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SKY 캐슬'형 고액 사교육과 공정성① 미국은 대입 컨설팅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나
[특별기고] 'SKY 캐슬'형 고액 사교육과 공정성① 미국은 대입 컨설팅 회사를 어떻게 바라보나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9.02.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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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벽두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 ‘SKY 캐슬’이 끝났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긴 메세지는 다양하다. 특히 입시 코디네이터가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속 입시코디네이터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도록 교과 성적만이 아니라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 포함되는 제반 항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준다. 심지어 학생의 심리상태와 방 인테리어까지도 살핀다. 이러한 수억원짜리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홍다영, 2019.01.12.)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고액과외는 불법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의 글을 통해 미국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초고액 대입 컨설팅 사례 및 비판적 분석을 토대로 고액 대입 컨설팅 의미를 들여다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박 교수는 이와 함께 공정한 경쟁의 의미, 사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제반 주장과 다른 파격적인 생각을 풀어 냈다. 1편에서는 미국의 대입 컨설팅 회사와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2편에서는 공정한 경쟁의 개념과 사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가져가야할 것인지 알아본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실력의 배신' 저자.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실력의 배신' 저자.

미국...명문대 입학 경쟁으로 대입 컨설팅 회사 등장1)

미국의 대입컨설팅 관련 내용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2018.06.18.)에 실린 “자녀 대입을 걱정하는 중국 부모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회사”라는 기사를 토대로 한 것임.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고액 대입 컨설팅이 불법은 아니다. 미국에는 합법적인 대입 컨설팅 회사들이 존재하고, 교육컨설턴트협회(IECA)도 결성되어 있다.

버지니아 주 패어팩스(Fairfax)에 위치한 이 협회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미국의 대학 컨설턴트 수는 8000명 이상인데, 이는 2008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미국 공립 고등학교의 경우 한 명의 진학지도교사가 500명이 넘는 학생들의 대학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대학에 지원하는 약 75만 명의 아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컨설턴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명문대 대입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2018년 경우 지원자 중에서 하버드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은 6%, UCLA와 Berkeley는 18%만 합격하였다. 이러다보니 명문대 진학을 위한 미국 사교육시장도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이제는 최고의 대학 성적과 SAT 점수를 확보하더라도 그것만 가지고는 명문대 입학을 보장받기 어렵게 되었다. 교과 성적 이외에 다양한 방과 후 활동과 봉사활동만이 아니라 학생의 열정, 공감, 인내심 등의 무형자산이 대입에서 차지하는 실질적 의미가 더 커지자 이를 대비시켜주는 대학진학 컨설팅회사가 번창하고 있다(Hui Li and Dexter Roberts, 2018.06.18.).

스티븐 마(Steven Ma)가 경영하는 대학진학 컨설팅 회사 'ThinkTank Learning' 페이스북 메인 화면 캡쳐. https://www.facebook.com/ThinkTankLearning
스티븐 마(Steven Ma)가 경영하는 대학진학 컨설팅 회사 'ThinkTank Learning' 페이스북 메인 화면 캡쳐. https://www.facebook.com/ThinkTankLearning

SKY 캐슬형 초고액 대입 컨설팅 회사, 'ThinkTank Learning'

이러한 일반적인 대입 컨설팅이 아니라 SKY 캐슬에 나오는 수십억원짜리 초고액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도 있다. 2018년 여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는 ‘자녀 대입을 걱정하는 중국 부모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회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티븐 마(Steven Ma)가 경영하는 ThinkTank Learning이라는 대학진학 컨설팅회사를 상세히 소개하였다(Hui Li and Dexter Roberts, 2018.06.18.).

이 회사의 평가 가치는 6000만 달러에 이르는데 2018년 현재 약 1만명의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고, 연수익은 1800만 달러를 웃돈다고 한다. 이 회사 고객의 대부분은 마 회장(36세)과 같은 중국계 학생들이다. 그가 홍콩 기업 회장과 2012년 5월에 맺은 계약의 구체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다.

