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초등교원 '교육감추천입학제' 폐지를 철회하라”
[시론] “초등교원 '교육감추천입학제' 폐지를 철회하라”
  • 박용광 기자
  • 승인 2019.01.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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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한 광주교대 교수
황윤한 광주교대 교육과정과 교수
황윤한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중등교원은 과잉공급으로 교사가 남아돌지만, 초등은 수급조절을 잘해온 덕분에 비교적 양질의 교사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도서벽지와 농어산촌 같은 지역의 교사 부족현상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초등 임용시험에서 강원, 충북, 충남, 전남, 경북은 2015년, 2016년, 2017년 연속 지원 미달 사태를 겪었다. 특히, 전남은 이 기간에 실질적으로 정년으로 퇴임하는 초등교원 예정 인원과 명예퇴직 교사 수를 고려한다고 해도 매년 배 이상을 신규 채용하였다. 즉 임용 후 전남을 떠나는 현직 교사가 많다는 것이며, 이는 근무 기피지역이 된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정부는 초등교사들이 부족할 때마다 중등교사들을 연수시켜 임용하는 방안 외에는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단지, 광주교대가 추진해왔던 교육감추천입학전형제도(이하 교육감추천제)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제도도 대학교육협의회 결정에 의해 2019년 전형을 끝으로 폐지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교육감추천제의 도입부터 폐지까지를 살피고 어떠한 성과가 있었는지 확인해봄으로써, 왜 이 제도가 부활해야 하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초등학교는 왜 교사 부족 현상을 겪게 되었나

첫째는 광역시 분리 정책이다. 노태우 정부 때 ‘국토 균형 발전과 지역개발을 촉진하고 주민생활의 편익과 행정능률의 향상 도모’를 목적으로 추진된 지방 대도시의 직할시 승격이 문제 발생의 시작이다.

예를 들어, 1986년 광주시가 광주직할시(1996년 ‘광주광역시’로 명칭 변경)로 승격되면서 전라남도와의 순환근무가 막히게 되었다. 순환근무가 불가능해지자 현장교사들뿐만 아니라 교육대학 졸업생들이 임용시험을 볼 때 출퇴근 및 정주 여건이 좋은 직할시를 선호하고, 전라남도처럼 근무 여건이 열악한 농어산촌 지역은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둘째는 임용시험제도의 도입이다. 1953년 제정된 ‘교육공무원임용령’에 국립교원양성기관졸업자를 우선하여 채용하도록 하였고, 1973년 개정된 같은 법에서는 국립 또는 공립의 교육대학·사범대학 출신자들이 우선 채용된 후 부족한 인원을 사립의 사범대학 출신자들이 순위고사를 통해 채용되도록 규정하였다. 하지만, 1988년 같은 법 개정을 통해 사립 사대생을 위한 순위고사 자체를 폐지하였다.

순위고사 제도가 폐지되자 사립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교사의 신규채용에서는 국립 또는 공립의 교육대학·사범대학 기타 교원양성기관의 졸업자 또는 수료자를 우선하여 채용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직업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위헌소송을 제기하였고 헌법재판소는 위헌결정을 내려 교사채용은 공개전형에 의하게 되었다. 초등교사 공개전형 채용은 예비교사들로 하여금 근무지 선택의 기회가 되어,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등 지방은 임용시험 지원 기피지역이 되었다.

셋째는 교원 정년단축이다. 1997년부터 시작된 국가의 외환위기 이후 1998년까지 초등학교에서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명예퇴직 또는 정년퇴직한 교사는 5만 명을 넘었다. 또한 1999년 단행된 교원정년 단축 조치와 함께 언론을 중심으로 형성된 교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들은 교직사회의 혼란을 가중했다. 경제논리에 따라 소규모·소인수 학교들이 통폐합되면서 많은 교사가 수도권과 광역시로 대거 이동해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은 김대중 정부 내내 초등교사 부족사태가 지속했다.

전남초등교사 수급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던 1999년도의 국정감사 기록에 의하면, 교사부족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남교육청은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들을 보수교육을 통해 초등에 임명하는 방안 외에는 뾰족한 방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들을 특별연수 후 초등학교에 임용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되지 못하였다.

