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교육청
사진=제주교육청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29일 일본 최고 행복도시로 혁신에 성공한 도쿄 후쿠이현을 방문, 혁신을 가능하게 한 교육 사례를 살폈다. 

후쿠이현은 후지요시 마사하루 포브스재판 편집장이 2015년 펴낸 「이토록 멋진마을(원제‘후쿠이 리포트-미래는 지방에서 시작한다’)」에 소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책에 따르면 후쿠이현은 노동자 세대 실수입에서 도쿄를 제친 1위다. 이와 함께 초중학교 학력평가 1위, 정규직 사원 비율 1위, 대졸 취업률 1위, 노인과 아동 빈곤율․실업률 최하위 지역 등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행복도’ 평가에서 부동의 1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 방침과 다른 후쿠이만의 교육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실을 운영하고 토론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해 고수형 본청 행정국장, 강동우 제주시교육장을 비롯한 도교육청 일본 방문단은 이날 오전부터 후쿠이 시립 안거(安居)중학교와 마루오카 미나미 중학교를 잇따라 방문했다. 

방문에는 후쿠이 대학 마쯔키 켄이치 교수가 동행, 후쿠이교육과 후쿠이모델을 안내했다.  

안거 중학교는 ‘교과 교실제’를 운영한다. 학년과 반으로 교실을 구성한 것이 아닌, 교과 전용별로 교실을 배치, 학생들이 이동하며 수업을 받는다. 가장 큰 특징은 교실 간 벽이 없다. 모든 학생들을 볼 수 있고, 학생들간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져 왕따가 발생하지 않는다.

마쯔키 교수는 “미래 변화에 따라 학력 개념이 바뀌었다. 기존 일본 학력 개념은 지식을 효과적으로 암기하고 활용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아이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주제를 정하고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거 중학교는 그런 활동에 적합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루오카 미나미 중학교는 교과 교실제와 함께 ‘스퀘어제(광장제-무학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같은 학년 아이들을 묶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학년 아이들을 한 조로 묶어 교육 과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개념이다. 집단 소속감과 연대의식을 기르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통해 삶과 일에 대한 존엄함을 키우기 위한 목적이다.  

마쯔키 교수는 “과거는 많은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활용하는 교육이 중요했다. 그러나 미래에는 인간 관계 형성 능력, 정보 활용 능력, 미래 설계 능력, 의사 결정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사의 ‘가르침’ 역시 갈수록 의미가 줄고 있다. ‘배우는 사람’으로 교사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 교사도 아이들과 함께 협동, 탐구하며 배우는 즐거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는 교육 변화가 쉽지 않다. 오히려 후쿠이 같은 작은 지역에서 변화의 가능성이 크다”며 “진정한 ‘지역의 시대’가 오고 있는지 모른다. 제주가 한국 교육 변화의 중심이 될 수 있을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은 “평가와 행정 지원, 리더십 혁신을 추진하는 제주 입장에서는 후쿠이의 사례가 매우 큰 희망이 된다”며 “사례를 충실히 벤치마킹하면서 대한민국 교육 혁신의 물꼬를 제주에서부터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