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수업혁신사례집 ‘교사, 수업하다’ 발간
신규교사 선정 100편의 실제 사례 담겨

사진=광주교육청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힘들게 교사가 됐지만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열정도 애정도 지식도 있지만 학생들은 맘대로 되지 않는다. 주위에서 책과 강연으로 알게 된 수업성공 사례를 교실에 적용하면 어쩐지 어색하다. 요즘 말로 ‘갑분싸’ 되기 일쑤. 

“자신의 장점을 적어서 내라”고 하면 학생들은 “저는 장점이 없다”며 어색해 한다. 그러고는 학생들 스스로 상처받는다. ‘학생 자치’와 ‘리더의 자세’에 대한 수업을 했더니 “역시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답한다. 

이런 날이면 교사들도 그날 밤 잠 다 잤다. 매일 매일 자책한다. 학생들의 유리잔 같은 마음을 깨트렸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다양한 교사들의 수업 실패 사연들이 공개모집을 통해 모여 책으로 나왔다.

공모 당시 명칭은 ‘수업폭망기’ 공모전. 최종 발간된 책 이름은 혁신수업사례모음-‘교사 수업하다’ 초등편과 중등편이다.  

책을 발간한 주인공이 광주교육청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최종희 광주교대광주부설초 교사는 공모에 제출한 글에서 “‘폭망기’라니! 내 수업이 평가 받는 것이 부끄럽거나 두려워서 교실문도 열지 않는 선생님들에게 망한 수업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들려달라는 것이 아닌가”라고  소감을 적었다. 이어 “‘이 수업 방법이 최고로 효과적이다’는 연수나 강의가 넘쳐나는 마당에 이런 사례를 모집한다는 자체가 재미있고 신선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수업폭망기 공모는 2017년 8월 시작 단계부터 SNS(페**북)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광주교육청은 ‘수업을 바꾸는 100가지 아이디어-수업 폭망기를 모집합니다’ 공모를 진행해 ‘교사의 수업 실패 경험 공유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자’는 제안을 정책화해 시행했다. 

해당 공모전 심사위원을 경력 3년 미만 신규교사로 채운 일도 획기적이었다. 지난 15일 기준 정식 배포를 시작한 지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교사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서울‧제주 등 전국 17개 시‧도에서 요청이 들어와 200부 넘게 관외 발송했다.

‘교사 수업하다’에는 수업 실패, 그에 대한 개선, 수업혁신 등 100편의 실제 사례가 담겨 있다. 각 사례는 교사들의 ‘성찰’, ‘나눔’, 학생과 교사의 동반 ‘성장’, 수업 ‘협력’이라는 4개의 주제로 분류됐다.

장휘국 교육감은 “수업만큼은 그 누구보다 현장의 교사가 전문가”라며 “교사의 전문성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자신이 가진 다양한 콘텐츠를 나눔으로서 전문성의 가치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교사의 자발성과 협력을 기반으로 교사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면서 “교사들의 수업혁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광주교육청은 ‘현장의 교사가 전문가입니다’라는 철학으로 교사 서평 나눔집 ‘교사, 독서하다’, 학습공동체 사례집 ‘교사, 함께하다’를 발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