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과 '자아정체성' 높이는 교육 필요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석사, 교육학석사를 지니고 있다. 교직에 들어오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고,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석사, 교육학석사를 지니고 있다. 교직에 들어오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고,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

 

[에듀인뉴스] 행복이란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하며, 불행의 반대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모 방송에서 방영한 ‘세상에서 가장 험한 등굣길’에서는 세계의 위험하고 험한 등굣길을 소개하면서도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배를 타거나 강을 건너는 등 그야말로 철인3종 경기나 다름없는 역경을 헤쳐 가면서 기꺼이 학교에 다다른다.

이처럼, 위험한 등굣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움에 대한 열망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지혜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현실은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학교가 있을 정도로 집에서 학교가 가까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발표되는 행복과 관련된 수치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2018 UN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나라별 행복도 순위는 1위 핀란드, 2위 노르웨이, 3위 덴마크, 한국은 57위였다. 또한,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기대수명은 높지만, 사회관계나 사회적 자율성(선택의 자유) 항목에서 하위권을 차지했다.

즉, 한국은 사회관계와 선택의 자유측면에서 행복을 제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며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상대적인 성격이 강하다.

어떤 학생들은 학교에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학생들은 성적이 향상되거나 부모나 교사, 친구에게 칭찬을 받았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물론, 학교생활에서의 행복의 바탕에는 교사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기본으로 깔린 셈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는 언제 행복을 느끼나

그럼,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행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까? 무엇보다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의 인격과 수업 그리고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한 기쁨과 만족감이 있어야 한다. 현실은 어떨까?

초, 중, 고에서 2015개정교육과정의 도입·적용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교육혁신을 추구하고 있지만, 고3이 되는 순간 막막한 입시 현실을 개탄스럽게 한탄하게 된다. 교육과정과 따로 별도의 암기 위주와 EBS 연계 출제인 수능 위주의 입시를 준비해야만 한다. 수시 위주인 학생부종합전형 등은 학생들의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며 상위권 학생들만 본인이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형편이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상급학교 진학만이 행복은 아니다.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추억을 만들거나 구성원들과 좋은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여건이면 행복할 수 있다.

행복한 학교를 바라보는 교사는 어떨까? 교사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학교는 행정업무가 없으며, 법정 수업 시수도 적어 오로지 학생들만을 위한 수업을 연구하는 것이다. 이는 배움을 삶과 연계해 학생들의 인생을 기쁨과 만족감으로 여물게 할 것이다.

학생들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종일 마주하게 되는 교사는 학생들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교사가 학교 내에서 보여주는 일거수일투족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은 담임교사와 교과교사의 역량에 영향을 받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학교에서 경험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설계한다. 물론, 행복한 학교를 위해 학부모의 역할도 너무나 중요하다.

학부모는 자녀가 어떠할 때 행복을 느끼는지 물어보면 “내 자녀가 성적이 남들보다 탁월하거나 우수하면 좋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학교 가기를 좋아하고 귀가 후 학교에서의 이야기 보따리를 펼칠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행복은 저 멀리 존재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의 차이가 상대적인 정의를 지닌다.

가령, 학생이 성적이 우수하여 성적우수상을 받거나, 학부모가 학부모총회에서 임원으로 선출되거나, 교사가 스승의 날 표창을 받는 경우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행복한 교육'을 해야 할 때

여태껏 우리는 교육에 존재하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해 소홀히 생각했다. 학생이나 교사는 서로 바라보고 눈만 마주치더라도 ‘씨익’ 웃을 수 있을 때 행복을 느끼며, 학부모는 학교와 소통이 자연스러울 때 학교에 대한 불신에서 믿음으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된다.

행복한 학교는 ‘소확행’에서 시작하자. 작은 행복이 쌓여 태산 같은 행복이 된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소중한 인격체로 존재하는 학생들이 인생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행복한 교육을 위해 학생에게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인 자존감과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정체성을 높여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