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부 학력관리 정책 문제점과 보완① "기초 학력 미달 기준 점수 상향해야"
[기고] 교육부 학력관리 정책 문제점과 보완① "기초 학력 미달 기준 점수 상향해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4.0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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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에듀인뉴스] 교육부는 매년 11월이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에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는 발표를 미루다가 지난 3월 28일이나 되어서 공개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일부 과목에서는 대폭 증가했고 이에 대한 대책인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과 함께 발표하기 위해 발표가 늦어졌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의 '교육부의 학력 관리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과 보완할 점'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뜻하는 바가 있어 2009년 8월 말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했다.국가교육시스템 재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뇌기반교육연구, 학습부진아 정책연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공교육의 변화 트렌드 연구를 통해 한국 공교육의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데 시사점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짧은 직장 생활을 경험한 후 지금의 능률교육을 창립하여 30년을 경영하면서 영어교과서와 참고서 등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다. 뜻하는 바가 있어 2009년 8월 말 회사를 매각하고,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이란 비영리 공익단체를 설립했다.국가교육시스템 재디자인과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동, 청소년들도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교육개혁에 특히 관심이 많다. 뇌기반교육연구, 학습부진아 정책연구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공교육의 변화 트렌드 연구를 통해 한국 공교육의 근본적인 대안을 찾는 데 시사점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초학력 미달 중심 교육의 질 관리 문제점

교육부는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국·영·수 과목 중심으로 중3, 고2에 대해 표집방식의 검사를 통해 발표해오고 있다. 다음은 2017년, 2018년 6월에 각각 실시한 학업성취도평가의 학년별, 교과별 성취도 비율이다. 성취도 구분은 우수학력(80% 이상), 보통학력(50% 이상~80% 미만), 기초학력(20% 이상~50% 미만), 기초학력 미달(20% 미만)처럼 4단계로 나눈다.

위 표를 보면 기초학력에 미달한 학생 비율은 중3의 경우 국어 4.4%, 수학 11.1%, 영어 5.3%이며 고2의 경우 국어 3.4%, 수학 10.4%, 영어 6.2%로 나타났다. 2017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중학교의 학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중3은 국어(2.6 → 4.4%), 수학(7.1 → 11.1%), 영어(3.2 → 5.3%)처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고교의 경우는 영어 과목이 4.1 → 6.2%로 미달 비율 증가가 가파르다. 다음은 지역 규모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다.

위 표를 보면 대도시와 읍면 간에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는 과목이 수학이다. 아마 언어 과목은 혼자 할 수 있지만 수학의 경우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읍면의 경우 대도시보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으로 추정해볼 수 있겠다. 우리는 이상과 같은 학업성취도 분석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각 언론은 이를 바탕으로 이런저런 기사를 썼다.

다음 날 아침 신문은 <뚝뚝 떨어지는 중고생 기초학력>, <학력저하 심해졌는데 ‘시험방식 탓’만 하는 정부>, <초1~고1 전국 모든 학생 ‘기초학력 진단’>, <미달한 학생엔 맞춤형 보충수업 등 지원>, <수학 학력미달 고교생 5년 새 2배로 늘어> 등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일반 대중은 언론의 이런 기사를 보고 ‘아 학력 저하가 심화하는구나. 특히 수학 과목의 부진이 심하군’처럼 상황을 인지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고교의 학력 관리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줄이는 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대중은 ‘학력 관리=기초학력 미달 비율 관리’란 인식의 틀에 갇히게 된다. 그 결과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줄어들면 교육의 질 관리를 잘한 것이고 늘어나면 질 관리를 잘못한 것이 된다.

20%만 맞아도 기초학력 갖췄다?..."50%는 돼야"   

하위권 학생만 질 관리?..."모든 학생 관리해야"

