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SKY 캐슬'형 고액 사교육과 공정성② '실력주의사회' 환상에서 벗어나라!
[특별기고] 'SKY 캐슬'형 고액 사교육과 공정성② '실력주의사회' 환상에서 벗어나라!
  • 지준호 기자
  • 승인 2019.02.0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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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새해 벽두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드라마 ‘SKY 캐슬’이 끝났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남긴 메세지는 다양하다. 이 드라마에서 보면 입시코디네이터들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도록 교과 성적만이 아니라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 포함되는 제반 항목을 집중적으로 관리해준다. 심지어 학생의 심리상태와 방 인테리어까지도 살핀다. 이러한 수억원짜리 입시 코디네이터가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중론이지만(홍다영, 2019.01.12.)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고액과외는 불법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의 글을 통해 미국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초고액 대입 컨설팅 사례 및 비판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고액 대입 컨설팅 의미를 들여다 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아울러 공정한 경쟁의 의미, 사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제반 주장과 다른 파격적인 생각을 소개한다. 1편에서는 미국의 대입 컨설팅 회사와 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2편에서는 공정한 경쟁의 개념을 살피고 사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어떻게 가져가야할 것인지 알아본다.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 화면 캡쳐.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 화면 캡쳐.

공정 경쟁은 무엇인가?

‘SKY 캐슬’이나 미국 ThinkTank 회사의 고액 대입 컨설팅 사례를 보며 사람들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뛰어난 능력을 갖춘 학생이 혼자서 최선을 다하면 명문대와 선호 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부모의 뒷받침까지 병행되어야만 가능한 이유가 대입제도 탓이라며 이를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대구 대진고등학교 3학년 김단경 학생은 부모들이 입시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과정을 보며 불편함과 함께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대부분 학생도 유사하게 느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 대회나 백일장 대회가 있는데 학원에서 예상 문제를 뽑고 미리 써온 경우를 봤어요. 미술도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대신 그려준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저는 그런 일들이 공정한 경쟁이 아닐뿐더러 경쟁하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봐요. 정부가 그런 행위를 제재하는 법을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사교육만 그런 것도 아니죠. 학교 선생님도 자신이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지도해준다거나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특별반을 모아서 관리해주는 경우도 있거든요.”(양선아, 2919)

김단경 학생이 말하는 ‘공정한 경쟁’은 경쟁을 할 때 개인이 가지고 있는 현재 실력 이외의 다른 요인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분노하는 고액 사교육을 철저히 금하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노력 이외의 어떠한 요인도 작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할 경우, 그리하면 ‘공정한 경쟁’이 되는 것일까? 이는 능력과 집념을 타고난 사람들의 관점에서 볼 때 공정한 경쟁일 뿐이다.

타고난 능력과 집념만으로 경쟁하는 것이 공정 경쟁인가?

신은 개인의 외모와 성격만이 아니라 재능과 집념 수준에도 차이를 두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영화로 다시 주목받는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연습을 통해 3옥타브의 음역을 가진 가수가 된 것은 아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보통 인간들이 지닌 음역이라는 건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의 개선을 꾀할 수는 있으나 타고난 재능 이상의 것을 발휘하는 건 매우 요원한 일이다.’(나무위키, 음역).

학교 공부와 관련해서도 노력해도 실력이 잘 향상되지 않는 학생과 조금만 노력해도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학생이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자신은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는데 개인의 처절한 노력은 고려치 않고 객관적 실력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받아들여질까?

부모로부터 능력이나 집중력은 물려받지 못했지만 부모가 부유한 학생이 부모의 뒷받침을 받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고, 타고난 능력과 집념만으로 경쟁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라고 하면 받아들여질까? 이들의 처지에서 보면 오히려 부모의 도움을 받아 실력을 향상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이 공정한 것 아닐까?

재능과 부 모두 타고나지 못한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무엇이 공정한 경쟁일까? 대부분 명문대 사배자(사회배려 및 공헌자) 전형은 능력은 있지만 부모의 뒷받침은 타고나지 못한 사람을 위한 전형이다. 현재 이들을 배려하는 전형은 없다. 그렇다면 이들은 ‘이생폭망’이라며 신과 사회에 대한 원망을 품은 채 다음 생을 기다려야 할까?

