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기초학력 진단평가, '자발성' 측정 필요하다
[에듀인 현장] 기초학력 진단평가, '자발성' 측정 필요하다
  • 한치원 기자
  • 승인 2019.03.31 16: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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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 경기 시흥 조남초등교 교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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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기초학력은 발달연령에 따른 학력의 단계에서 습득해야하는 지식이나 기능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학력. 기초학력진단테스트는 그 지식을 습득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나 검사를 일반적으로 지칭한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선별주의적 관점이다. 발달주의적 관점이 아니다. 

선별주의적 관점에서는 학생들을 한데 몰아놓고 측정한 후 도달이니 미도달이니 하며, 사람의 능력을 마치 한우등급 매기듯 쉽게 진단하고 학생들을 떼로 묶는다. 평가자는 병아리감별사처럼 단시간에 그 학생의 능력을 등급매기는 선에서 끝나는데, 그런 진단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반문한다. 오히려 이는 대단히 비교육적 행태로 변질될 수 있는 사안이다. 

나는 학력진단에 학습자의 자발적 의지가 있는가 또는 학습자가 자발성이 길러질 수 있는 환경에 놓였는가의 여부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무엇보다 학력진단에 중요한 요소인데 종이 한 장으로 보는 저렴한 진단평가로는 파악할 수 없다. 

내가 학력이 떨어졌다고 보는 이유..."자발성 부족"

초등단계에서는 자발적 의지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고 과제를 해결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며 학습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학생은 극히 드물다. 지적 성숙도가 낮고 어리기 때문에 어른, 즉 학습조력자가 잘하든 못하든 밀착해서 끌어주어야 한다. 

통제조절능력이 훈련이 될 때가지 일관된 학습 환경을 잡아주고 발달정도에 따라 연습과 반복을 꾸준하게 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학습을 시작하는 입학 전후 저학년 학생들의 초기 환경이 중요하다. 지적 성숙도가 낮은 학생들이 연습과 반복을 즐기고 습관을 가지게 하기란, 운동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혼자 등산해보라는 소리와 같다. 학생이 학습을 편안한 심리 상태에서 받아들이고 시작했는가가 자발성 기르기의 결정타가 된다. 

이것이 학력의 기초가 되고 세상살이의 뿌리가 되어주기 때문에 대입선발제도 보다 유‧초등교육에 집중해야하는 이유이고 편안한 가정환경이 세팅되어 주어야하는 것이다. 

이 시기의 발달단계로 봤을 때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현실은, 부모조차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하지 않는다고 타박하고 불평하기 일쑤다. 부모부터가 바쁜 환경에 놓여있고 맞벌이환경일 경우는 시간적 여유도 정신적 여유도 없어서 아이가 학교가면 스스로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욕심을 낸다. 

특히 발달이 좀 늦거나 주의가 유독 산만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보이는 아이들한테는 정말 어른들이 긴 호흡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헌신해야하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고 그럴수록 아이 옆에서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가 학생들의 학력이 예전에 비해 떨어진다고 체감하는 이유가 바로 이 자발성 측면에서 학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적 기능이나 지식이 갖추어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고학년 담임으로 주로 교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입장에서 이 자발성이 훈련이 되지 않고 올라오는 경우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을 본다. 한 10년 전쯤 부터 체감했던 바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나는 스스로 결정하고 주도적 생활 및 학습습관 패턴을 가진 학생들을 '강한 어린이'라고 교실에서 명명하는데 그 '강한 어린이'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부로 성장 동력을 마련해주는 것은 몇 갑절 에너지를 쏟아야한다. 이런 상태에서 중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손을 쓸 수 없을 지경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극히 나의 주관적 의견이긴 하지만, 무기력의 늪에 빠져있거나 낮은 자존감으로 삶의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기에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학교교육의 정체성과 방향을 강하게 세팅하자고 말하고 싶다. 쉽게 말하자면, 아무리 입시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시시해 보이는 교육이라고 하더라도 공교육은 중하위권에 초점을 두고 거기에서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지적 수준이 높지 않은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수학의 경우 반복연습이 스스로 가능하도록 단계를 설정하되 수업에서 대다수의 아이들이 재미있다, 즐겁다, 알차다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학교교육의 방향을 잡아야 하고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교사의 수업역량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곳이 그래서 초등학교와 중학교이다. 하위권학생들을 어떻게 해서든 학습으로 동력을 잃지 않게 하고 품어 안아야한다.

둘째,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가정 내 학습조력자 유무여부를 파악해 없을 경우, 방문형 1:1매칭이 되도록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유치원 같은 편안한 환경의 장소에서 1:1로 개별적 맞춤형 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진단평가해서 통계 내봐야 결국 피드백을 하기 위한 평가가 아니라 통계를 내기위한 평가로 그칠 것이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고 애꿎은 교사와 마음만 불안한 부모만 더 조급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현재의 정책 방향은 학습부진을 보이는 학생들을 교사가 떠안으라는 방식인데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학교에서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해당 학생들을 급한 대로 방과 후에 남기게 된다. 학생들은 그러지 않아도 못하는 것에 위축이 되어가고 서러운데 또 남아서 하라고 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어른에게 오늘의 업무를 다 끝내지 못했으니 아무 보상도 없이 야근하라고 하면 하겠는가? 실패감만 더 얹고 학습효율은 위축된 정서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학교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남아서 무언가 더 하는 것은 학습이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이 된다. 처음엔 나도 그렇게 해서라도 부진을 보이는 학생들을 남겨서 가르치곤 했는데 어느 순간 오히려 이 반대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규수업 때는 하위레벨에 맞추어 수업을 하고 방과 후에는 과목에 따라 챌린지과정을 개설해서 희망자가 이수하게하고 중학교까지 연계해 인정해주는 것. 특정 분야에 우수한 능력을 보이는 학생들이 심화학습에 도전하게 하고 스스로 참여하게 해 자발성을 북돋워주는 것이 훨씬 교육적이라는 것이다. 

5-6학년쯤이면 특정 교과에 민감성과 유창성을 보이는 학생들이 나타나고 그것을 발견해서 뒤에서 조금만 밀어주는 환경을 학교에서 마련해주면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학습과정에 바퀴를 달아 도전하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의 정책은 선행학습은 못하도록 법으로 틀어막고 그렇다고 하위권 학생들을 학교에서 데려가는 구조도 아닌 것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해놓았다. 

마지막으로, 진단평가는 과거와 같이 한우등급처리 하듯 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들이 수업을 하다보면 부진여부가 파악이 되기 때문에 수학과 같은 위계구조가 있는 경우 진단지를 교육과정에 따라 대략 50단계로 만들어(예를 들면 E1~E50) 세분화시켜놓고 어느 지점에서 학생이 부진을 보이는지 보다 주도면밀하게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다수 초등학생의 수학부진은 분수와 소수의 연산에서 주로 걸려있는데 이것을 단계별로 표준화해 부진지점을 찾고 그 지점부터 개별적으로 피드백이 들어가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학생 수준에 맞는 개별화 교육 필요

잘하는 학생은 잘하는 학생대로 길을 열어주고 못하는 학생들은 될 때까지 최대한 기회를 열어주는 입체적인 학력신장의 방향을 설정할 때라고 생각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걱정하면서 왜 그들을 개별화시키지는 못하는가. 무엇보다 정책 입안자들이 기초학력을 신장시키고자 할 의지가 있다면,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에 먼저 귀담아야하지 않겠는가.  

김정연
김정연 경기 시흥 조남초등교 교사  

 

 

 

 

한치원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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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2019-03-31 17:43:12
공감합니다. 교육부에서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