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초등교사 88명 미달... 계속되는 지역 이탈에 지역인재 전형 카드 꺼내

[에듀인뉴스=박용광 기자] 춘천교대가 전국 교대 중 처음으로 대입 정시모집에 ‘지역인재 전형’을 신설한다. 강원도내 초등교사 임용 미달 사태가 계속되면서 도교육청과 교대가 타 지역 유입이 아닌 지역 인재를 뽑아 임용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8일 춘천교대에 따르면 2020학년도 대입부터 지역 학생들을 위한 `강원교육인재' 전형을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투트랙으로 운영한다. 도내 초등교사 수급난이 또 다시 우려됨에 따라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 확대를 통해 지역 출신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따라 수시모집 60명, 정시모집 18명 등 모두 78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게 된다.

또 수시모집 모든 전형에서 수능등급 최저학력기준(국·수·영·탐 합 14 이내, 한국사 4 이내·특수교육대상자 제외)을 적용키로 했다. 외국인 학생 전형은 폐지할 예정이다.

춘천교대가 '지역인재 전형' 카드를 꺼낸 이유는 도내 초등교사 미달 현상 지속화 때문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올해 초등 일반전형 253명 모집에 184명(72.73%) 선발해 69명이 미달됐다. 장애인 전형은 19명에 모집에 단 한 명도 선발하지 못해 총 88명이 미달됐다. 모집 인원에 비해 67.6% 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올해만 그런 것도 아니다. 강원도의 경우 2015년 31명, 2016년 89명, 2017년 102명, 2018년 59명이 미달됐다.

신규 임용 미달 발생의 가장 큰 이유는 근무환경이 꼽힌다. 강원 등 신규교사 미달이 되는 지역은 모두 벽지가 많은 지역들이다. 강원 외에도 충남·전남·경북 등 3곳도 선발인원이 모집인원에 미달했다. 충남 400명 모집에 341명(85.3%), 전남 320명 모집에 256명(80%), 경북은 412명 모집에 337명(81.8%) 밖에 선발하지 못했다.

특히 여교사 비율이 높은 초등의 경우 신변안전 문제 걱정까지 겹쳐 벽지 근무 기피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미달이 됐다고 당장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몇 년째 홍보영상도 만들고, ‘강원교육 연어 프로젝트’와 같은 지역인재 양성 사업도 해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교사 미달 사태가 계속되는 것은 춘천교대 졸업생들의 강원지역 지원율이 낮은 것도 원인"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타지 출신인데다 벽·오지가 많은 강원도보다는 상대적으로 근무환경이 나은 수도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환기 춘천교대 총장은 “지역인재전형을 다양화하고 확대해 지역 학생들의 입학 기회를 늘려 나갈 것”이라며 "도내 초등교사 미달 사태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