실력주의사회는 대학 진학도, 직장도 그리고 사회 재화 배분도 실력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믿고, 그러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는 사회이다.

실력을 기준으로 대입을 결정하거나 사회 재화를 배분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요인 작용 결과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자이거나,

실력이 개인 노력만의 결과라고 믿는 실력주의 이데올로기 신봉자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실력의 배신’에서 밝힌 것처럼 노력이 실력 형성의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그 외 요소의 영향이 아주 크다. 실력 형성의 바탕인 타고난 능력과 집념마저도 개인에게 우연히 주어진 것이지 개인의 노력으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

"사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연히 불법이라고 규정된 사교육은 금하고, 대입 공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규제의 타당성 여부는 다시 따져봐야 한다. 교육 시민운동을 하는 박재원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선행학습 규제법이나 ‘교육 김영란법’ 등을 통해 사익을 위해 공교육을 교란하는 일들을 강력하게 규제하면서 대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내신 1등급에게만 경시대회, 봉사활동 등을 몰아준다거나 사교육 업계의 공교육 교란 행위 등에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양선아, 2019.01.20.).

하지만 7.30 교육개혁을 통한 사교육 금지는 위헌 결정을 받았고 당시에도 과외를 더욱 음성화시키고, 과외의 빈익빈부익부만 심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발효 중인 선행학습 규제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은 오히려 사교육 시장 배만 불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받는다.(맹대환, 2017.06.19.).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모두 사교육이라고 한다면 부모가 직접 행하는 교육도 사교육이다. 하지만 교육의 일차적 권리와 책임은 부모가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사교육이라고 매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법으로 모든 사교육을 금하더라도 부모 중의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고 대입 컨설턴트처럼 직접 자녀 대학 입학 지도에 전념하는 것마저 금할 수는 없다. 그러면 엘리트 부모를 둔 학생들에게만 이로운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성공 경험을 살려 친구 자녀를 돕겠다는 대치동 ‘돼지엄마’(이유진, 2018.11.28.)들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 실험에서 보았듯이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극단적인 실력주의사회에서 사교육 통제는 실효성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혹자는 대학을 평준화하면 사교육이 없어질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이는 사교육 투자 목적을 대입에서 다음 단계 교육으로, 혹은 취업 단계로 바꾸게 할 뿐이다.

바람직한 대안은 교육이나 대입 시스템을 바꾸어 사교육이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공교육은 효과가 있지만 사교육은 효과가 없게 하는 그러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어떻게 다수대상 저비용 (공)교육은 효과가 있고, 소수대상 고비용 (사)교육은 효과가 없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양날의 검 사교육..."문제점과 효과를 모두 갖고 있어"

자칫 내가 사교육을 미화하는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데 전혀 그럴 의도는 없다. 다만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공교육과 사교육을 비교할 때 선과 악의 이원론적 관점에 서서 사교육은 나쁜 것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공교육은 공정한 것이고 사교육은 불공정한 것이라는 관점, 고액 컨설팅이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학부모, ‘24시간 관리’한다고 성과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교사(양선아, 2019.01.20.)는 사교육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교육이 정상적인 시장 질서를 깨는 암시장(Black Market)과 같은 존재(Young, 1994)이므로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스카이 캐슬’형 사교육은 당연히 부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 그렇다고 하여 사교육은 효과가 없다거나 문제투성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현실 속에서는 사교육만이 아니라 공교육도 효과가 없거나 해로운 경우도 있다.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제대로 시행된다면 교육으로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마 회장이 말하듯이(*실제와 다를 수는 있지만) 돈은 있지만 시간은 없는 부모를 대신해서 ‘대리모 혹은 최고의 친구와 같은 사람’이 되어 주고, 그 아이 안에 들어있는 ‘아름다움을 꺼내주는’ 역할을 하는 사교육도 있다. 돈을 받고 이러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나쁜’ 코디네이터이고, 돈을 받지 않으면 ‘멘토’가 되는 것일까?

