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싸우는 곳이다"
"국회는 싸우는 곳이다"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3.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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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돈된 말과 글, 제도와 정책, 미래 비전과 아젠다를 무기로 싸워라

최근 교육, 일자리 등 청년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회문제들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사회활동 참여를 높여가고 있다. 20대 정치인의 탄생은 물론, 각종 사회활동단체의 대표를 청년이 직접 맡으며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를 통해 청년들이 바라는 세상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전지적청년시점’을 연재한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에듀인뉴스]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올해 첫 국회의 막이 올랐다. 대표연설은 국회가 회기동안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해보는 바로미터다. 올해 1~2월 공전 끝에 열린 국회인 만큼 각 당 원내대표 입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들은 어떤 국정운영 전략과 콘텐츠, 메시지를 담았을까.

첫 포문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열었다. 한반도 평화와 양극화 해결이라는 당면문제를 해결해 가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행간에 보수야당을 비판하는 내용이 녹아있기도 했다.

‘역사의 종언’을 쓴 후쿠야마 교수의 ‘비토크라시’라는 비유를 들어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를 꼬집었다.

그래도 가장 강조한 부분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대화와 타협, 협치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었다. 좋게 말하면 우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함께 가자’는 것이었고 솔직히 말하면 ‘따라 오라’는 것이었다. 국정운영의 키를 쥔 여당인 만큼 전반적으로 무난하면서 수세적인 입장이었고, 지키는 전략이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실정을 전방위적으로 날카롭게 꼬집었다. 미세먼지 부터 소득주도성장, 양극화, 예타면제, 일자리 재난, 국민연금 고갈, 합계출산율 0.98명, 가짜 비핵화, 운동권 외교, 탈원전, 노조의 촛불 청구서, 사법부 탄압, 패스트트랙, 역사전쟁까지 다루지 않은 주제가 없었다.

조지 오웰이 쓴 ‘1984’의 빅브라더를 빗대 ‘문브라더’라는 표현을 쓰며 자유를 위협하는 정부의 국정기조와 정책을 비판했다.

견제의 사명을 가진 제1야당인 만큼 공세적, 비판적 입장이었고, 도전자 전략이었다.

이런 대립구도 속,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 과정에서 날 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한 외국언론 사설의 문구를 연설에 인용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고, 상당 시간 동안 여야 간 고성과 삿대질, 항의가 빗발쳤다. 버닝썬 사건과 함께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회자하기도 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회자하지는 않았다. 서로의 표현과 반응이 조금 과하기도 했고, 얼굴 붉히는 모습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국회는 늘 논쟁하고 대립하는 곳이다"

하지만 손가락질을 하기에 앞서, 본질적으로 국회는 이렇게 늘 논쟁하고 대립해야 하는 곳임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국회는 정치가 취미인 사람들이 모여 서로 경청하고 이끌어주는 네트워크 모임 공간이 아니다. 자신의 이념과 철학을 일방적으로 설파하는 강의실도 아니고, 단순한 정책 연구·실험실도 아니다.

국회는 싸우는 곳이다. 각 지역, 계층, 분야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각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이념과 철학을 무기로 싸우는 전장이다.

더 나은 제도, 정책, 국가 비전을 위해 치열하게 논쟁하고 겨루는 4년 간의 리그이다. 국민에게 선택받은 각기 다른 300명의 의원이 나름의 방식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행하는 곳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표현한 것처럼 ‘민주주의의 시작과 끝’이 국회다.

문제는 이들이 A급이냐 B급이냐 하는 것이다. 좌파냐 우파냐의 문제도 아니다. 국민들은 A급 비전과 콘텐츠, 전략전술로 싸우는 메이저리그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B급이다. 아마추어 같은 비전과 콘텐츠, 전략전술로 마이너리그,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 이념 매몰 정치, 극단 정치, 막말 정치, 혐오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프로무대에서 아마추어 같이 싸우니 국민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며, 무관심으로 반응한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는 미셸 오바마의 메시지가 현 여야 지도부에 필요하다. 삿대질에는 삿대질로 응수하지 말고, 준비된 실력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좋든 싫든 TV, 신문, 인터넷, SNS로 국회는 24시간 생중계되고 있다. 누가 미래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실력을 쌓고 있는지 뻔히 보인다.

국회의사당 전경.
국회의사당 전경.

2019 국회 개회 연설, 무엇을 남겼나

거친 언행과 반응을 걷어내고 보면, 몇 가지 복기해봐야 할 연설 내용들이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거시적 비판은 필요한 지적이라고 본다. 다만 현안별 당면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각론은 아쉬웠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제기한 노동시장 구조재편에 대한 부분은 홍영표 원내대표가 제시한 대안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노동시장구조를 미래 산업구조에 맞게 재편하자고 제안했다. 덴마크 방식의 유연안전성 강화, 대기업 임금 인상 자제, 호봉금은 줄이고 직무급과 직능급 확대, 공공부문 임금공시제 도입을 거론했다. 기존 노조 대표 단체들이 분개할만한 내용이다. 노동계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집권여당에서 나온 전향적인 발언들이다. 우리가 당면한 과제이고, 큰 틀에서 여야가 다르지 않은 입장이라면 이런 부분에서는 속도감 있는 협치를 보여 주어야 한다.

연설은 끝났다. 아직도 분한가. 더 싸워라. 더 품격 있는 자세로. 정돈된 말과 글, 제도와 정책, 미래 비전과 아젠다를 무기로. 준비된 실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 지루한 4년 간의 리그가 끝나면, 국민은 다시 선택할 것이다. 그때 진정한 승자는 가려진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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