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희 상산고등학교 총동문회장

유재희 상산고 총동문회장
유재희 상산고 총동문회장

[에듀인뉴스] 온 세상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그러나 전주 상산고등학교 교정에는 봄소식이 없다. 전북교육청과 김승환 교육감의 비상식적이고 막무가내 교육행정으로 인재양성을 위해 헌신해온 사학 동산에 한겨울 찬바람만 가득하다. 학업에 열중해야 할 학생들과 교직원, 학부모, 동문은 또다시 좌절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전북교육청의 2019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계획’은 탈법으로 가득 차 있다. 평가를 빙자한 ‘상산고 죽이기’이다. 대표적으로 ‘기준점 80점’은 국민 상식과 형평성에 어긋난다. 전국 유일하게 왜 상산고만 평가 잣대가 달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평가 주체의 주관적 개입이 가능한 정성적 평가항목의 증가도 문제다. 특히 ‘사회적배려대상자’ 관련 지표는 명백한 현행법령 위반이다.

상산고는 이를 바로 잡아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전북교육청과 김승환 교육감은 학교와 언론,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눈을 감고만 있다. 오히려 대통령 공약의 이행이라며 평가과정은 재지정 취소를 목표로 한 수단에 불과함을 자인하고 있다. 탈법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간다”는 김 교육감의 공언은 군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독선과 오만의 전형이다.

40년 가까이 인재양성에 헌신해온 사학 명문이 한 교육감의 엉뚱한 신념과 정치적 야망 때문에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상산고는 1981년 개교 이래 지역 학생과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2003년 자립형 사립고 전환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도입한 정책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이를 ‘특혜’라고 매도한다.

자사고 전환 이후 상산고로 전국 학생들이 모여 들여 학업을 충실히 마친 뒤 사회 곳곳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전국 화합의 씨앗이 되어 왔다. 김 교육감은 이것마저 ‘특권교육’이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나의 주장은 모교인 상산고에 대한 맹목적 애정만이 아니다. 상산고의 집단이기주의로 비치는 것에 경계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재양성은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백년대계다. 그 어떤 경우든 어느 대상이든 ‘평가’는 원래 목적에 충실하고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

전북교육청의 탈법적이고 비상적인 ‘자사고 평가계획’을 규탄한다. 상식에 맞게 법령에 맞게 시정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상산은 물론 전국 교육현장에 진정한 봄이 찾아오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