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누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생명'을 살릴 것인가!
[기고] 누가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생명'을 살릴 것인가!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3.27 18:16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현숙 학교폭력 피해학생 구조단체(RESCUE) 대표
최현숙 학교폭력 피해학생 구조단체(RESCUE) 대표
최현숙 학교폭력 피해학생 구조단체(RESCUE) 대표

[에듀인뉴스]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한 어제(26일) 밤, 나는 포항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3교시 수업시간에 투신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전달받았다. 

이날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요구를 해온 교총은 환영 입장을 밝혔고, 어떤 교사는 페이스북에 환영한다는 글을 썼다. 마치 축배의 잔을 높이 들고 있는 듯한 교사들의 모습과, 투신하기 직전 복도 CCTV에 찍힌 서성이던 아이의 모습이 대조 되면서 겹쳐져, 나는 숨고르기가 또 잘 되지 않았다. 

2011년 대구에서 고 권승민 군이 사망하기 직전 엘리베이터에서 울던 모습도 떠올랐다. 누가, 무엇이, 이토록 빨리 이 어린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몰아내고 있는 걸까.

교총은 그동안 교원의 회복적 생활지도와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육부와 교섭합의, 50만 교원 청원운동, 국회 앞 기자회견 및 1인 시위, 정당 방문 등 전방위 관철활동을 추진해왔다고 한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 통과로 학교와 교원이 본연의 교육활동과 생활지도에 전념하고, 학폭위 처분 또한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했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사들이 본분을 다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하고 여러 가지로 미성숙한 아이들을 가르치고 훈육하는데 있어 다양한 시대적 요구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교사 역량 강화에 집중하길 바란다.

12개의 학교폭력예방법 중에서 26일 국회 교육위가 의결한 학교폭력예방법 내용은 2018년 교육부 학교폭력정책 숙려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첫째, 학교폭력에 대해 엄정 대처하기 위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둘째, 학교의 교육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적 해결이 바람직한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자체 해결제를 적용하고 셋째, 교내선도형 조치에 해당하는 1∼3호에 대해 이행을 전제로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1회에 한하여 생활기록부 기재유보)이다.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입니다”라고 적혀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처럼, 교육부는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아이들과 학교 안팎 청소년을 건전한 청년이 될 때까지 지켜내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것처럼 국가는 지자체와 교육부·청이 이러한 책임과 의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 감독해야 한다.

이제는 시민사회 역시 함께 해야 한다. 저출산 초고령화 시대에 사는 우리나라 모든 어른들에게 당면한 엄청난 과제다. 말로만 하고, 1회용 보이기식 행사로만 하는 사업은 제발 그만둬야 한다.

‘레스큐’ 단체는 지난 16일 국회 진정민원과 교육위원회 자유게시판에, 18일에는 유은혜 교육부장관 앞으로 교육부 학교폭력정책 숙려제에 대한 의견을 각각 제시했다.

교육부도 앞으로는 학교폭력 관련 정책에 대한 피해자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보완책을 마련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듯이, 학교폭력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 밖과 세상 밖으로 빠르게 밀려나가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학교폭력예방법을 제정한 목적을 다시 한 번 상기하자.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교사는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하지 않아야 하고, 공무원과 공공기관은 그 누구도 억울한 2차 피해자가 없게끔 공정하게 사안처리를 해야만 한다. 이것을 위해 법과 제도를 바꿔 나가는 것임을 잊지 말자.

나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어머니였다. 내 사건 때부터 레스큐 단체를 설립하기까지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학교폭력으로 치명적 외상을 안고 평생 아파야하는 사랑하는 내 아이를 보며 살아가는 시간은... 그럼에도, 내가 무슨 염치로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은 피해자들을 두고 더 힘들다고 말할 수 있으랴. 

자녀의 학교폭력 때문에 몇 년 동안 민원과 소송으로 수많은 가정들이 지쳐가다가 어느 한 순간에 무너지며 해체되는 것을 보았다. 두 눈이 짓무를 정도로 울었다. 나는 현재 12개 시·도교육청에서 시행 중인 초·중·고 모든 교사에 적용되는 교원배상책임보험을 보면서 이제는 국가가 학교폭력 피해학생에게도 무료로 정신·신체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으로 신고 한 번 해보면, 어떤 일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 누구라도 학교폭력을 자유롭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한 뒤에 일어나고 있는 시스템이 바로 지금의 학교폭력 현실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이런 현실이 점점 사람이 살기 좋게 바뀌어져야만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란 이름처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의무교육하고 대책을 위해서는 공무원과 공공기관이 법을 지키며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공정한 사안처리를 할 때 비로소 학교폭력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어갈 것이다. 

하지만 예방교육으로 인한 폭력 근절은 이미 한계에 왔다. 폭력이 근절될 때에 폭력(범죄)이 예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민운동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 이번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공정하게 사안 처리하는 ‘대책’이 되어, 진정 가해학생을 선도하고 피해학생이 보호받아 가·피해학생이 관계를 회복해 계속 학교에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생명을 구조(RESCUE)하라!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저작권자 © 에듀인뉴스(Eduin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학폭은 범죄다 2019-04-03 02:02:40
대한민국은 학폭근절을 위해서 피해학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아이들이 학폭으로 죽어가고 있다. 교사와 가해학생이 힘든 것과는 비교가 되나?

중간자 2019-03-28 04:57:16
피해자 입장 교사 해부모. 가해자 관리자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폭력아웃 2019-03-27 22:11:05
마음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