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②'투자 낮은' 교사양성 교직과목 개편 시 유의할 점
[특별기고] ②'투자 낮은' 교사양성 교직과목 개편 시 유의할 점
  • 권호영 기자
  • 승인 2019.01.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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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기 시작하면서 교직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등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인구절벽에 가까울 만큼 학생 수가 줄면서 교사양성기관의 교육과정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교사양성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직과목 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에듀인뉴스>는 개편에 앞서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가 지난달 한국교원교육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 방향 탐색' 중 일부를 수정·보완해 1,2편으로 나눠 싣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IV. 교직과목 담당 교수와 내용 

 ◆ 교직과목 담당 교수: 교사를 기르는 교사, 전문가인가

교사 양성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 교수 요원인데 그동안 이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교사양성기관이 우리 사회와 교육계가 바라는 역량 및 소명의식을 갖춘 교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구에 근거한 교수 채용, 직전 연수, 현직 연수 정책이 수립·집행되어야 할 것이다. 

교사를 기르는 교사라면 교수법을 비롯해 교육에 정통한 전문가이고, 일반 교사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태도, 역량, 교육에 대한 소명의식 등을 갖추었을 것으로 가정하기 쉽다. 특히 교직과목 담당 교수들은 당연히 그러하리라고 믿겠지만 교사양성기관 교수 채용도 일반 대학처럼 연구 실적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정과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교사양성기관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 기관 교수 요원에 대해서라도 사전에 혹은 채용 후에라도 관련 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에는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교육학적 지식과 역량 및 태도, 그리고 교사를 기르는 교수로서의 소명의식을 갖추기 위한 과정 이수를 전제로 채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현장 경험이 없을 경우에는 실습학교에서 적어도 6개월은 직간접 실습을 통해 현장에 대한 감을 익히는 것으로 조건으로 채용해야 한다.

양성임용 일체형의 경우 해당 전문직종 수행에 필요한 과목의 경우 종사자가 양성에 직접 참여한다. 사관학교만이 아니라 신학대학에는 현직 신부가 성당과 대학을 순환하며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의대에서도 의사인 교수가 의사 양성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법관양성교육을 실시하는 사법연수원 교수도 대부분이 부장판사나 부장검사이다.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초창기에는 현직 판사와 검사를 교수요원으로 파견해 양성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했고, 그 이후에는 모든 법학전문대학원이 법조인 출신 교수를 대거 충원했다. 시범적으로 교육대학교 교직과목 담당 교수에 대해서라도 현장에서 존경받고 실력이 뛰어난 교사를 교수요원으로 일정기간 파견해 양성에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면 교사양성교육의 질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교직과목 담당 교수와 관련한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교직과목의 절반 정도를 외부 강사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사가 더 뛰어날 수도 있지만 교직과목이 교육학적 지식만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소명의식과 교직 수행에 필요한 제반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과목임을 감안하면 교육학 박사학위만 취득한 강사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양성기관 교수를 늘려야 한다. 

교수 수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교수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있기는 하다. 교직과목의 경우에는 하나의 과목을 20-30명 단위로 나누어 여러 차례 반복 강의를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교수는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강의를 진행한다. 그의 수강생들은 20명 기준으로 배정된 강사(조교)와 함께 배울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학습·토론하고 강의에 임한다. 

만일 30명 단위로 강의를 해야 한다면 샌델 교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학생은 100명 이하가 될 것이다. 교직과목에 적용하고자 할 경우 강사(조교)는 현장 경험이 있는 석박사 과정 수료생 이상자로 하고, 이들이 수강생들과 함께 사전에 이론에 대한 토론과 실제 적용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기회를 갖게 하면 될 것이다.

마이크 샌델 교수의 '스파이던맨의 정의' 강의 모습. 사진=ebs 캡처

◆교직과목 내용과 운영: 교직과목에 '학급경영' 형식적 포함 또는 포함 않는 사범대도

초중고의 교과목과 달리 교사양성기관의 교직과목은 과목명과 해당 과목에 들어가야 할 간략한 내용만 제시되어 있다. 교수들이 실제로 해당 교직과목 목적에 부합하게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양성기관 평가에서도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가령 ‘교육행정 및 교육경영’이라는 교직과목에서 교육경영은 학급경영을 의미하고, 따라서 해당 과목에서 학급경영을 가르치도록 되어 있다(박남기, 2016). 