  • 5개월간의 대학 진학 준비 비용으로 선금 70만 달러를 입금한다.
  • 그의 아들이 US News 2012 순위에서 1위 대학(당시에는 하버드와 프린스턴이 공동 1위였음)에 합격하면 110만 달러를 성공사례비로 지급한다.
  • 만일 그 아이가 GPA 3.0과 SAT 1600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100위대의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면 마 회장은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 81~100위권 대학에 합격하면 30만 달러를 받고, 51~80위권 대학에 합격하면 40만 달러를 받는다.
  • 상위 50위권 대학에 합격할 경우에는 60만 달러에서 시작, 합격한 대학의 등수에 따라 등수별로 1만 달러를 추가로 받는다.
  • 실패를 걱정하는 고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입학을 보장하는 최고급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면 환불을 보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일반 프로그램은 저렴한 대신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도 환불하지 않는다.

마 회장 컨설팅 회사의 운영 방법

헤지 펀드 분석가였던 마 회장은 펀드 매니저가 상품 시장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학생 입학 가능성을 추측한다. 그의 소프트웨어는 학생의 성적 및 시험 점수에서 과외 활동 및 이민 신분에 이르기까지 학생의 프로필에 있는 12개의 변수를 활용하여 상위권 대학 입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는 그동안 지도했던 수천 명 학생들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얻은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매개 변수별로 다양한 가중치를 할당하고 있다.

마 회장이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르면 교과 성적 3.8(4.5 만점), SAT 성적 2,000(2,400점 만점), 중급 리더십 자격증 소지, 과외 활동 800시간을 확보한 미국 출생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 대학 합격 가능성이 뉴욕대학(NYU) 20.4 %,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28.1%이다. 이 확률을 토대로 ThinkTank는 합격 보장 컨설팅 비용을 매긴다. 그에 따르면 ThinkTank 회사 관리 학생 85%가 US News & World Report에서 선정한 상위 40위 대학에 입학하였다.

우리 모델은 각 대학의 입학 담당자보다도 해당 대학 진학 방법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

마 회장은 그동안 축적된 자료를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ThinkTank는 약 30명의 대학 입학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고등학생이 미리 커뮤니티 칼리지의 고급 수업에 등록하고, 인턴십 및 봉사 활동 기회를 얻도록 안내하고 이끈다. 심지어 자녀가 비디오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애쓰는 부모를 위한 지원 활동도 한다. 고3이 되면 컨설턴트가 학생의 생각과 활동이 잘 포함되도록 에세이를 편집해주고, 대학 지원서를 검토·책임 교정까지 한다.

훌륭한 조각가는 돌에 들어 있는 아름다움을 꺼낼 수 있다.

ThinkTank 프로그램에 가입한 한 학생(Aaron)에 따르면 카운슬러가 2016년 대학 입학을 목표로 언어 교육, SAT 신규과정, 골프팀이나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과 함께 하는 Best Buddies 등의 수백 시간 방과 후 활동 등이 포함된 3년 계획을 만들어 주었다.

고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에 대한 컨설팅 사례도 있다. 이 아이는 생물학을 좋아하고 Berkeley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하며 학교 성적은 좋다. 컨설턴트는 이 학생이 하면 좋을 다양한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학생이 선택하도록 하였다. 이 제안에 따라 이 학생은 Best Buddies, California Scholarship Federation, Dragon Team(중국 문화 그룹), B형 간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HBV 팀 활동을 하였다.

또한 아이가 가진 특별한 재능과 관심사가 드러나도록 1학년 때에는 학교에서 생물학 클럽 활동, 2학년 때에는 대학 생물학 여름 캠프 참가, 연구실의 3학년 때에는 실험실에서 생물 인턴십과 같은 외부 활동을 하도록 권하였다. 그리고 필요한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지속해서 전자 메일을 통해 알려주고 관리한다.

