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표 대한민국 나라사랑교육연구회 부천시 회장 

사진=경기도교육청
사진=경기도교육청

[에듀인뉴스] 지난 2018년 8월10일 제7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 기념을 맞이해 제28회 나라꽃 무궁화 축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필자는 당시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으로서 취재 겸 무궁화 축제 관람을 위해 참가했다.

무궁화 축제는 나라꽃 무궁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꽃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1991년부터 산림청이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개최하고 있다. 제28회 나라꽃 무궁화 축제의 주제는 '무궁화로 하나되는 세상'이었다. 대한민국이 무궁화로 인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염원에서 행사의 주제를 이렇게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아래서도 각양각색의 시민들이 무궁화로 하나가 되었다. 무궁화 지도 만들기, 무궁화 꽃차 시음 행사, 무궁화를 이용한 화장품이나 커피, 패션잡화들의 전시 부스까지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있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를 보면서 오래 전 무궁화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올랐다.

몇 해 전, 국회 연수국에서 시행한 시민 의정연수를 받았다. 연수기간 중 국회 본회의장을 견학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던 중 우연히 국회 잔디밭에서 무궁화를 보았다. 잘 가꿔진 나무들과 무궁화는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대한민국 입법부 상징인 국회의사당 내에 우리 꽃 무궁화가 심어져 있다는 게 자랑스럽고 기분이 좋았다.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연수기간 내내 점심식사를 하러 오고 갈 때에도 무궁화를 쳐다보면 왠지 푸근하고 고향에 와있는 느낌이 들곤 했다.

어릴적 교정이나 동네 어귀 곳곳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무궁화를 보곤 했었다. 하지만 교정이나 마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나라꽃이 우리들 마음속에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조금은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대한민국 초등교사로서 얼마나 나라꽃에 대해 알고 있으며 무궁화 사랑하기를 실천하고 있는가를 반성해보면 자신이 없다. 우리가 우리나라 국화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느 나라 사람들이 우리 꽃을 알아보며 아끼고 사랑할까?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화(國花)이며 우리의 민족혼을 잘 나타내주는 소중한 꽃이다. 나라꽃 무궁화가 태극기나 애국가와 같이 대한민국 국화로서의 법률적인 근거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무궁화 사랑하기 운동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한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대한민국 발전에 일조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져보았다.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3.1운동으로 임시정부를 수립시켰고 국경 지역에서 무장투쟁의 역량을 강화시켰다. 3.1운동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민족해방운동을 크게 고무시켰다. 일제의 식민지 무단통치와 민족 말살 정책을 붕괴시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최소한의 자유를 어느 정도 쟁취하게 하여 민족문화운동과 민족 실력양성 운동을 전개할 장을 갖게 했다.

3.1운동은 당시 약소민족에게 자각과 용기를 일깨워 주었고 우리 민족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의미있는 운동으로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교훈하는 바가 자못 크다. 3·1운동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정신적 기반이다. 그러나 3·1운동의 의미는 오늘날 많이 잊혀졌다. 이기주의가 팽배해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다면 국가를 위해 발 벗고 나설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지난 해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지난해 10월 1일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국민과 함께! 세계 속의 대한국군!’이란 주제처럼 국군은 우리 모두의 가족이며 친구이기에 장병들이 축하받고 격려 받는 행사였다. 국군 장병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행사였는데 기념식을 보는 중간 중간에 감격의 순간을 많이 느꼈고 마지막에 장병들이 뛰어나와 축제처럼 즐기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영화 '항거'의 한 장면.
영화 '항거'의 한 장면.

최근 <항거>라는 영화를 보기 전, 아들 녀석과 나눈 대화 중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아빠, 유관순 열사가 5만원권 지폐의 주인공이 되지 못한 이유를 혹시 알고 있어요?" <항거>를 본다니 아들 녀석이 이런 질문을 했는데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유관순 열사의 남아있는 초상화가 숱한 고문 끝에 제대로 된 사진이 없기 때문이란다. 아들의 말을 듣고 영화를 보는 내내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물론 배우가 연기를 했기에 실제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유독 모질게 고문당하는 장면을 연상해 봐도 충분히 그럴법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충남 천안시 병천에서 만세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부모님, 평범한 17세 소녀의 몸으로 3.1만세 운동을 주도하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온갖 고문으로 돌아가신 유관순 열사의 삶을 영화로 보면서 나 자신이 부끄럽고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

“나는 감옥에 들어올 때부터 죄수가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만세를 부르는 것은 다 너희 일본 때문이다.”라는 유관순 열사의 비장한 모습에 절로 존경심이 생겼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하기도 하고 안타까움과 분노의 감정들이 뒤섞여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 있게 됐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나라와 민족에 대한 고귀한 사랑과 희생정신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와 목숨 바쳐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투사 그리고 국군이 있다. 그 분들의 나라와 민족에 대한 고귀한 사랑과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자는 3년 전부터 나라사랑 교육연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에는 6·25를 맞이해 국가보훈처 지원을 받아 중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보훈캠프를 진행했다. 현재 전국에 있는 총 600여명의 초중고 교사가 가입신청을 했고 1차 워크숍에도 400명이 참석해 나라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애국심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교사들부터 먼저 나라사랑을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과 배경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에서 출발했다.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교육을 통한 애국심 함양 및 안보의식 재정립이 필요한 때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인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는데 일조하는 교사가 될 것을 다짐해본다. 

조원표 경기 소원초등교 교무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