학교에서 벌이는 방과후학교,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위한 보완 프로그램 운영 등은 비록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정규 시간이 아닌 시간에 시행되고 있으므로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넓은 의미의 사교육으로 봐야 한다. 이때 사교육은 공교육과 경쟁재가 아니라 보완재이다.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사교육도 보완재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사교육기관의 변화 적응력이 공교육기관의 변화적응력에 비해 훨씬 뛰어나다는 점은 누구나 안다. 만일 대입에서 고등학교 교과성적이 중요하면 사교육기관은 해당 학교 교사의 역대 시험문제를 분석하고 예상문제를 만들어 사전에 풀어보도록 준비시킨다. 비교과 성적이 중요하면 그에 필요한 역량을 미리 키워준다. 대학마다 선발기준이 다르면 일반 고등학생은 스스로 준비해야 하지만 고액 학원은 대학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대입을 준비시켜준다.

무한경쟁 승자독식의 극단적 실력주의 사회에서 실력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한

부유층에게 불리한, 즉 사교육이 전혀 역할을 할 수 없는 대입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박남기, 2018: 331-332).

공교육에 대한 불신..."대입 준비기관 역할의 효과성에 대한 불신"

우리 사회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공존한다. ‘공교육 불신’의 뿌리는 무엇일까?

법적으로 공교육기관은 민주시민을 기르는 기관이지 대입준비기관이 아니다. 대한민국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교육기본법 제2조).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국민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38조), “중학교는 초등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제42조), “고등학교는 중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 및 기초적인 전문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45조). 다만 법과 달리 우리나라 공교육기관, 특히 고등학교는 미국의 명문사립학교처럼 대입준비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해왔을 뿐이다.

박남기(2002: 71-73)에 따르면 자녀를 꼭 대학에 보내고자 하는 부모들은 무상인 공립과 달리 비싼 등록금을 지급하면서 일찌감치 자녀를 사립에 보내거나 높은 집값을 지급하더라도 부유한 지역의 공립학교에 보낸다. 일반 공립학교와 달리 이러한 학교는 대학진학을 목표로 학생들을 교육한다.

피츠버그 소재 명문 사립학교인 ‘Winchester Thurston’(유치원, K-12까지 있음)의 학교 홍보물 표지에 보면 ‘The Beginning of Higher Learning’(고등교육 입문)이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졸업생 거의 모두가 대학에 진학했다는 것과 많은 졸업생이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이 중요한 홍보 내용이다.

우리나라 지방 고등학교들이 입시가 끝나고 나면 교문에 서울 어느 대학에 몇 명이 진학했고, 지방 명문 대학에는 몇 명이나 진학했는지에 관한 플래카드를 붙여 놓듯이 미국 사립학교 홍보물에는 연도별 졸업생의 진학 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다. 학교가 이렇게 하는 것은 대학 진학을 강조하는 것이 그만큼 홍보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박남기, 2002: 72)

사교육시장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공교육기관끼리의 경쟁이었기에 학교의 대입준비기관으로서의 효과성이나 경쟁력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입준비를 주목적으로 하는 사교육기관이 번창하면서 공교육기관이 부수적으로 해왔던 대입준비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도전을 받고 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대입 준비기관으로서의 역할의 효과성에 대한 불신이다.

공교육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학교가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지만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학교 교육이 미래 역량을 제대로 길러주지 못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러한 비판은 법이 정한 학교 교육의 목적과 학생 및 부모의 현실적인 기대 사이에서 오는 괴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만일 학교가 현실적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를 기피할 것이다. 학교가 양가적 비판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에 따라 학교 교육의 미래는 바뀌게 될 것이다.

부모의 교육 투자..."국가 경쟁력 제고에 도움"

세계 모든 나라는 부모들에게 자녀 교육에 헌신하도록, 더 많은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학부모들이 더 많은 사교육을 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 공부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우리의 경우에는 고등학교 교육비, 대학 교육비는 부모에게 지출하도록 강제하면서 개인적으로 지출하는 것은 범법행위로 간주하는 모순을 보인다. 국가가 공교육비를 더 늘리기 어려우면 개인이라도 더 투자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대부분 국가가 부모들의 교육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는 이유는 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이다. 세계화 기조 속에서 국제적 상생이 가능할 것처럼 보인 적도 있었으나, 미국, 중국, 일본 등 강대국이 보이는 최근의 행태는 우리의 희망과 거리가 멀다.

