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부의 행정입법부작위를 고발한다...'복수교원단체' 靑 청원에 붙여
[기고] 교육부의 행정입법부작위를 고발한다...'복수교원단체' 靑 청원에 붙여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3.15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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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교육기본법 제 15조 ①항은 “교원은 상호 협동하여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며,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에 교원단체를 조직할 수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 조항에 의해서 교원이라면 누구나 여럿이 모여 교육의 진흥과 교원의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단체를 만들 수 있다. ②항에는 단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어서 교원단체를 조직하려는 의사가 있으면 시행령을 찾아보아야 한다. 

그런데 시행령이 없다. 1998년 교육기본법이 시행된 이후 교육부는 시행령을 제정하지 않고 있다. 21년 동안 입법부작위 상태로 방치된 것이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교총)는 교육기본법상의 유일한 교원단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949년 제정된 「교육법」제 8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의 2에 따라 법적 지위를 인정받은 이후 기존의 교육법을 대체하여 새롭게 제정된 「교육기본법」상의 유일한 법적 교원단체로서 지위를 누려온 것이다. 

교육부의 이와 같은 입법부작위에 따라 한국교총에 가입하지 않고, 교원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수많은 교사들은 교원단체를 조직하고 싶어도 그 절차와 필요한 사항을 알 길이 없어 시도조차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마치 우리 집에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다 하면서, 문을 잠궈놓고 한 사람에게만 열쇠를 준 꼴이다. 교육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교원노조는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다. 교원노조법 제4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설립 신고 등의 절차를 거치면 교원노조로 인정을 받아 활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교조’, ‘한교조’, ‘자유교조’, ‘서울교사노조’ 등 여러 교원노조가 설립되어 운영되었다. 노조 활동이 아니더라도 교육 문제 해결과 교육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자 하는 교원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법적으로 보장된 교원단체를 설립할 수 있는 절차가 만들어져야 하고, 노조와 같이 교원단체도 복수로 설립될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총은 교원단체의 법적 지위를 이용해 매년 교육부와 교섭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총이 모든 교원의 생각을 모두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단체가 모두의 의사를 대변할 수만 있다면야 굳이 복수 교원단체가 필요 없을 테다. 

하지만 한국교총의 교섭안에 반대하는 교사들이 분명 존재하고, 교육개혁의 과제들에 대해 교원들이 각기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음에도 한국교총에게만 교원단체의 지위를 허용하고, 교육부나 교육청과의 교섭 테이블에 들어오게 하고 있다면 누가 보더라도 불합리한 현실인 것이다. 노조의 이름으로도, 한국교총의 이름으로도 대변될 수 없는 교원의 생각을 모아서 교육부와 교섭하고 협의할 수 있는 교원단체를 만들려는 교원들이 있다면 당연히 그와 관련된 절차들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또한 교원단체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학술 연구단체로서의 교원단체도 만들어질 수 있고, 교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단체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학교 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찾고 실천하는 교사들의 단체들이 많아지게 되면 교육의 개혁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형태의 교원단체들이 활동하면서 교육개혁과 발전에 기여하는 실제 사례들이 이미 너무도 많다. 새로운학교네트워크(이하 새학교넷), 실천교육교사모임(이하 실천교사), 좋은교사운동(이하 좋은교사)과 같이 교육의 문제들에 대해 현장 교사의 관점에서 원인과 대안을 찾고, 실천까지 일구어내고 있는 교원단체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새학교넷’은 교사학습공동체 운동과 혁신학교 운동을 통해 우리 교육의 혁신과 발전에 기여한 단체로 평가받고 있고, ‘실천교사’는 학교 안에 불필요하게 남아있는 낡은 관행을 없애고, 다양한 형태의 교권침해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동시에 교사들끼리 자율적으로 모여 배우고 실천하며 교육을 교육답게 지키고 세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교원단체이다.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좋은교사’ 역시 교사 신뢰회복 운동과 수업코칭·회복적생활교육·읽기자신감과 같은 대안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여 교육개혁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학교 현장으로부터 받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 단체 모두 법적으로는 민간 교원단체일 뿐 법적 교원단체로서 인정받을 길이 없다. 이 모든 일은 교육부가 법률에서 위임된 시행령을 제정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마땅히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교육부가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일이다. 교육부는 입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책임을 지는 자세라 하기에는 21년의 직무유기가 너무도 큰 과오라 할 것이다. 

교육부가 서두르지 않으니 교사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서게 되었다. 교육부는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해 교사들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로 「교육기본법」 제15조 제2항에 따른 시행령을 조속히 제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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