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업무는 기간제 몫?...기간제교사는 ‘교사’일뿐이다
기피업무는 기간제 몫?...기간제교사는 ‘교사’일뿐이다
  • 한치원 기자
  • 승인 2019.03.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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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 2명 중 1명 담임업무 전담
사진=SBS 캡처
사진=SBS 캡처

[에듀인뉴스] 지난해 처음으로 기간제 교원이 10%를 넘어섰다. 전체 교원수 대비 기간제 교원이 10명중 1명꼴인 셈이다.

2018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구센터의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조사기준일 2018년 4월1일), 전체 교원수는 49만6263명, 정규 교원은 44만6286명, 기간제 교원은 4만9977명(10.1%)이다. 기간제 교원은 초등학교가 7443명(3.9%), 중학교는 1만6134명(14.7%), 고등학교는 2만519명(15.3%)으로 파악됐다.

특히 초등보다 중·고등학교 교원의 기간제 비율이 4배 가까이 높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이 2018년 10월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기간제 교사의 담임업무 분담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기간제 교사는 4만9977명 중 2만4450명(49%)이 담임을 맡고 있었다. 기간제 교사 2명 중 1명이 담임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기간제 교사 담임 비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56%)이 평균보다 높았으며 이어 충남 43%, 세종 11%으로 나타났다. 학교급 별로는 초등의 경우 충남(57%)이 가장 높았고 대전(37%), 세종(32%) 순이었다. 중학교는 대전(74%), 충남(61%)이 절반을 넘는데 비해 세종은 34%에 그쳤다. 고교에서도 대전(55%)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충남 47%, 세종 26%를 나타냈다.

이처럼 전체 교원 중 기간제 교사는 10%이지만, 기간제 교사의 담임업무 분담비율이 높은 원인은 교사들의 기피업무 중 담임이 우선순위에 뽑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기간제 교사 채용을 조건으로 정규 교사가 맡지 않는 보직교사도 맡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 P교사는 “몇년 전부터 기간제 채용 공고 전에 업무분장이 끝나고 분장되지 않은 담임교사, 학폭책임교사, 학생부장 등도 서슴지 않고 채용을 조건으로 기간제 교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라며 “물론 정규교사나 기간제 교사나 기피업무를 회피하는 본능은 있지만, 솔직히 너무하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담임의 반이 기간제 교사로 채워지고 있으며, 기피업무는 늘 기간제 교사 몫으로 전락한지 오래됐다. 교직경력이 있는 보직교사 중 정규교사에게는 “부장님”으로 부르지만, 연장자이거나 고경력 기간제 교사에게는 “○○선생님”, “○○쌤” 등으로 호칭해 같은 교사지만 어색한 흐름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호칭뿐만이 아니다. 일부 학교에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전체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기간제 교사를 소개할 때 “1-1반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입니다”라고 소개해  모욕감이나 민망한 감정을 주고 있다. 물론 한 학교의 기간제 교사라는 타이틀이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비밀스럽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일부 학교의 관리자 혹은 교사의 한마디가 학생이나 학부모의 귓속에 들어가 구전되어 거꾸로 당사자인 기간제 교사에게 “몇 반 선생님 기간제 교사래”, “어쩐지...” 등으로 자존감과 효능감이 떨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

학교현장은 점점 기간제 교사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규 교사와 기간제 교사에 대한 업무 경계가 없다보니 소리 없는 갈등과 문제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용이 보장되는 정규 교사는 기간제 교사보다 업무분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일단 복무에서 휴가, 연가, 휴직, 병가 등에서 눈치 볼 필요가 없지만, 기간제 교사는 병가, 연가, 휴가, 조퇴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원할 때마다 사용할 수 없으며, 퇴직금 수령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게 사용한다.

기간제 교사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부분은 1년 단위 채용이 아닌  몇 개월 단위로 일명 ‘쪼개기’, ‘꺾기’ 등의 계약도 있다. 일부 기간제 교사는 여름방학, 겨울방학, 명절을 코앞에 두고 계약해지 통보를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로 인해 명절휴가비, 방학 때 급여를 받지 못하는 실직자 신세가 되곤 한다. 물론, 여러 번 언론보도로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정규 교사들에게 휴직, 복직, 출산휴가, 병가 등 사용에 주의하라는 지침이 내려오지만 쉽게 지켜지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그나마 2018년 6월 대법원 2부는 기간제 교사들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교사 1급 자격증 발급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기간제 교사에게도 정규 교사에 준해 1급 정교사 자격 신청이 가능하게 됐다.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는 교원은 교육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다. 교원에는 기간제 교원도 당연히 포함된다. 교원이 되기 위한 공정한 채용절차인 임용시험을 통과한 정규 교사나 교원과 같은 업무를 행하는 기간제 교사는 모두 교사다. 기간이 정해진 교사와 정해지지 않은 교사일 뿐이다. 똑같이 대학교 교직과정을 이수한 교사는 교사일뿐이다.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 및 교육학 석사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으며,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비영리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

 

한치원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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