누구도 기초학력(20% 이상~50% 미만) 성취도 구간 설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에 주목하거나 문제 삼지 않는다. 100점 만점에 20점만 맞아도 기초학력을 갖춘 것으로 보는 현재의 성취도 정의는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기초학력성취도 구간은 20%~50%인데 학력 관리는 왜 최저 성취도 20%에만 맞추어 관리하는가? 기초학력이란 이를 갖춰야 다음 단계 학습이 가능한 학력이란 상식을 적용하면 기초학력의 질 관리 기준점을 기초학력의 최상위 성취도 50%로 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싱가포르의 경우도 초등 3학년까지는 최저성취기준을 50%로 잡고 있다. 이는 교육과정 목표의 50% 수준에는 도달해야 다음 학년으로 진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식적이지 않은가? 어떻게 한국은 20%에만 도달해도 기초학력을 갖추었다고 보고 진급을 시키는가? 학포자, 수포자가 양산되는 근본 원인을 교육부가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교육부의 공교육 질 관리의 또 다른 문제점은 질 관리 대상을 학생 전체로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교육의 질 관리는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진정한 질 관리라면 모든 학생 개개인에 대해 ‘한 해 동안 과목별로 어떤 성장을 이루었는가?’, 이루지 못했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또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제도와 실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모여야 정상이다.

그러나 3월 28일 교육부가 발표한 안대로라면 ‘학업성취도평가’는 주로 하위 10% 정도 학생의 학력만 관리하며,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에 따라 새로 실시할 ‘기초학력진단평가(초등 1학년~고교 1학년 대상)’ 역시 소수의 기초학력 미달자 선별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모든 학생의 탁월성을 추구해야 할 교육이 왜 이렇게 하류 지향이 되고 말았는가? 교육계의 깊은 성찰과 교육부의 즉각적인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

기초학력 미달 기준점 상향 조정해야

기초학력 미달 기준을 교육과정 목표 달성의 20%로 설정한 근거가 무엇인가? 100점 만점에 20점만 맞으면 기초학력이 갖추어진 것인가? ‘기초학력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만 떠올려 봐도 기초학력 하한 기준점을 20%로 삼은 것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교육과정 목표의 20% 달성으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초학력을 교육과정 목표의 20~50%라고 정의해 놓고 실제 질 관리는 최저 하한선인 20%에 맞추는 것은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도 근거가 약하며 이는 다음 단계의 학습을 위한 준비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는 교육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 수가 많은 것을 언론과 대중에게 드러내지 않기 위한 의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기초학력 미달의 기준을 20% 미만으로 설정하고 이에서 벗어나는 것을 교육의 질 관리 목표로 삼는 것은 교육부 스스로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키워주려는 탁월성 추구 교육을 포기하는 처사다. 이런 잘못된 접근은 주요 선진국들 모두가 중요시하는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격차를 줄인다’라는 도덕적 교육목적(Moral Purpose)이나 신념의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기초학력 관리의 최저 기준점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학업성취도평가를 하는 목적은 모든 학생을 기초학력 미달(20% 미만)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의 상한선이자 보통 학력의 하한선인 50% 정도에 도달하게 하는 데 두어야 한다.

성취평가제의 성취도를 생각해봐도 기초학력 미달 기준을 20%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현재 성취평가제의 성취도는 A(90% 이상), B(80% 이상~90% 미만), C(70% 이상~80% 미만), D(60% 이상~70% 미만), E(60% 미만)로 되어 있다. 또 수능 영어 등급별 점수대도 1등급(90점 이상), 2등급(80점 이상), 3등급(70점 이상), 4등급(60점 이상), 5등급(50점 이상)을 봐도 그렇다. 이것도 최저 등급을 50점이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기초학력의 최저 기준점을 50~60%에 맞추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특히 초등 저학년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기준의 상향 조정 필요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교육과정 목표를 20% 수준만 달성한 채 상급 학년으로 진급시키면 이 학생이 다음 학년 교과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겠는가?

또한 앞으로 도입할 고교학점제를 고려하더라도 기초학력 수준을 성취평가의 E(60% 미만)에 맞추고 이를 중심으로 교육의 질 관리를 하는 것이 타당하고 도덕적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누구나 도달해야 할 최저 학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보자. 이들은 모든 학생이 이르러야 할 학력을 50% 이상이 아니라 교육과정 교육목표(성취수준)의 70% 수준으로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전수 평가를 통해 이에 이르지 못한 학생은 진급이나 졸업시키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고교 중퇴율이 20~30%나 된다.

한국의 고교 중퇴율은 특별한 이유로 소수의 자퇴자가 있을 뿐이지 학교가 성적이 낮다고 졸업을 시키지 않는 학생은 거의 없다.

싱가포르의 경우도 초등 저학년의 기초학력 기준을 교육목표의 50%로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초등 저학년은 기초학력 미달 기준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상급 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낮추는 접근이 현실적일 것이다.

 

# 이 글은 '교육을바꾸는사람들'과 함께 합니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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