그렇지만 해당 교직과목에 학급경영을 아주 형식적으로 포함시키거나 아예 포함시키지 않는 사범대학이 많다. 동일한 교직과목이라고 하더라도 대학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동일한 대학 내에서도 동일 과목을 담당하는 교수(강사)에 따라 가르치는 내용이 상이한 경우도 많다. 교직과목 강의가 담당 교수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보니 과목명이 바뀌어도 가르치는 사람이 동일하면 내용은 별로 바뀌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를 완화시키기 위해 교대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추진기획단에서는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3년부터 2006년 말에 거쳐 전국 교대의 제반교직과목(각과 교육학 포함)담당 교수들이 참여하는 교직과목 교수요목 및 교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관련 교수들이 대부분 참여하여 공동 개발하였고, 적용 프로젝트까지 병행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 교육대학교 교직과목 내용은 어느 정도 체계화가 되었다. 

교직과목 개편 목적을 달성하려면 과목명과 간단한 교수요목 정도만 제시되어서는 안 된다.

교사양성기관 평가, 혹은 교직과목 운영 평가 등을 통해서 해당 교수요목과 기대되는 교수법에 따라

제대로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관련 교수, 학회, 교직단체,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고 각 교직과목에 포함되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교재나 학습자료 개발 작업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대학에서 교수들이 교재대로 가르칠 의무는 없으므로 초중등학교와 달리 교재를 개발한다고 하여 교육과정 획일화나 교수의 자율성이 침해되지는 않는다.

V. 기존 교사양성제도 구성원, 제도 특성, 그리고 문화 

제도만 바꾸면 실제가 바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소박한 제도개혁론이다. 제도가 바뀌더라도 기존의 문화와 부합하지 않으면 제도는 뿌리내리지 못한다. 교직과목 개편 시에도 소박한 제도개혁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교직과목 운영에 대한 교사양성기관 구성원의 문화다.

문화는 ‘복잡계에서 많은 구성원이 상호작용하여 떠오르는 집단 성질’이다.

따라서 교수와 예비교사들이 교직과목에 임하는 문화를 염두에 두며 교직 과정 개편, 운영 방법 등을 설계해야 한다. 

사범대학의 경우 교직과정을 외부 강사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전공교과에 비해 소홀히 대하는 경우도 많다. 교직과목에 대한 교사양성기관 구성원의 인식 전환을 위한 보완장치가 병행되지 않으면 그동안의 시도처럼 교직과정 개편 노력은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교직과목 명칭, 내용 구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교사양성기관의 교직과목과 관련된 문화적 특성을 바꾸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직과정과 관련된 연관 체제까지를 함께 고려하는 복합체제 관점에서 교직과정이 설계되어야 한다. 연관 체제에는 앞서 제시한 전문직종 양성체제 유형만이 아니라, 임용시험체제, 수습교사제, 직전 연수제 등이 있다. 복합체제 관점적 시도를 할 때 새로운 교직과정은 제대로 발아하여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남기(2016). 초등교육행정의 개념과 구조. 고전·박남기 외 11인(2016), 초등교육행정의 이론과 실제(9~43). 경기도: 양성원.
박남기(2018.12.8). 한국 교사교육 성찰과 미래 방향 탐색. 한국교원교육학회, 한국교사교육 성찰과 미래방향(3~49). 한국교원교육학회 50주년기념 제74차 연차학술대회 자료집. 한국교총회관 단재홀. 
박남기(2018.12.21). 교직과목 개편 방안에 대한 의견(토론 1). 교육부, ‘교직과목 개편 방안’ 정책연구 결과 발표 및 의견 수렴(19-24). 서울교육대학교 에듀웰센터. 교육부정책연구포럼 자료집.

권호영 기자  lovtome34@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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