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 교사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 교육흐름은 시·공간을 초월해 학교라는 물리적 환경에서 벗어나 학생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흥미와 필요를 고려한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보의 부재와 부모 도움이 부족한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의 격차를 낳았으며 이러한 교육 불평등은 세습되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더 많은 학생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배움의 제한 없는 환경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박희진 교사의 ‘미래교육 미래학교’ 연재를 통해 누구도 확신하지 못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펼쳐질 미래를 예측해 보고, 이에 맞춘 학습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출처=WISE(World Innovation Summit for Education). School In 2030.
출처=WISE(World Innovation Summit for Education). School In 2030.

[에듀인뉴스] 2030년이 되면 지식의 공급원과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WISE(World Innovation Summit for Education) 비영리 재단이 ‘School in 2030’이란 이름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지식의 제1공급원으로 ‘온라인 교육’이 된다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 교육을 통한 학점 인정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미 세계 여러 학교 및 국내 대학에서는 온라인 교육을 통한 학점이 인정되고 있고, 머지않아 우리나라 고등학교 이하 학교교육에서도 이런 방법이 반영될 것입니다.

미래에 필요한 역량으로 ‘개인적 역량(Personal Skills)’ 및 ‘실용적 지식(Know How and Practical Skills)’이 ‘교과지식(Academic Knowledge)’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습니다. 개인이나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업이 매우 중요한 시대임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현실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미래교육의 방향일 것입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주요 선진국의 미래사회를 대비한 교육의 변화 모습을 살펴보면,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네트워크에 기반한 테크놀로지 기반 수업 및 학생들의 실시간 자료 탐색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교사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하고, 개별 학생의 흥미와 진도에 따른 개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캠퍼스 중심의 기존 대학교육’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미래교육모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서 미국의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과 프랑스 IT 전문 교육기관인 ‘에꼴42(Ecole 42)’를 들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 학교 '미네르바 스쿨'

미네르바 스쿨은 2015년에 개교한 신생 대학교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습니다. ‘하버드대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교’로 알려짐으로써 단기간에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입학하고 있고, 최근 입학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미네르바 스쿨에서 이루어지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있습니다.

우수한 교수진을 통한 최고의 강의가 제공 되고, 7개국(미국, 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인도, 대만, 한국)에서 경험하는 기숙사 생활은 글로벌 체험을 원하는 요즘 청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각국에서 학생들은 문화 체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 비영리단체, 사회혁신기관 등을 경험하는 기회를 갖습니다.

미네르바 스쿨에서는 모든 수업이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소규모 세미나로 이루어지는 대신에, 능동적 학습(Active Learning)을 촉진하기 위해 13~15명의 학생들이 실시간 토론하는 형태로 수업이 이루어집니다. 등록금 또한 저렴해 19년기준 $24,950으로 하버드, 스탠포드 대비 1/4정도입니다.

(왼쪽)온라인 플랫폼 기반 학교 '미네르바 스쿨'과 (오른쪽)전 세계 IT 인재의 전문 교육기관 '에꼴42(E′cole 42)'
(왼쪽)온라인 플랫폼 기반 학교 '미네르바 스쿨'과 전 세계 IT 인재의 전문 교육기관 '에꼴42(E′cole 42)'. 출처=유튜브와 에꼴42

전 세계 IT 인재의 전문 교육기관 '에꼴42(E′cole 42)'

‘에꼴42’는 3無(강사, 교재, 학비)인 교육기관으로 유명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에꼴 42는 2013년 이동통신사를 경영하는 자비에 니엘회장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여 IT 인재 육성 시스템을 혁신하기 위해 설립한 교육기관입니다. IT 기본교육을 이수한 18~30세 청년이면 누구나 지원 할 수 있어 전 세계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2017년 IT 기술대학 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고, 졸업생들이 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미국,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루마니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수영장(La Piscine)’이라고 불리는 선발 과정은 그 자체가 에꼴42 교육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에꼴 42의 입학생으로 최종 선발되기 위해서는 두 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1차는 ‘논리와 추론 능력 테스트’로, 이를 통해 3배수의 학생이 걸러집니다. 2차는 4주 과정으로, 입학생들은 매일 주어지는 프로젝트를 코딩(Coding)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컴퓨터가 가득한 방에서 학생들은 먹고 자며 문제를 풀고, 그에 따라 수영장처럼 수건이 널려져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의 난이도는 높아지며 동료들끼리의 협업과 상호평가를 통해 솔루션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현실에 적응하는 역량을 키워갑니다.

수영장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약 1000명의 학생은 3년의 본 과정을 이수하게 됩니다. 본 과정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①협력을 통한 프로젝트 추진 ②게임을 통한 학습 ③수준별 자율학습입니다.

이처럼 수업 방식과 교육의 변화는 우리를 매우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제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 경험과 기회를 확대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캠퍼스, 교수, 교재 중심’의 전통적인 모델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하여 개인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한 상황에서 종전과 같은 다수의 학생들을 한 공간에 모아놓고 수업하는 대중교육 모델은 외면받기 쉽습니다.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학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