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초중고 학부모 '특기·적성' 1순위
전체 국민, 대학 학부모 수능 선택...내신성적 선호 11.3%로 하락
월 소득 따라 '수능' 선호도 차이 커...600만원 이상이 가장 높아

자료=한국교육개발원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대학입시 전형요소 가운데 수학능력시험을 선호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한국교육개발원의 ‘2018년 교육여론조사’ 결과, 전체 국민은 대입전형 요소로 수학능력시험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초중고교 학부모는 특기‧적성을, 대학생 학부모는 수능을 1순위로 선택해 주목된다. 또 월 소득별 대입전형요소 선호도 역시 확연히 차이 나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KEDI POLL)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우리 교육의 실상을 파악하고 교육에 대한 국민여론의 변화 경향을 살펴보고자 매년 실시되는 여론조사로 현재 13차까지 진행됐다.

대학입학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되어야 할 항목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29.2%), 특기·적성(26.7%), 인성 및 봉사활동(21.9%), 고교 내신성적(11.3%), 글쓰기·논술(4.5%), 면접(2.9%), 동아리활동 등 교내활동(2.4%), 경시대회 등 수상실적(0.7%), 기타(0.5%) 순으로 응답했다.

KEDI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사회적 이슈가 됐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 활동의 한 축이 수능전형 비중 문제였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입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되어야 할 항목. 자료=한국교육개발원 

2018년과 선택지가 같았던 12차 조사(2017년)에서는 특기·적성(26.7%), 인성‧봉사활동(25.9%)이 수능시험 성적(24.4%)보다 다소 높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또 2010년대 들어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수능시험 성적이 1순위로 선택됐다. 

반면 초중고교 학부모 응답자의 경우는 국민들의 응답과 달리 특기·적성(30.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수능성적(28.1%), 인성 및 봉사활동(19.1%), 고교내신 성적(14.0%), 글쓰기·논술(3.9%), 동아리활동 등 교내활동(2.4%), 면접(1.4%), 경시대회 등 수상실적(0.8%) 순이었다. 

그러나 수능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초등학생 학부모의 경우 24.2%로 낮은 편이었지만 고등학생 학부모는 32%로 높아졌다. 대입을 준비하면서 학부모들의 수능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 현상은 자녀를 대학에 보낸 대학생 학부모에게서 더 뚜렷하다. 수능시험 성적(38.3%) 선호도가 고교생 학부모보다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어 인성 및 봉사활동(26.5%), 특기·적성(17.8%), 고교 내신성적(11.7%), 글쓰기·논술(2.0%), 동아리활동 등 교내활동(2.0%), 면접(1.0%), 기타(0.7%), 경시대회 등 수상실적(0.0%)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대입 준비와 전형과정을 거치면서 나타난 이 같은 변화의 원인을 찾아 대입전형 정책의 국민적 수용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응답의 경우 200만원 이하는 특기적성(28.6%), 수능(24.9%), 인성 및 봉사(23.0%) 순이었으며 200~400만원은 특기·적성(30.4%), 인성 및 봉사(23.9%), 수능(23.6%) 순이었다. 반면 400~600만원 미만에서는 수능(29.7), 특기·적성(28.5), 인성 및 봉사(20.6)를, 600만원 이상도 수능(38.2%) 특기·적성(21.0%), 인성 및 봉사(20.5%) 순이었으나 수능 선호도가 높았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고교 내신성적에 대한 반응이다. 내신성적을 대입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35.0%, 28.7%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6년 17.1%, 2017년 13.0%에 이어 지난해는 11.3%까지 떨어졌다. 

KEDI는 보고서에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고교 이하 교육이 입시에 매몰돼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이제는 변해야한다는 국민적 기대가 담긴 결과”라며 “대학입시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기준 하에 대학들이 입학 희망 학생들이 그동안 보여 온 특기·적성, 인성 및 봉사활동 그리고 수능시험 성적 등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선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교에서의 특정 교과성적이 학생 개개인의 꿈과 희망, 특기・적성과 무관하게 대학입시에 직접적이며 획일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지양하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며 “입학 경쟁이 심한 대학의 경우 다른 대학들과 달리 입학보다 학위과정 및 졸업이 어렵도록 하는 정책의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여론조사는 행안부 2018년 7월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만 19세 이상 75세 미만의 성인 남녀(3956만3264명)를 모집단으로 해 2000명(모집단의 0.00506%)을 표집 실시했다.(95% 신뢰수준에서 최대표집오차 ±2.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