넷째는 현직교사들의 임용시험 응시 허용이다. 외환위기 이후 초등교사 부족 현상은 농어산촌 지역을 끼고 있는 지방에서 더욱 심각하였다. 이를 가속한 것은 2003년 대법원이 현직교사와 퇴직 후 2년 미만 교사들에게 임용시험 응시를 제한하던 것에 대한 위헌 결정이다. 당시 ‘교육공무원임용령’의 제11조의2(응시연령)와 제11조의3(응시자격)에는 ‘40세 이하’와 ‘교사자격증 소지여부’ 만이 규정되어 있어 ‘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한다’는 응시자격 제한은 헌법 제37조 ‘법률유보의 원칙’과 헌법 제25조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현직교사들의 임용시험 응시 비율은 점점 높아져 2017년 부산광역시의 경우 응시자의 36%가 현직 교사였다. 임용시험이 현직 교사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합격비율도 높다.

교육감추천제도 도입·시행까지

광주교대는 1997년 ‘교사 임용권을 가진 시·도 교육감이 학생들의 졸업과 동시에 임용할 것을 조건으로 추천하는 학생들은 특별 전형으로 우선 입학하는 제도인 ‘시·도교육감우선임용추천특별전형제도’를 제안하였다.

전남 지역에 초등교사들이 올 수 있도록 하려면 농어산촌과 도서벽지 출신 예비교사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들의 학비 일부를 지원하여 학업에 전념하도록 해 졸업 후 자신들의 출신 지역인

농어산촌 및 도서벽지 학교로 되돌아오도록 하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정부는 교사임용은 공개전형이어야 한다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제도 도입을 불허했다.

이후 초등교육현장에 심각한 교사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교육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광주교대가 제안한 ‘시·도교육감우선임용추천특별입학전형제도’를 재검토하였다.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우선임용’의 기능을 제외하고, 본래의 취지가 농어산촌 및 도서벽지 지역의 초등교사 확보를 위한 제도이므로 광역시교육감의 추천은 부적절하다는 판단하에 ‘시·도’를 뺀 ‘교육감추천특별입학전형제도’를 정원 내에서 실시하도록 허용해 각 교대에서는 2002년부터 교육감추천입학제를 시행했다.

더 나아가, 정부는 교육감추천입학제를 허용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2005년에 ‘교육공무원법’ 제32조의2항(장학금의 지원 및 의무복무)을 신설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지역에 안정적으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학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교육감추천제의 성과'

우선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초등학교에 교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2018년까지 1210명의 학생이 교육감추천입학제로 광주교대에 입학했다. 임용시험에서 일반전형으로 광주교대에 입학한 전체 학생들의 약 14.5% 만이 전남 지역에 응시했지만 교육감추천입학제로 입학한 학생 중 6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남 지역에 응시했다.

둘째로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다. 광주교대가 시행한 교육감추천입학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음은 지난 4년 연속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선정뿐만 아니라 교원양성기관평가, 대학특성화사업 또는 대학혁신/선진화 사업 등을 신청할 때마다 점수를 더해주는 중요 요소가 되었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이는 지속해서 반복되는 우수학생 유출을 완화한 것이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함께 교육감추천입학제는 교육여건이 열악한 이들 지역의 교육을 정상화함으로써 인재유출을 완화하고, 더 나아가 역전입 현상을 불러일으켜 지역의 희망이기도 하다.

셋째는 교육환경 불균형 완화에 도움이 됐다. 교육감추천제를 시행하는 광주교대의 2008∼2011년 입학생들의 출신고교 소재지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도서벽지(5.0%) 또는 농어산촌(14.9%) 소재 고등학교 졸업생 비율은 전체의 19.9% 정도다. 이들 중에서 교육감추천제로 입학한 학생은 59.5%를 차지한다. 만약 교육감추천제가 시행되지 많았다면, 이들에게 교사교육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등 교사교육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한국학술정보원(KERIS)에 등록된 교육감추천제 관련 연구는 ‘교육감추천입학제도에 관한 연구’가 유일하다. 연구자는 2004∼2006년 사이 교육감추천입학제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462명)과 일반 전형 및 기타 전형에 의해 입학한 학생들(1153명)의 입학성적, 대학성적, 임용시험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탐구하였다.

