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문제점 살피면, 공정성 해답 보인다 
‘학폭위’ 문제점 살피면, 공정성 해답 보인다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3.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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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은 전담기구와 학폭위에 전권 줘야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모습. 사진=곽상도 의원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모습. 사진=곽상도 의원실

[에듀인뉴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오는 18일 재논의 예정이다.

쟁점은 학교 자체종결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설치 기관 및 구성이다.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학교장이 책임자로서 권한과 신뢰, 학폭위 공정성 담보 장치’ 등 미비다.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는 이 부분에 대한 교육부의 보완을 요청한 상태다.

교육부가 정책숙려제 2호 안건으로 제시한 학교폭력 개선 방안의 핵심은 첫째,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중 경미한 처벌을 받은 경우(1호 서면사과, 2호 접근금지, 3호 교내봉사)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둘째, 경미한 사안의 경우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학폭위 개최를 희망하지 않을 경우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학교자체종결제의 공정성과 객관성 담보를 위해서는 현행 학폭위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면 혜안이 보인다.

학폭위 학부모위원은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선출돼야 하며, 전체 학폭위 위원의 과반수를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선출된 학부모대표로 구성해야 한다. 

2017년 7월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안은 항소심 재판부에서 “학교폭력예방법 조항을 위반해 구성했고, 위법하게 구성된 학폭위의 사안 결의는 잘못된 것이며, 사건 처분 또한 위법이라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은 현재 존재하는 학폭위에서조차 학폭 사안에 대해 고도의 공정성이 요구됨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일선학교는 학폭위 학부모위원 선출로 지금 긴장모드로 돌입하고 있다. 우선, 학부모 전체회의 전에 학폭위 학부모위원 선출을 위한 후보자 등록 및 혹시라도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위임장을 받아놓아야 한다. 법 조항에 과반수라는 항목이 교사들을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일명 학부모총회(학부모 전체회의)에 가보면 학폭위 학부모위원 선출을 위한 과정은 선출위원 동수로 등록해 무투표 선출의 과정으로 동의를 얻는 자리로 대신한다. 학교별로 사전에 등록 후보가 모자랄 경우 독려하거나 넘칠 경우 각 후보에게 연락해 암묵적인 사퇴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선학교 학폭위 학부모위원은 학부모들 사이에 권력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물론, 학폭위 학부모위원인 학부모들이 간과한 점이 있다. 당사자 간의 재심, 소송 등으로 번질 경우, 학폭위 학부모위원이나 학폭위위원장(대부분 학부모위원)은 각종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학교내 학폭위가 처분한 징계의 적절성과 경중을 확인하는 재심기구가 현행처럼 이원화돼 있는 점은 피해자 보호를 가로막는 규정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가해자 입장에서 학폭위 처분에 불복하여 도교육청 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면 얼마든지 징계수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해자가 행정심판을 청구해도 피해자의 어떠한 의사도 반영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지면, 결국 피해자는 퇴학이나 전학처분을 받은 가해자가 출석정지나 교내봉사 등으로 징계가 경감되면, 같은 학교, 같은 학급에 방치되는 2차 피해가 되어 피해자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할 수 있다.

물론, 논란이 점화되자 교육부는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북’ 개정판에서 재심 절차의 공정성 강화를 추가했다. 재심 심사는 따로 하며, 피해학생에게도 가해자의 재심 청구 사실을 통보하고 자료 제출 및 출석이나 진술에 대한 안내를 통해 피해자 측 입장이 재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했다.

재심 청구의 증가는 당사자간에 학폭위를 공정하고 신뢰하는 기구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원 업무분장에서 늘 후순위로 전락한 학교폭력책임교사나 관련부장은 신규교사, 복직교사, 기간제교사가 전담하고 있으며, 위촉된 학부모위원은 관련 법령에 대한 교육청의 년 2회 연수에 불참해도 법적으로 조치할 방법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교내 학폭위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경미한 사안에 대해 학교자체종결제 제도 시행은 참으로 신선하고 아이들을 위해 꼭 실현돼야 될 정책이다. 다만, 경미한 사안을 판단하고 당사자 간의 원활한 합의로 이뤄진 학교자체종결제가 나중에 합의 불발로 이어졌을 경우는 다시 학폭위를 개최하고 사안에 대해 심의를 해야 된다. 그럴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성, 신뢰성, 객관성을 담보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다양한 상황과 여건을 살펴 조사하는 전담기구의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

매일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치이는 수업하는 교사들이 조사를 위한 그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학급 담임의 역할이나 수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사안을 조사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인지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진정한 교육의 본질은 학생, 학부모만 만족하는 것이 아닌 교사의 만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행복해야 교육공동체가 행복하다. 일선학교 교사들의 고충이 법 개정에 고스란히 반영되길 기대해본다.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 및 교육학 석사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으며,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비영리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 및 교육학 석사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으며,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비영리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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