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학대 당하는 동물들..."인간은 무슨 권리로 동물을 학대하나"

[에듀인뉴스] 반려견들이 학대당하거나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지는 뉴스 기사가 부쩍 늘고 있다. 반려견 학대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면 화가 난다고 반려견을 오토바이에 매달고 가거나, 망치로 때려죽인 일화도 있고 최근의 뉴스에서는 척추를 부러뜨리고 쓰레기통에 버려진 개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버려진 반려견뿐만 아니라 한 해 동물실험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

지금도 사육되는 많은 동물 중에 알을 낳는 암탉들은 자기만 한 크기의 케이지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평생 알만 낳다가 죽는다. 그 과정에서 한 케이지 안에 구겨 넣어진 닭들이 스트레스로 서로를 부리로 쪼아 죽이기 때문에 닭의 부리를 불로 짖어서 뭉개 버린다고 한다.

암소는 좁은 우리에서 인간이 마실 우유 때문에 죽기 직전까지 임신하면서 살아간다. 암소에게서 태어난 아기 소는 태어나자마자 어미 곁에서 떼어 놓는다. 새끼가 없어진 걸 아는 암소는 몇 날 며칠을 구슬프게 울부짖는다. 소는 모성애가 강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위에 열거한 모든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기사들을 보다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인간에게 동물을 학대하고 생명권을 박탈할 권리가 어디 있는가. 동물의 생과 사를 결정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저 폭력을 저지르고 있을 뿐이다.

이웃의 힘 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쳐들어와서 국민들을 노예로 삼고 죽이고 학대한다. 이러한 일은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사에서 흔한 일이었다. 그 힘없는 나라의 국민이 우리라면 어떻겠는가. 힘 있는 국가가 힘 없는 국가에게 행한 행위가 잘못되었다며 폭력과 침략의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동물들과 인간의 관계도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동물에 대한 지배권과 그들의 생명권을 박탈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다만 힘으로 억압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행하는 이러한 행위는 우리가 그토록 싫어했던 일본의 제국주의와 다를 바가 없다. 우리는 동물을 학대하는 제국주의자이다. 우리는 동물들의 생명과 자유를 뺏을 권리가 없다. 그저 힘으로 동물들을 강제로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괴롭히고 있을 뿐이다.

"동물의 존엄성을 헌법에 명시하자"

그러면 정책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형량이 강해야 동물들을 학대하는 행위를 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제약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법과 제도뿐이다. 또한 동물을 사육할 때 동물의 복지를 생각한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인간의 생명과 동물의 생명, 과연 무게를 잴 수 있는 것들인가. 생명은 그 자체로 존엄하다. 또한 생명은 그 자체로 가치가 모두 동등하며, 그 가치는 동물의 생명도 포함된다.

관련 정책과 동시에 헌법에 동물의 존엄성을 명시하여야 한다. 헌법에 명시한다는 것은 향후 판결에서 동물의 존엄성에 기반한 판결을 한다는 것과 같다. 우리는 동물의 존엄성을 인간의 존엄성과 동등하게 보고 그 가치를 헌법에 새겨 지켜야 한다.

이러한 정책과 헌법 명시와 동시에 사람들에게 동물의 존엄성에 대해 교육하고 소중히 여기는 인식을 널리 퍼트려야 한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정책이 성공하기 힘들다.

또한 멀리 생각하면 인간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들의 도축을 언젠가는 인공 고기로 끊어야 하겠지만 현재는 불가능하다. 고기를 대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진적으로 동물의 존엄성을 최소한이라도 지켜줄 수 있는 환경에서 사육해야 하며, 마취해서라도 고통 없이 도축해야 한다. 그리고 인공 고기 기술에 투자하여 언젠가는 이 모든 살생을 끊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을 넘어 동물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것은 선진 시민과 선진국이 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철학이다.

옥승철 한국청년학회 부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