이 연구는 교육감추천제가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고등학생들에게 교사교육의 기회 제공 △신입생선발효과보다 재학생 교육효과 입증

△교사교육의 내실화 △입학사정관제의 효율적 정착을 위한 성공적인 입학전형제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교육감추천입학생들의 임용시험 합격률은 85.6%로서 일반전형(77.3%)과 기타전형(64.0%) 보다 훨씬 높았다. 따라서 교육감추천입학제는 서울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균형선발 전형처럼 교육적인 면에서나 성과 면에서 그 효과를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대교협, 학제 공평성 이의 제기로 2020년 폐지 예정

위와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2017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학제의 공평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대교협은 ‘대학별 2019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의 결과’를 통해 광주교대가 시행하고 있는 전라남도교육감 추천전형에 대해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제시된 지원자격의 원칙을 지킬 것을 요청하면서 교육감추천입학제를 ‘불가한다’라는 결정을 내렸다.

광주교대 입학사정관실은 시일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교수회의의 논의도 거치지 않고 대교협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교육감추천입학전형을 지역인재전형의 한 방법인 전라남도학교장 추천제로 대체하면서 교육감으로 하여금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같은 제도를 이름만 바꾼 눈속임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감추천입학제는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교사 확보를 위한 ‘교육공무원법’ 제32조의 2항 제①호에 입각한 합법적인 제도지만, 학교장 추천제는 전형 제도의 하나일 뿐이다. 대교협은 이 점을 간과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교육감추천입학전형제도 부활이 필요하다"

광역시 분리(1988년), 임용시험 도입(1990년), 교원 정년단축(1999년), 현직교사 임용시험 응시 허용(2003년)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에 초등학교가 많은 지역은 초등교사들에게 기피지역으로 인식되어 임용시험 응시자가 미달하고, 현직 교사들도 수도권 지역이나 광역시로의 전출이 매년 가속하고 있다. 특히 전남 지역이 가장 심각하여 이 지역 초등학생들의 교육권은 침해되고 교사들의 자존감도 떨어뜨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교육감추천입학제는 학생, 학교, 지역적 배경에서 작동하는 환경의 차이를 대학이 인위적으로 개입해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한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학생들에게 초등교사 교육기회를 보장해주며, 지역이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과정(예: 도서벽지실습, 도서벽지교육 등)을 적용하여 교육함으로써 추천받은 지역사회의에 더 높은 질이 보장된 초등 교사를 양성하여 환원하는 선순환적 교육제도이다.

교육감추천입학제는 교육감이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출신 고등학생들을 추천하고, 합격자에게는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며, 졸업 후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학교에서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그동안 이 제도로 1210명(2018년)이 광주교대에 입학하였고, 전남에 안정적으로 초등 교사를 공급해왔으며, 농어산촌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였고, 지역적·사회경제적 교육환경의 불균형을 완화했으며, 초등 교사교육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협의회는 전남 지역처럼 ‘교육적 소외 지역’이라는 특수성과 이러한 특수성을 극복하기 위해 입법화한 ‘교육공무원법’ 제32조의2항 제1호를 고려하지 않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교육감추천입학제 불허 방침을 내려 더 시행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교육감추천입학제를 부활하든지,

아니면 이의 대체 전형으로 허가한 지역인재전형의 학교장추천입학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

추천 학생 수를 늘리고, 고등학교에서 철저한 인·적성 검증을 거치며, 대학과 교육청이 협력하여 의무복무를 피할 수 있는 규정을 개정하여 법제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제도가 더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학교의 멘토교사제 운영,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 교사공동체 문화 형성, 도서벽지 및 농어산촌형 교사교육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등이 보완책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 글은 황윤한·박남기의  ‘교육감추천입학전형제도의 성과와 한계 분석 및 대안 탐색: 광주교육대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교육, 45(3), 165-191, 2018’을 요약한 것임. 지면 관계로 참고문헌은 모두 생략하였음.

박용광 기자  cool4241@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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