약육강식의 국제관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의 미래세대가 실력을 쌓아 국제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대한민국의 생존이 가능하고, 나아가 우리가 꿈꾸는 더욱 더 정의로운 국제 질서 수립도 주도할 수 있다.

이러한 국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사적인 교육 투자 과정에서 나타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완화하는 것이지 개인의 교육 투자를 막는 것은 아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실력의 배신' 저자.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실력의 배신' 저자.

사교육 문제?..."실력과 삶을 함께 평가하는 신실력주의 사회에서 해결 가능"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투자를 억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심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리할 경우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은 더욱 어려워지고, 사회계층 대물림은 더 심해지며, 빈부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야 할 대안은 미래 세대의 실력을 향상해 국제 경쟁력은 제고시키면서도 이러한 문제는 완화할 수 있는 보완책이다.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사교육을 받는 것이 개인의 실력 향상만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를 포함한 공동체의 발전, 나아가 더욱 공평한 세상이 되는 데 보탬이 되게 사회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개인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보탬이 될 지식과 역량을 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대입에서는 대학이 생각하는 미래 역량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도록 비용을 국가와 사회가 부담할 필요도 있다.

다만 이때 반드시 유념할 것이 있다.

각 개인이 실력을 쌓아 훗날 사회적 부를 창출했을 때

그것이 자기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깨닫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의지적 노력의 결실이 아닌 부분, 즉 타고난 것과 운의 작용에 의한 것은 세상과 나누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사회는 개인이 성취한 결과 중에서 개인 노력이 아닌 부분은

사회와 공유하도록 사회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

교육기관은 학생이 그러한 ‘신실력주의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그 사회의 행복한 구성원이 되도록 성장시켜야 한다.

명문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에도 실력만이 아니라 사회 발전, 나아가 보다 공평한 세상이 되는 데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왔는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사회와 부모 그리고 교육이 나서서 신실력주의 사회와 구성원을 만들어가는 것이 사교육에 대한 분노와 비판에서 벗어나게 하는 근본대책이다. 또한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무한경쟁, 빈부격차 심화, 상호 불신과 분노라는 사회적 악순환에서 벗어나 선순환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현실적인 차선책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쌓은 친구들이 자기만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아니라 생산한 부를 나와 나누게 된다는 확신이 선다면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그들을 시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들을 격려하고 고마워할 것이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뭔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행복추구권-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이 보장된다면 우리가 꿈꾸듯이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은 굳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공부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며 보람을 느끼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사교육의 뿌리는 실력주의 이데올로기에 맞닿아 있다(박남기, 2018). 실력주의사회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신실력주의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만 과도한 사교육비, 대입 준비 위주의 공부, 과도한 경쟁 등의 제반 교육 관련 문제에서 자유롭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나무위키, 음역. https://goo.gl/DKFnph 

맹대환(2017.06.19.). 사교육시장 배만 불리는 '선행학습 규제법'.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1677862/ 

박남기(2002). 미국 초등학교 깊이읽기. 서울: 장미출판사./ 박남기(2018). 실력의 배신. 경기도: 쌤앤파커스.

박찬수(2006.08.14.). 하버드대 정문은 부유층 뒷문?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149129.html

양선아(2019.01.20). 고3생·학부모·교사들 “내가 본 ‘SKY 캐슬’은…”.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79146.html

이유진(2018.11.28). 대치동 돼지엄마가 말하는 ‘SKY캐슬’…“막장극 아닌 실제이야기”. 경향신문. https://goo.gl/o6GEyv

홍다영( 2019.01.12.). "현실 반영한 것 같다"는 SKY캐슬…"재벌·의원도 입시코디 받아". 조선일보. https://goo.gl/GQJVni

Hui Li and Dexter Roberts(2018.06.18.). The Company Making Billions Off China’s Worried Parents. Bloomberg Businessweek. https://goo.gl/3uD4um

Young, M.(1994). The rise of the meritocracy. London: Transaction Publishers.

지준호 기자  casaji97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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