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자격증이 교사 전문성 대변하지 않아
전문성 가로 막는 '마일리지승진제' 폐지해야

정재석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팀장
정재석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팀장

개인적으로 너무 궁금해서 ‘교사는 전문직인가?’에 대한 민원을 교육부에 넣은 적이 있다. 교육부 담당자는 내가 민원을 넣은 의도를 분명히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전문직은 시험에 통과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의 교육전문직원을 의미한다는 기계적인 답변을 했다. 그 답변에 따르면 교육계 전문직은 장학사와 연구사밖에 없다. 교육부소속 교사로서 교육부의 답변에 매우 실망하였다. 

흔히들 교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교사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초등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해서 기피하는 학년이 1학년이다. 1학년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어렵고 학습지도와 생활지도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초등교사이지만 사범대 영어교육학과 박사를 수료하였다. 하지만 중등교육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중등 학생들에게 영어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그 학생들의 특성도 모르고 생활지도하는 방법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교사들은 고도의 전문적인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내부형교장공모제를 제외하고는 교장자격증을 따로 따야 교장이 될 수 있다.

교총은 내부형교장공모제 교장들을 교장무자격자들이라며 폄하한다. 하지만 교장자격증만 없을 뿐이지 그 자격증없는 교장들은 교사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행정실무 업무를 하면서 민주적인 교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교장자격증이라는 것이 교장의 자질을 보장한다는 주장은 허구임이 증명되는 것이다.

교사자격증 하나로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 측면에서 교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총장자격증 없이도 일정 경력만 되면 총장에 입후보할 수 있다. 그리고 설사 평생 총장이 되지 못한다 해도 교수의 전문성은 인정받는다.

하지만 수업연구를 충실히 하는 교사, 학생생활지도와 상담을 열정적으로 하는 교사, 학생행복을 위해 혁신하는 교사, 학년교육과정을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재구성하는 교사, 학생들을 위해 체험학습을 실행하는 교사, 교무회의에서 교육 중심으로 행정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교사 등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전문성 있는 교사들은 교장에게 좋은 근평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승진 체계이기에 마일리지승진제를 통해 승진할 수 없다.

반면 승진에 목맨 교사들은 교장자격증을 따기 위해 교육이 아닌 행정 업무에 매진하기도 한다. 교육의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마일리지승진제는 폐지해야한다. 교사자격증 하나만으로 전문직임을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