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표 경기 소안초등학교 교무부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 아주 오래 전,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자원봉사 모집공고를 봤다. 자원봉사라고 하여 쉽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서류심사와 까다로운 인터뷰를 하여 3: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을 했다.

제가 맡은 자원봉사는 김포공항 국제선 제2청사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내·외국인들을 상대로 공항내의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를 하는 일이었다. 외국여행이 일반화된 지금도 처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Ticketing을 하고 여권심사와 입국절차를 하는 일이 서툴고 두려움까지 느끼는데 20년 전에는 그런 절차를 잘 모르거나 서툰 분들이 많았다.

어떤 분들은 비행기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헐레벌떡 뛰어와서 “루프트한자 항공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요?”라고 물어서 당황한 적도 있었고 외국인들은 공항내의 화장실이나 편의시설 이용과 리무진 버스를 타는 방법 등에 대해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서투른 외국어 솜씨로 손짓 발짓을 하면서 자세히 알려주면 “Thank You”하면서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는 모습을 볼 때 자원봉사의 보람을 느꼈다.

봉사를 하는 기간 동안 ‘저 분들이 나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한 첫 인상이 좋고 우리나라에 있는 동안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고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서 정성과 사랑을 다해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안내를 해 주었다.

공항은 그 나라에 대한 첫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곳인 만큼 특히 화장실 청결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틈틈이 화장실에 갈 때마다 혹시 휴지나 담배꽁초는 떨어져있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김포공항 화장실은 어느 하나 나무랄 곳 없이 깨끗하고 향기가 나서 참 기분이 좋았다.

‘공항의 화장실 하나만 봐도 이제는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와서 봐도 분명 선진국임을 쉽게 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기분이 좋았다.

Information이란 안내 데스크에서 유니폼을 입고 어깨띠를 두르면 그럴싸한 가이드 같아 보였다. 안내 데스크에는 정식 직원 분들이 앉아서 일을 하고 저는 여기 저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서있는 일이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보람과 즐거움도 많이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상대방에게 무엇 하나라도 주려고 하는 인정 많은 사람들이 많았다. 점심식사를 하고 서로 커피 한 잔을 나누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자원봉사의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다. 대학생에서부터 쉰이 넘은 아저씨,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열심히 안내를 하여 김포국제공항의 큰 일꾼들이었다.

봉사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사람들에게 ‘봉사’라는 용어가 멀게만 느껴질지 모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남을 위해 내가 죽기 전에 좋은 일 하나 할 수 없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 활동만큼 의미 있는 일도 드믈 것이다. 봉사를 한 두 번 쯤 해보신 분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자신이 보람을 느끼고 건강과 웃음을 되찾고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이란 책에서 진정한 나눔은 돈이나 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소질, 능력, 기술과 심지어 웃음까지 상대방을 위하여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기적인 헌혈, 주변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줍는 것, 어르신께 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이웃을 위한 나눔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헌혈은 내가 즐겨하는 나눔의 실천이다. 지금까지 일 년에 두 세 번꼴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봉사하고 남을 배려하는 국민들이 되어 행복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