입시 컨설팅?..."생활 코칭으로 최고의 친구가 되어라"

마 회장은 자신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생활 코칭(Life Coaching)’이라고 말한다. 입학을 보장하는 고급 프로그램 고객에 대해서는 대리모 혹은 최고의 친구와 같은 사람이 되어 준다. 그 예로 마 회장은 홍콩 CEO의 골칫거리였던 아들을 위해 아이의 아버지가 결코 할 수 없는 시간, 관심 및 신뢰를 제공했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CEO의 아들은 “나를 믿어주고, 나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고 말해준 오직 한 사람은 스티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 아이는 지난해 시러큐스 대학(Syracuse University. 62위 대학)에 입학하여 평균 3.8의 학점을 취득했다. 이 컨설팅을 통해 마 회장은 40만 달러를 벌었다.

만일 우리가 돈은 많지만 시간이 없는 홍콩 CEO와 같은 처지인 사람이라면 자녀에게 이러한 고액 대입 컨설팅을 시키고 싶지 않을까? 이러한 고액 컨설팅을 시키는 부모를 비판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 부모가 자녀를 방치하여 오히려 문제 있는 재벌 2세가 되게 하는 것보다는 훌륭한 멘토를 붙여 ‘신실력주의사회’(박남기, 2018)에 적합한 인재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사회 전체의 이익 차원에서도 더 바람직한 것은 아닐까?

ThinkTank에 대한 4가지 비판과 분석

ThinkTank 회사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마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는 ‘공포의 상품화(Commodification of Fear)’라는 것이다. 오래전 가족 중 한 명이 암 투병을 하던 때에 그 병동에 가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상황에 부닥친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완치된 사례를 보여주며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어쩌면 마 회장은 그러한 절박한 상황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암 병동의 불법영업인들과 비슷한 사람일 수도 있다. 물론 마 회장은 자신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정말 이루어줄 수 있다고 강변한다.

외국인이나 이민자가 명문대 합격의 의미를 모른다?...주류에 편입하는 대안 '명문대 입학'

그에 대한 비판 중의 하나는 미국에서 명문대 합격의 의미를 잘 모르는 외국인이나 이민자 부모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Stanford University)의 입학처장 리처드 쇼(Richard Shaw)는 이민 온 부모들이 자기 나라에서처럼 명문대 입학시키는 것을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며 자녀를 몰아붙이고 있고, 이 때문에 신규 이민자들이 입학 규정에 어긋나는 스티븐 마의 주장에 현혹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컨설턴트협회 회장 스클라로우(Sklarow)도 대부분의 경우 학부 졸업장이 미국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과 달리 부모들이 잘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민자로서 그 사회의 주류에 편입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이 없기에 자녀 입학에 투자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 부모들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쇼는 “중국과 인도 학생들은 국가 주관의 대입 시험이 대학 입학을 결정하는데 미국은 그렇지 않다”며 “그들은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학생선발 개념을 잘 모르고 있다”는 주장도 한다. 그의 생각이 일부 옳을 수도 있지만 부모들이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 고액 대입 컨설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아 잘 모른다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정도(正道)가 최상?..."태생에 따라 인생 정해지는 것 아냐"

리처드 쇼는 “실리콘 밸리는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다른 나라에서 교육을 받고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야 거기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당연히 정상적인 과정을 통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다. 고급 컨설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는 자녀를 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주장은 출중한 능력과 집중력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면 처음부터 다른 길로 가는 것이 낫다는 말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

합격 보장 프로그램은 사기?..."데이터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

IECA CEO인 Sklarow는 “입학을 보장하는 카운슬러는 회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를 보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대학 입학 담당자와 교육자들도 마 회장의 보증 프로그램을 비웃는다. 성적과 점수는 고도로 주관적인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이므로 명문대 입학을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 회장은 무엇이든 정량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알고리즘은 그동안 ThinkTank 회사를 통해 명문 대학에 낙방했거나 합격한 수천 명 학생의 프로필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론한 결과라는 것이다.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면 모든 것은 객관적인 것이 된다”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스탠퍼드 대학 입학처장 쇼(Shaw)는 마의 알고리즘이 승자와 패자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스꽝스럽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마 회장은 명문대 합격자 전체 평균 점수, 합격률과 자기 프로그램을 통한 합격자 평균 점수 및 합격률을 비교하며 자기 프로그램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프로그램을 통한 합격자 평균점수는 전체 평균 점수보다 상당히 낮았고, 합격률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의 주장을 들어보면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기는 한 것 같다. 단기간 소수를 상대로 사기 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장기간 다수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사기 치는 것은 힘들다.

