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간과 함께 하는 학교폭력 제도개선 노력 필요”
[기고] “민간과 함께 하는 학교폭력 제도개선 노력 필요”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9.03.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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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

[에듀인뉴스] 2011년 대구 학교폭력 피해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관련법이 가해학생을 엄중 처벌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이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매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학교폭력 사안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해 처리하고, 모든 가해학생 조치를 학생부에 기재하는 현행 제도는 교사들의 교육적 해결 의지를 약화시킨다. 또 생활기록부 기재를 막기 위해 가해 학생 측에서 가해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결국 소송으로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는 국민참여 정책숙려제와 정책 토론회 등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개선안을 발표했고, 지난 26일 수정을 거쳐 국회 교육위를 통과했다. 개선안에는 다음과 같은 기대와 불안감이 있다.

▲중대한 학교폭력에 대한 엄정 대처 강화

우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교육지원청 이관이다. 학교폭력 전담기구 사안조사, 관련 자료 제출, 피·가해 학생과 학부모 면담 업무는 여전히 담임교사, 상담교사 등이 진행할 경우 교사들의 업무 경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사안조사는 학교에서, 자치위원회는 교육지원청에서 분리 개최될 경우, 전담기구가 조사한 서류에 의존해 사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고 학생 개인의 성향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사안 자체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고 사안처리 과정이 오래 걸려 피해 학생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차 피해 확률이 높아질 것이 우려된다. 또 관련 학생들이 자치위원회 참석 시 학습권을 침해당하거나 이동으로 인한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려면 사안조사, 피·가해학생, 학부모 면담 등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맡고 있는 역할에서 자치위원회 개최 및 조치까지 학교폭력 사안 전체가 이관해야 하며 교육지원청 내 전문성을 갖춘 별도의 전담기구를 만들어 진행해야 한다.

자치위원회 전문성 강화를 위해 외부전문가 비중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학부모 위원 비중을 현행 과반수에서 1/3이상으로 완화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외부 전문가 확보를 위해 법률가, 전문의, 전담경찰뿐만 아니라 대학교원, 지역사회 관련 공무원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청소년시설(단체) 지도자, 사회복지사, 청소년상담사 등 현재 폭넓게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는 전문지도자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으로 제안한다.

외부 전문가에는 학교폭력 전문 단체가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치위원회 위원들에게 최소한의 경비 지원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의무감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의 교육적 해결 강화를 위한 학교의 교육력 회복 지원

학교자체해결제 도입은 전반적으로 찬성하나 은폐 및 축소되지 않도록, 은폐·축소 사실이 밝혀질 경우 가중 처벌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또 처벌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제시해 구성원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자체해결한 사안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려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아래와 같이 교육부에서 제시한 5단계 안전장치의 준수가 학교 현장에 잘 전달되어야 한다.

교내선도형 가해학생 조치(1~3호)에 대한 학생부 기재유보 조치에 대해 찬성한다. 하지만 제도 개선 취지인 ‘경미학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해 학생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는 것’임이 학교 현장에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학교폭력 사안이 생활기록부 기재를 막기 위한 가해 학생 측의 재심, 행정심판, 소송 등으로 인해 소모전으로 치닫고 있는 부작용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제도 개선을 진행한 만큼 학교 현장에서도 제도 개선 취지에 맞춰 은폐 및 축소하지 않고 떳떳하게 운영하여야 한다. 역시 3단계 안전장치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은폐 및 축소 시 가중 처벌 규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피해학생·학부모 보호 및 지원 강화

피해학생 보호 강화를 위해 가해학생 전·퇴학 조치 시 학급교체 병과와 전국단위 피해학생 보호 전담지원 기관(기숙형) 2곳 이상 추가 신설 추진은 찬성한다. 조속히 진행돼야 하며 시설 구축 등으로 3~4년의 시간이 걸려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 전문 단체 등 민간이 함께 참여해야 교사 순환보직으로 인한 경험의 축적이 되지 않아 전문성이 확보되지 못 하던 기존에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폭력 피해학생 일시보호 기관(통학형) 설립 및 시범운영 방안 역시 찬성하나 현재 운영하는 ‘학교폭력 피해자 전담기관’처럼 소액의 불안정한 특별교부금으로 운영할 경우 프로그램 운영만 하고 마는 방식이 될 수 있다. 안정적이고 제대로 된 지원과 학교폭력 전문 단체 등 민간이 함께 참여해 사업의 효과를 도출해야 한다.

제도는 제도일 뿐..."현장에서 은폐와 축소 없어야"

이번 개선안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많은 부분에 동의하고 기대한다. 가해 학생들의 반성과 교육적인 관계 회복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학교폭력 피해가족의 우려처럼 현장에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은폐와 축소가 이루어진다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제발 이번에 바뀌는 개선안의 취지가 학교 현장에 제대로 전달이 되기를 바라며 제대로 전달이 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에서는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그동안 부족했던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 민간, 특히 학교폭력 피해자들과의 아무런 협의 없이 그동안 해왔던 관성대로 관 주도로 진행된다면 이번 제도개선에서도 역시 피해자 보호와 지원은 요원하리라 생각한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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