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도서벽지, 사립학교 등 교사 못 구해 '쩔쩔'
교총 "인력풀 확충, 예산지원 등 특단 대책 세워야"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사서교사 기간제 어떻게 구할 수 없을까요?”

사서교사 카페와 밴드 등에는 3월 신학기가 이미 시작됐는데도 이와 유사한 구인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경기도 화성의 한 중학교는 사서교사를 구하기 위해 2차 공고까지 냈지만 이력서 한 장 받지 못했다. 이 학교만이 아니다. 경기도에서는 사서교사를 구할 수 없으니 다른 도에서 찾아야 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일선 학교에서 심각한 기간제 교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특히 경기도내 학교들은 정원 외 기간제 사서교사 채용까지 더해져 채용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8월 학교도서관에 전문인력(사서교사‧실기교사‧사서)을 의무 배치하는 내용의 학교도서관진흥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이 관내 734개 각 급 학교에 ‘사서교사 자격증 소지자’로 채용하라고 안내하면서 일선 학교는 해당 지원자를 물색하느라 주변 인맥까지 총동원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서교사를 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아우성이다. 경기도 중소도시 18학급 규모 ㅅ중학교 교사는 “없는 사서교사를 어디서 구합니까. 문헌정보학과를 나와 사서와 교사 자격증을 가진 기간제를 대도시도 아니고 중소도시 또는 벽지에서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교육감의 공약사업이라고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 붙이는 것은 문제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사는 “도교육청의 독서교육 정책은 환영한다. 인건비까지 지원해준다니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자격 갖춘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면서 "당분간이라도 지원 자격에 사서를 함께 넣도록 허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경기도교육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장 상황은 알고 있다”면서도 “기본 입장은 사사교사 채용이 우선”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경기도뿐만이 아니다. 전남, 강원, 경북 등 전국에서 기간제 교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은 명예퇴직 사전 희망자보다 확정자가 100여 명 많았고, 장애교원 선발 미달과 중등 소수교과 결원분에 대한 임용고사 출제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만 160여명의 기간제교사를 채용해야 했다. 농어촌 학교가 많은 강원은 예비교사들이 지원을 기피해 초등‧장애교사 선발이 미달되는 등의 이유로 초‧중등에서 최소 235명의 기간제교사 채용(출산휴가‧병가 등 별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북도 농어촌 기피로 초등 임용이 미달돼 기간제로 채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근무 기피’라는 똑같은 이유로 기간제교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 한국교총에 따르면 △대규모 명퇴에 따른 수급 불균형 △교원 임용시험 미달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정원 조정 예측 △법‧제도적 교원 수요 발생 등 다양한 이유로 기간제 교사 채용에 현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기간제 교사 부족현상은 사립 중고교에서 더 심각하다. 자유학기제와 고교 선택제 등으로 교원수요는 늘고 있지만 향후 학생 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작정 교사를 채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관계자는 “학급 감축으로 인한 교사 정원 축소가 대단히 힘든 압박 요인이기 때문에 퇴임자가 생겨도 기간제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학생이 줄어든다고 기계적으로 학급을 감축할 게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여건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 관계자는 “기간제교사 구인난은 학교 현장의 고충을 덜어줌과 동시에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학교에만 떠맡길 것이 아니라 교육청 차원의 인력풀 확충, 농어촌 근무에 대한 획기적인 인센티브 부여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유‧초‧중‧고 정규교원 대비 기간제교사 비율은 지난해 10%를 넘어섰다. 2010년 2만 6537명으로 전체 교원 45만 5907명의 5.82%였던 기간제교사는 2018년 현재 4만9977명으로 전체 교원 49만6263명 중 10.07%에 이른다. 학교 급 별로는 초등 기간제교사 비율이 4.0%, 중‧고교는 15.0% 내외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