의 세 가지로 나뉜다. 유형에 따라 교직과정 목적과 구성의 초점이 달라져야 한다. 유형에 적합한 교직과정 제도와 운영 체제를 만들지 못할 경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양성임용일체형: 의무발령 사관학교, 경찰학교 시스템 

양성임용일체형에서 양성기관은 대부분 양성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폐쇄형이다. 양성기관에 입학해 소정의 양성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경우 특별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곧바로 해당직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양성후 곧바로 임용하는 체제다. 과거 의무발령 시절의 국립 교사양성기관, 그리고 현재의 사관학교, 경찰학교 등의 특수목적대학이 여기에 속한다. 일반대학의 의대 졸업생은 사관학교와 달리 졸업후 의사고시에 합격해야 하지만 대부분 합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의대도 일종의 양성임용일체형 기관으로 간주된다. 

이 체제에서는 졸업 후 곧바로 해당 직종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기초 지식과 필요한 실무 역량을 길러주고, 이를 위해 충분한 실습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다른 특수목적대학들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의무발령제도 시절의 국립교사양성기관은 다른 일체형기관과 달리 충분한 실무역량이나 지식을 갖추도록 교육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교사양성기관에 대한 낮은 투자때문이기도 하다.

사진=픽사베이

◆양성임용연계형: 초등교사 양성 실습기간 늘려야, 중등교사 선발 후 바로 임용 문제

높은 임용률 보장 체제=양성임용연계형은 양성기관에 자격증 수여 독점권을 부여하지만 임용을 보장하지는 않는 체제로서 현재 우리나라 교사양성임용체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양성임용연계형을 택하더라도 양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높은 임용률(혹은 해당 직종 취업률)이 보장되어야 한다. 높은 임용률이 보장되면 거의 양성임용일체형과 같으므로 교직과정 구성과 운영도 일체형에서처럼 필요한 기초지식만이 아니라 실무역량을 제대로 길러질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초등교사 양성교육과 법학전문대학원이 여기에 속한다. 교대 졸업생은 임용시험에 합격하면 2주 정도의 짧은 직전교육만 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반면,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은 변호사시험 합격후 6개월간의 실무수습을 거쳐야 비로소 ‘정식’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따라서 교대 교직과정은 졸업과 동시에 해당 전문직종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전문 지식만이 아니라 예비교사, 초등교사, 교장, 학생, 학부모,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신규교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 역량을 철저히 분석하여 주어진 기간 내에 해당 역량을 제대로 길러줄 수 있도록 개편해야 한다. 

현재의 4년 교육 기간으로는 필요한 기초지식과 역량을 길러주고, 충분한 실습기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간호사도 1000시간(*1일 8시간 기준 25주에 해당)의 실습을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교대생의 실습 시간도 최소 그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

만일 4년제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방학을 이용해 실습 기회를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다른 하나의 대안은 제대로 된 기초 지식과 실무 역량을 길러주되, 변호사처럼 임용시험 합격생이 6개월 정도 수습교사 기간을 거쳐 2급 정교사가 되게 하는 것이다. 

낮은 임용률 체제=전문직종 양성교육은 특성상 높은 임용률을 보장해주어야만 양성 체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초등교사 양성을 제외한 다른 양성 시스템의 경우에는 높은 임용률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직종이라고 하면서도 졸업생의 임용률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구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직의 전문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졸업생의 임용시험 합격률이 낮은 경우에는 실무 교육을 제대로 시키거나 장시간의 실습을 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타당하거나 합리적이지도 않다. 교직과정을 통해 실무 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것이 타당하거나 합리적이지 않으며 현실적으로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 경우 많은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실습학교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국가와 개인의 재원과 시간 낭비 문제도 심각해진다. 

사회 일반의 인식처럼 누구나 가르칠 수는 있다. 하지만 학급이라는 상황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많은 학생을 한꺼번에 가르치고 생활지도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전문적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현행 교사양성과 임용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사대의 교사양성 과정을 통해 전문직 종사에 필요한 실무 역량을 제대로 길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성임용일체형에서의 양성기관처럼 재학생들에게 실무역량을 충분히 길러주었다고 가정하고 선발 후 곧바로 임용하는 것이다. 

만일 현재처럼 낮은 임용률을 유지하고, 모두가 동일한 프로그램 안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고자 한다면

교직과정은 실무보다는 전문지식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가 될 수 없는 많은 학생들에게 억지로 실무 역량을 길러주거나 긴 시간의 실습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이때에는 이하에서 설명할 선발후양성체제에서처럼 기본지식을 측정하는 임용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교직 실무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과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하나의 방안은 일반대학의 교사양성 프로그램을 이원화해 재학생 중에서 교직 희망자를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교직 수행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역량을 길러주고 실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직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때에는  비교직과정을 택하는 학생을 굳이 사대에서 교육시켜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선발후양성형: 사법연수원 법조인 양성 체제...고교교사 배출 가능 

전문직 종사자를 양성할 때 선발 후에 양성과정을 통해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소명의식과 지식 및 역량을 기르는 선발후양성형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선발시험은 전문직종 수행 역량이 아니라 관련 지식 수준 측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이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학생을 기르는 대학이나 관련 기관은 전문직 종사자 양성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선발 시험에 맞추어 학문적 기초 및 관련 지식을 가르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춘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대상으로 사법연수원에서 법관을 양성했던 과거 법조인 양성 체제가 여기에 속한다. 이 때 법대는 법관양성기관이 아니므로 실무를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선발후양성체제를 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선발 대상이 특정한 학문적 배경을 반드시 갖지 않아도 되거나 아니면 오히려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갖는 것이 더 바람직해야 한다. 또 하나는 해당 선발시험을 준비시키는 대학(기관) 졸업자들이 졸업 후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분야에 널리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 기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졸업 후 무직자(고시낭인)가 될 가능성이 극히 높다.

고등학교 교사는 특정 교과에 대한 전문적 지식 수준이 높은 사람이어야 하므로 선발후양성형에 의해 배출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과학 전과목, 혹은 사회 전과목을 가르치거나 다양한 교과를 가르칠 필요가 있는 중학교 교사는 선발후양성체제가 적합하지 않다. 

※ 2편에서는 △교직과목 담당 교수와 내용 △기존 교사양성제도 구성원, 제도 특성, 그리고 문화 등의 내용이 이어집니다.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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