옳음과 그름?..."특권층 자녀의 기부 입학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입학처장 쇼는 “젊은이들이 대학입학 시스템을 상대로 게임을 하도록 돕는 것은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주장도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명문대학 진학을 시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고,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 명문대학은 부유층 자녀나 권력자의 자녀를 실력과 관계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교육전문 기자 대니얼 골든은 2004년 명문대학들이 거액 기부자나 동문 자녀에게 어떤 입학특혜를 주는지를 다룬 연재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이 책을 ‘미국 지배계층은 어떻게 일류대학에 들어갈 기회를 얻는가’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다(박찬수, 2006.08.14.).

미국 브라운대 입학사정관이었던 윌리엄 케스키(Willian Casky)(USA TODAY, 2007.3.14)에 따르면 미국의 명문대 아이비리그 신입생 가운데 1/3가량은 학생의 능력이 아니라 부모의 배경을 기준으로 선발된다.2)

2) - 아버지가 우리학교 이사라구요? 그럼 학생이 승자입니다. -

“고 3 수험생들이 지원한 대학의 결정을 기다리는 봄이 오면 나는 늘 대학 입학 선발과정을 본뜬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학교성적, 자기소개서, 수능(SAT)성적, 특별활동, 봉사활동 실적 등 명확한 대학 입학 절차와 기준에 따라 진퇴가 결정되는 말이 있고, 그 말에는 근심어린 얼굴을 새겨 넣습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게임은 앞서의 비교적 객관적인 기준 외에 밖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기준에 따라서도 말의 진퇴가 결정됩니다.

학생은 다른 지원자들처럼 학교성적이 상위 10%에 들죠? 그럼 그 자리에 정지. 호텔 주방 봉사활동 경험이 있군요. 그건 너무 흔한 이야기입니다. 두 칸 뒤로 후퇴. 거미줄의 유전자 구조를 연구했어요? 앞으로 네 칸 전진. 뛰어난 미식축구 선수인데 학교성적은 별로군요. 괜찮아요. 열 칸 앞으로. 자기소개서는 그저 그렇군요. 어, 그런데 아버지가 우리 학교 이사라고요? 그럼, 학생이 승자입니다.(Willian Casky, USA TODAY, 2007.3.14.)”」 - 출처: 박남기의 '실력의 배신'(2018: 418).

“학생 선발 자율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대학이라고 하더라도

기부금 입학제나 고교등급제 등을 공개적으로는 시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케스키는 대학이 솔직하게 그러한 부분을 밝히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공개적으로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박남기, 2018: 354)

입학처장 쇼의 주장이 교육적으로 타당하기는 하지만 만일 그러한 주장을 하고자 한다면 미국 대학의 특권층 자녀 입학에 대한 특혜를 먼저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옳다. 쇼의 주장은 자칫 대학에 직접 기부금을 내고 들어오는 것은 옳지만 대입 컨설턴트에게 돈을 투자하여 대학이 원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되거나(혹은 포장이 되어) 합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좋은 컨설턴트는 학생과 가족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사람들이다”라는 것이 교육컨설턴트협회 회장 Sklarow의 말이다. 이는 대입 컨설턴트들이 지향하는 이상일 것이다.

그런데 돈을 내는 학부모는 그가 말하는 ‘좋은 컨설턴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 속의 대입 컨설턴트는 저자거리에서 법당을 개원하고 포교 중인 내가 아는 스님과 유사한 딜레마에 처해 있을 것이다. 불교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자기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신앙이라며 초기에는 대입합격 기원 100일 기도와 같은 것을 허용하지 않았단다. 그 결과 법당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어서 지금은 다른 사찰이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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