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권호영 기자]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사면초가'에 몰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개학 연기를 철회하겠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개학 연기'를 선언한지 나흘 만, 개학연기 투쟁 하루 만이다.

한유총은 지난달 26일 전국의 사립유치원이 3월 개학을 연기하는 투쟁방침을 밝히면서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한유총과 대화를 거부하며, 조건없이 에듀파인을 도입하라고 요구해왔다.

특히 국무총리실과 교육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범정부 차원은 물론 전국의 시도교육청과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 등이 총 출동해 한유총의 사립유치원 개학연기에 따른 유아교육 및 돌봄서비스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상 대응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나아가 정부와 시도교육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은 한유총 이덕선 이사장을 비롯해 개학연기에 동찬하는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검찰수사, 국세청 및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시도교육청 감사 및 행재정적 지원 불이익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왔다.

한유총이 개학연기 방침을 철회한 배경에는 이 같은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과 함께 싸늘하게 돌아선 국민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개학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유로 해석된다.     

이덕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한유총의 개학연기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유총이 전개했던 개학연기 준법투쟁을 조건없이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120년동안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위해 기여해왔던 수고와 공헌은 간 데 없이 사립유치원이 적폐로 몰려 국민들에게 직접호소하기 위해 정당한 준법투쟁의 하나인 개학연기 투쟁을 통해 대화를 촉구했다"며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보다는 오히려 이를 불법이라고 여론몰이하고 유치원을 압박해 유치원 현장의 혼동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의 염려를 더이상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이제는 준법투쟁인 개학연기 투쟁을 조건없이 철회하고자 한다. 2019년 3월5일부로 각 유치원은 자체판단에 의해 개학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의 운영, 자율권 그리고 사유재산권 확보를 위해 한유총 이사장으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얻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수일내로 거취표명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 한유총 '개학연기' 철회 입장문

이번 한유총의 ‘개학연기’ 사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사립유치원에 유아를 맡겨주신 학부모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한유총이 전개했던 ‘개학연기’ 준법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합니다.

120년 동안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위해 기여해왔던 수고와 공헌은 간데없이 사립유치원이 적폐로 몰렸습니다. 여론몰이와 사회적 비난과 과도한 처벌목적의 유치원 3법과 시행령 개정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사립유치원의 자율성과 생존이 불가능하였기에 교육부와 민주당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제대로 된 협의조차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국민들에게 직접호소하기 위해 정당한 준법투쟁의 하나인 개학연기투쟁을 통해 교육부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유치원의 개학시점은 원장의 결정사항이고 수업일수 180일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보다는 오히려 이를 불법이라고 여론몰이하고 특정감사통지하며, 경찰관, 시청공무원, 교육청공무원이 3인1조가 되어 개학연기에 참여한 유치원을 압박했습니다. 이에 유치원현장의 혼동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준법투쟁인 ‘개학연기’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하고자 합니다. 내일 2019년 3월5일부로 각 유치원은 자체판단에 의해 개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학부모들의 염려를 더 이상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내일부터 각 유치원에서는 정상적으로 복귀하여 주시고 더욱 아이들을 사랑하고 교육하는 것에 매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립유치원의 운영, 자율권 그리고 사유재산권 확보를 위해 한유총 이사장으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얻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저의 능력부족 때문입니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수일 내로 거취표명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아교육을 바로세우고자 뜻을 함께 해 준 유아교육관계자, 학부모님, 사립유치원 가족과 동참해 주신 회원님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19. 3. 4.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이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